동원F&B, 오너 2세 빈자리 ‘영업·재무’ 전문가로 채웠다 김남정 부회장 등기임원 사임, 문상철 영업본부장·조영부 CFO 신규 발탁
박규석 기자공개 2022-03-31 08:07:22
이 기사는 2022년 03월 30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F&B의 이사회 전열이 새롭게 꾸려졌다.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자 영업과 재무 부문의 인사를 새롭게 발탁했다. 동원F&B는 이들을 통해 이사회 전문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문상철 영업본부장 전무와 조영부 경영지원실장(CFO) 전무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들은 이사회 내 영업과 재무·회계 부문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발탁됐다.
이러한 이사회 전문성 확보 의지는 동원그룹의 오너 2세인 김 부회장이 동원F&B의 사내이사직을 사임했다는 대목에서 엿볼 수 있다. 그간 김 부회장은 10년 넘게 동원F&B의 등기임원을 지냈다. 임기 역시 2023년 3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이사 사임은 현업에서 뛰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이사회 운영을 맡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만 김 부회장이 동원F&B의 경영관리임원은 유지하는 만큼 실질적인 경영에는 지속해서 참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회장의 빈자리를 채우게 된 문 본부장과 조 CFO는 동원F&B에서 영업과 재무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사로 손꼽힌다. 문 본부장의 경우 지난해 동원F&B의 가정간편식(HMR)과 음료, 김 사업 등에서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특히 그는 HMR의 경우 코로나19 악재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늘어난 비대면 소비문화에 대응하기 위해 역량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동원F&B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130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4908억원 규모로 1년 새 10.11% 늘었다.
조 CFO는 2013년부터 약 8년간 동원홈푸드의 곳간을 책임진 인물이다. 동원홈푸드 재임 당시 각종 M&A(인수·합병)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8월부터 동원F&B의 안살림을 챙기고 있다. 실제 그는 2014년 옛 동원홈푸드 흡수합병을 시작으로 2015년 농축산물 가공·유통 기업 금천, 2017년 과실·채소절임식품 제조기업 더블유푸드마켓 등의 합병을 주도했다.
업계는 문 본부장과 조 CFO의 이사회 영입이 현재 추진 중인 대체육 등의 신사업 발굴에 힘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 내실을 위한 재무건전성과 수익 창출을 위한 영업활동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동원F&B가 이사회 기능 강화를 위해 중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바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다. 현재 동원F&B는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재계뿐만 아니라 식품업계에서도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실시하고 있는 만큼 동원F&B 역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동원F&B 관계자는 “문상철 영업본부장과 조영부 CFO를 사내이사로 발탁한 것은 이사회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김남정 부회장이 등기임원을 내려놓은 것도 이사회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 진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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