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2세 승계구도 해부]서희건설 꼭대기에 선 유한회사, 지배력 확대 '시동'②장녀 최대주주인 한일자산, 유성T&S 주식 늘려…지주사 지분은 삼녀 '우세'
정지원 기자공개 2022-04-26 07:14:21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2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희그룹 지배구조의 특징은 유한회사가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유한회사를 통해 부실한 그룹 지배력을 보완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유한회사를 통한 지배력 보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 중인 유한회사 한일자산관리앤투자가 지난해 서희그룹 지주사 지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물밑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봉관 회장의 뒤를 이을 만한 확실한 인물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유한회사의 그룹 지배력 강화 움직임이다. 특히 유한회사를 통한 지배력은 첫째 딸이, 지주사 자체 지배력은 셋째 딸이 우위에 있는 구조란 점이 주목된다.
◇지배구조 핵심 총수일가 소유 '유한회사'
그룹 지배력 중심엔 지주사가 있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서희그룹은 지주사 위에 유한회사가 존재한다. 지배구조에 오너일가→유한회사→지주사→서희건설로 이어지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유한회사는 총수일가의 지배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이엔비하우징, 애플디아이, 애플이엔씨, 한일자산관리앤투자 등 4곳의 유한회사가 있다. 이 회장 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이엔비하우징 지분 48.98%, 애플디아이 지분 49.18%, 애플이엔씨 지분 100%, 한일자산관리앤투자 지분 49.59%를 갖고 있다. 이들 유한회사가 지주사와 서희건설, 각종 계열회사들의 주식을 갖고 있다. 즉 총수일가가 유한회사를 중심 축으로 서희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다.
총수일가가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유한회사를 택한 이유는 지주사와 서희건설의 보유 지분이 적은 탓이다. 서희그룹 지주사는 유성티엔에스로 서희건설 지분 29.05%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다. 이 회장과 슬하의 세 딸이 갖고 있는 유성티엔에스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 21.8% 정도다. 전년 22.6%에 비해 1%포인트 이상 오히려 줄었다.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에 부족한 수준이다.
총수일가의 서희건설 보유 지분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서희건설 지분율은 6.57%에 불과하다. 이 역시 전년 동기보다 0.21%포인트 감소했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총수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유한회사 4곳이 갖고 있는 지주사와 서희건설 지분까지 포함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해당 지분까지 포함하면 총수일가의 유성티엔에스 지분율은 53.2%, 서희건설 지분율은 55.29%까지 올라간다.
또한 이들 유한회사는 편의점사업, 건물관리업, 건축자재도매업 등 서희그룹 신사업을 맡아 추진하고 있다.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그룹 전반의 미래 전략도 유한회사들이 이끌고 있다는 의미다.
◇유한회사 지분 확대, 승계 작업 '시동' 걸었나
이런 가운데 유한회사 한일자산관리앤투자의 지주사 지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서희건설 종속회사이자 지주사 유성티엔에스 최대 주주다. 사실상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여서 경영권 승계 절차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일자산관리앤투자가 보유하고 있는 유성티엔에스 지분은 지난해 말 24.59%다. 전년 18.85%에 비해 5.74%포인트 증가했다. 본격적인 지주사 지분 확대에 나선 셈이다.
한일자산관리앤투자는 서희건설 관련 유한회사 중 유일하게 실적 공개 의무를 지닌 곳이다. 2005년 10월에 설립돼 건물관리운영업, 인력용역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이 1470억원에 달하는 등 관련 유한회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다만 지난해 매출은 63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으로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곳의 지분은 서희건설과 오너 일가가 100% 보유하고 있다. 서희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지분 50.41%를 보유한 한일자산관리앤투자 대주주다. 나머지 49.59%의 지분은 이 회장 슬하의 세 딸이 나눠 갖고 있다.
세 딸이 대주주로 있는 한일자산관리앤투자가 지주사 유성티엔에스 지분을 늘리면 결국 후계구도에 있는 자녀들의 그룹 지배력도 커지는 구조다. 이 회장의 승계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와중에 지주사와 유한회사의 지분을 단순 비교했을 때 슬하 세 딸 중 향후 누구에게 힘이 실릴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지주사 유성티엔에스 지분과 한일자산관리앤투자 지분 향방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성티엔에스 지분은 삼녀 이도희 이사가 5.36%를 보유하고 있다. 장녀 이은희 부사장(4.04%)과 차녀 이성희 전무(3.53%)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반면 지배구조의 핵심 축을 이루는 유한회사인 한일자산관리앤투자 지분은 장녀 이 부사장이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이 부사장이 지분 20.66%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전무와 이 이사는 각각 17.36%, 11.57%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승계구도가 보다 더 확실해지기까지는 좀 더 많은 지분 변화가 이뤄져야 할 상황이다. 이들이 서희건설 내에서 맡고 있는 직무로 봐도 승계구도를 아직 명확하게 말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부사장은 통합구매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이 이사는 미래전략본부 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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