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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1인 TF에서 시즌2 선장까지 책임 [카카오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①모바일온리·트래픽중심 등 확고한 철학…글로벌 모바일뱅킹 리더로 우뚝

한희연 기자공개 2022-05-16 08:11:27

[편집자주]

국내에 인터넷은행이 탄생한지 6년이 지났다. 정체된 은행업계에 메기역할을 주문받은 카카오뱅크는 지난 6년간 은행보다는 'Tech'회사의 DNA를 갖고 여러 혁신을 시도해 왔다. 차근차근 영토를 넓혀 가며 기존 시장에 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한 '시즌2'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를 이끌어 온, 그리고 이끌어갈 주요 인물들을 짚어보며 비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0일 11: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들·딸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은행을 만들자."

윤호영(Daniel) 대표(사진)의 카카오톡 프로필 문구다. 카카오뱅크가 처음 문을 연 때부터 지금까지 문구는 한결같다. 자녀에게 추천할만한 직장의 조건을 꼽아본다면 상당히 까다로울터다. 성과보상은 물론이고 비전도 상당한 데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성취감을 느끼고 즐겁게 다닐 수 있어야 한다.

금융과 IT회사를 아우르는 경력을 가진 윤 대표는 자신의 백그라운드를 반반씩 채웠을 즈음 이를 융합한 새로운 회사를 꿈꾸기 시작했다. 몸담고 있던 카카오에서 1인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한 손길로 카카오뱅크를 다듬었다. 그리고 정착기를 거쳐 상장후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시즌2까지, 윤 대표는 유일무이한 리더로 카카오뱅크를 지탱하고 있다.

◇'금융 50%에 IT 50%' 새로운 모바일은행 도전의 자양분

경영학도였던 윤 대표는 사회생활 첫발을 대한화재 기획조정실에서 뗐다. 회사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조직에서 귀한 경험을 쌓았다. 2003년엔 에르고다음다이렉트 설립 작업에 참여한다. 보험설계사나 대리점 등 보험 모집단계 없이 온라인을 통해 직접 보험을 판매하는 다이렉트보험사를 만드는 일이었다.

경영기획팀장으로 윤 대표는 국내 최초 온라인 보험사를 JV형태로 만들고 인가받는 작업을 손수 진행했다. 이때의 경험은 카카오뱅크의 설립과 운영 과정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윤 대표는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면서도 금융업이 아닌 'IT' 기반 회사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ICT 맥락에 기반한 모바일 서비스 전략을 수립하는데 확고한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한화재와 에르고다음다이렉트에서 금융업의 기반을 쌓았다면 이후 그의 여정은 IT분야로 흘러간다. 그는 2009년부터 5년간 다음커뮤니케이션(Daum)의 경영지원부문 본부장과 부문장을 지냈다. 이때는 국내에 스마트폰이 처음 보급됐던 때다. IT 업계에서는 격변기라 할 만큼 주도권 싸움이 치열했다. 윤 대표는 소용돌이 한 가운데서 대표 포털인 다음의 본부장으로 경영 전반을 책임졌다.

2014년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이뤄진 후 그는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금융과 IT, 반반씩의 DNA를 갖게 된 그는 이 둘을 융합한 모델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바일은행 도전을 선언하자 회사 내부에선 반대가 컸다. 카카오페이를 막 시작한 데다 금융혁신을 이유로 라이선스를 받아 규제의 영역으로 굳이 들어가려는 그를 모두들 이해하지 못했다. 카카오 내부에선 '규제를 받으면서 혁신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 컸다.

하지만 그는 확고했다. 은행은 혁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믿었다. 은행업 혁신을 위해선 은행들과 같은 운동장에서 뛰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라이선스는 반드시 필요하며 과감히 도전해 정면승부를 펼쳐야 한다고 봤다. 다행히 당시 카카오는 성장을 위해 여러 씨앗을 뿌리던 때였다. 반대 의견이 있었으나 김범수 의장의 지지속에 윤 대표는 2014년10월 모바일뱅크 TF를 시작할 수 있었다. 시작은 1인 TF였다. 하지만 이후 기획자·개발자 등이 합류, 예비인가를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2015년8월 카카오뱅크 설립때부터 윤 대표는 CEO로 전면에 나선다. 은행업 예비인가를 거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대표하는 이용우 전 공동대표와 하나하나 회사를 세워 나갔다. 2017년초 본인가를 거쳐 그해 7월 카카오뱅크는 본격 출범했다. 이후 2020년3월 단독대표를 맡고 지금까지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시작부터 미래를 달리고 있다.

◇트래픽 강조하는 CEO…고객 편의 쫓다보니, 성공사례로 해외서도 인정

카카오뱅크는 처음부터 '모바일'을 겨냥했다. 이는 윤 대표의 고집스러운 '선택과 집중' 때문이다. 2016년 설립 추진 당시 PC뱅킹 버전 개발 여부를 두고 금융권과 ICT출신간 의견차는 상당했다. 금융권 출신들은 '비대면으로만 영업해야 하는 상황에서 PC채널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모바일·스마트폰 시대로 이미 전환됐기에 모바일에만 집중해 완결된 뱅킹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달간의 치열한 논쟁과 설득 끝에 카카오뱅크는 '모바일 온리'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리고 2017년7월 처음 선보인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앱에 새로운 고객경험 요소를 담았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의 거대한 플랫폼을 배경으로 두면서도 별도의 모바일 앱으로 뱅킹 서비스 제공하며 현재의 신화를 일궜다.

카카오뱅크는 국내를 대표하는 인터넷은행인 동시에 글로벌에서도 유례없이 빠르게 성장한 회사로 기록된다. 지난해 말 전세계 인터넷/모바일뱅크 중 해당 국가의 경제활동인구의 60% 이상이 사용하고 흑자 전환한 사실상 유일한 모바일뱅크다.

폭발적인 고객 성장과 여수신 등 자산 성장을 현실화시켰다는 점에서 최근 주요 글로벌 금융포럼 등에서 성공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해외 한 매체에서는 그를 아시아 혁신 경영인 100인에 선정했다. 금융분야에서 꼽힌 한국인은 윤 대표가 유일했다. 그는 모바일뱅킹 분야에서 이미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해외 강연 섭외도 빗발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주목하는 카카오뱅크의 독창성은 라이선스 기반의 '은행'을 통해 독자적인 상품 서비스를 공급하는 능력을 가지면서 규모의 고객 베이스와 UV에 기반해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를 동시에 갖고 있다는 점이다. 배경에는 윤 대표의 '트래픽' 강조가 있다. 그는 설립 준비단계에서부터 수익성보다는 모바일 트레픽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UI/UX를 강조해 왔다. 이를 반영하듯 경영지표로 고객수와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설정하고 있다.

올해 2월 그는 "카카오뱅크는 자산이나 수익규모 대신 '고객이 얼마나 자주 더 많이 앱을 사용하는가'를 경영목표로 삼는다'며 "넘버원 리테일은행은 여수신 규모 1등이 아닌 '고객이 가장 많이, 자주 사용하는 은행‘이며 설립 준비 때부터 지금까지 이 목표를 향해 달렸고 앞으로도 이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레픽 기반의 플랫폼 강화 계획은 IPO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높은 기업가치로 평가받을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결국 카카오뱅크는 기존 금융지주들을 넘어서는 가치로 평가받으며 2021년 유가증권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 시즌1을 마무리했다.


◇시즌2 포문도 역시 '좋은 기업문화' 위에서…'디지택트'에 기반한 서비스 고민

윤 대표의 올해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상장 이후 회사의 위상과 주어진 역할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올초 "손끝에서 느껴지는 편리함이 시즌1이었다면 시즌2에는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문제 해결에 먼저 나서는 카카오뱅크가 되겠다"고 밝혔다. IPO 이후 어른이 된 만큼 회사와 사회의 성장을 함께 생각해야 하는 책무가 주어졌다는 의미다.

카카오뱅크는 △중신용대출 증가와 CSS 고도화로 금융 포용 확대 △비대면 모바일 뱅킹 접근성이 열위한 개인사업자 대상 뱅킹 서비스 개시 △ESG경영 강화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예방과 금융 교육 강화 등을 올해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해외진출이라는 도전도 추가했다. 그는 "카카오뱅크가 가진 비대면 모바일 기술은 해외 진출에 가장 큰 자산"이라며 "앞으로 보여줄 사회적 문제 해결 노력들은 모바일 금융을 통해 해외 해당 국가의 금융 발전에도 벤치마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이 화두인 최근, 그는 '디지택트(Digi+Tact)'를 눈여겨보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IT기술의 도입이나 혁신기술의 빠른 수용이 아닌 디지털을 통한 개인-개인, 개인-산업 간 연결 변화에 시의 적절하게 대응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게 기본 생각이다. 그는 "4차산업과 초연결사회에서는 ID신분증을 대체하는 계정을 확보하는 회사가 성공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는 이제 산업이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앞으로는 삶을 중심으로 산업이 변화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는 얘기다.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사회가 되면서 각 산업이 삶에 맞춰지는 형태로 변한다"는 사고는 이용자의 중심의 서비스를 고안하려는 카카오뱅크의 기본방침과 일맥상통한다.

시즌1와 시즌2는 조직의 규모와 도전목표 등도 상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한결같은 한가지는 조직운영에 대한 기본 철학이다. 그는 다음(Daum)에서 경영전반을 담당하며 조직 빌드업과 기업문화 형성 노하우를 상당부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본인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대해 "좋은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규정과 규율이 아닌 기업문화가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조직의 목표를 향해 가는 원천이 되는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한다.

카카오뱅크에서 윤 대표는 그냥 Daniel(대니얼)이다. '님'이나 '대표님'이라는 수식어가 아닌 이름으로 서로를 부른다. 이같은 수평적 문화는 토론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통해 최선의 의사결정을 이끌어 내는 장치다. 그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신뢰를 바탕으로 이견에 관해 유연하게 사고하고 때로는 충돌하면서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나가는 것이 카카오뱅크 문화의 본질"이라고 믿고 있다.

의사결정에 대해서도 "20~30대가 사용할 서비스를 40대가 기획하고 50~60대가 의사결정하면 그 서비스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여긴다. 그는 "가장 적임자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는 것 또한 의사결정"이라며 "이 때 책임은 의사결정권을 위임한 사람이 지는 게 맞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윤 대표는 앱 화면 디자인 관련 의사결정권을 실무 팀 리더에게 맡기고 있다. "최선, 최고의 안을 도출하기까지 누구보다 더 고민했을 사람은 디자인 담당자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를 기술'중심'이 아닌 기술'기반' 회사로 정의한다. 그는 문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테크(Tech)를 가잘 잘 이해하는 CEO다. 금융과 ICT의 결합체인 카카오뱅크를 지휘하려면 개발자과 비개발자간의 섬세한 균형 감각을 발휘해야 한다. 윤 대표는 "기술 중심이라는 표현은 중심과 주변부를 나누지만 기술기반은 기술에 기반하여 개발자와 비개발자 등 여러 직군이 다양성을 가지며 혁신을 도모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이는 그의 무게추 운용의 묘를 잘 드러내는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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