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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동원엔터 흡수합병 쟁점]'합병비율 재설정' 지주사 개편 속도낸다소액주주 목소리 반영, 동원산업 합병가액 ‘자산가치’로 산정

박규석 기자공개 2022-05-19 07:29:59

[편집자주]

동원그룹의 비상장 지주사 체제가 경영효율성 명목으로 개편에 돌입했다. 상장사인 동원산업이 모기업이자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는 거래가 핵심이다. 하지만 합병 결의 과정에서 기업가치 산정을 둘러싼 잡음으로 기관투자가와 소액주주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일부 기관투자가는 법정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논란의 배경과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8일 1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을 두고 불거진 논란이 새국면을 맞이했다. 동원그룹이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합병비율을 재조정키로 했기 때문이다. 논란의 불씨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그동안 주춤했던 합병 작업에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원그룹은 18일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 비율을 기존 1: 3.8385530에서 1: 2.7023475로 조정했다.

동시에 동원산업의 합병가액 산정기준을 기준시가가 아닌 자산가치로 변경했다. 합병가액은 종전 24만8961원에서 38만2140원으로 53.5% 상향 조정됐다.

동원그룹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는 그동안 합병비율 산정을 놓고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실제 주주들의 항의는 지난달 7일 동원그룹이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결정을 발표한 직후부터 불거지기 시작했다.

일부 기관투자자 등은 합병가액 산정 과정에서 동원산업의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주장했다. 합병가액 산정시 기준점이 되는 기준시가와 자산가치 모두 실제 가치보다 낮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동원산업이 정상적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법령 등에 따르면 기준시가가 자산가치보다 낮은 경우에는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합병가액을 산정할 수 있다.

동원그룹은 그동안 주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관련 법률에 따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6조의 5 제1항 제2호 가목’에 따라 합병가액 산정시 기준시가를 적용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동원그룹은 이들의 의견을 수용해 합병비율을 재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합병을 추진하면서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반영해 합병 비율을 변경한 사례는 드물다는 게 업계 평가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영효율성을 증대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적법성을 넘어 적정성까지 고려해 합병 비율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동원그룹은 이번 결정으로 합병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상장사인 동원산업과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을 위한 ‘우회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심사를 통과한 이후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합병비율 검토 등을 받아야 한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순수 지주회사였던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산업에 흡수돼 동원산업이 동원그룹의 사업지주회사가 된다. 또한 스타키스트(StarKist Co.)와 동원로엑스 등 손자회사였던 계열사들은 자회사로 지위가 바뀌어 더욱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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