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 스토리]코스모화학, 그룹 수직계열화 '첨병' 되다②폐배터리 리사이클 진출, 코스모신소재 시너지 도모…허경수 회장 힘 싣는다
울산=신상윤 기자공개 2022-05-30 08:00:57
[편집자주]
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6일 10: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은 코스모화학의 사업 다각화 전략에 그치지 않는다. 코스모그룹 내 수직계열화로 이어진다. 특히 니켈과 코발트, 망간에 이어 리튬 추출까지 겨냥한 투자는 코스모그룹의 미래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3월 보수 작업 속 외형·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아, 자회사와 협업 기대
지난 19일 울산광역시 온산공단 코스모화학 공장은 주력인 이산화티타늄(TiO₂), 황산코발트 생산 작업으로 분주했다. 어른 키를 훌쩍 넘는 높이의 흰색 포대에 차곡히 쌓인 이산화티타늄은 수시로 대형 화물차에 실려 공장 밖으로 나갔다. 액상 혹은 고상(고체) 형태로 용기에 담긴 황산코발트도 출하를 앞두고 있었다.
주력 생산품인 이산화티타늄과 황산코발트 등으로만 코스모화학은 올해 1분기(별도 기준) 매출액 565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80.1%, 영업이익은 50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00.6% 개선된 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이어 외형 성장과 흑자 경영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최재용 코스모화학 경영관리부문장(전무)은 "국내 유일의 이산화티타늄 생산기업으로 최근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올해도 전망이 밝다"며 "특히 지난 3월 보수 작업으로 약 한 달간 생산이 중단됐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부터는 더 좋은 성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산코발트도 최근 2차전지 시장 확대에 힘입어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코스모화학 온산공장 중심부에는 5m가량 높이의 회색 담장과 푸른색 그물망으로 둘른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이 공간은 코스모화학의 이산화티타늄 공장의 북쪽이자, 황산코발트 공장의 동쪽에 위치한 곳이다. 이곳은 코스모화학의 자회사 '코스모신소재'의 전구체 생산 공장으로, 연내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전구체는 2차전지의 양극활 물질 제조에 필요한 원료다. 코스모신소재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전구체 내재화를 위해 모회사 공장 내 유후 공간을 활용한 것이다. 전구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되면 최근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을 추진 중인 코스모화학과 함께 2차전지 소재부문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진다.
코스모화학은 코스모신소재의 전구체 생산 공장에서 약 200m 떨어진 황산코발트 공장에서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폐배터리에선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을 추출할 수 있는 가운데 리튬 확보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니켈과 코발트 등은 전구체의 소재로 사용돼 2차전지 양극활 부문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
폐배터리 리사이클 시설 구축을 마치면 코스모화학의 코발트 생산능력은 연간 1200t에서 2000t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 니켈 4000t을 비롯해 2차전지 관련 소재를 직접 확보할 수 있게 돼 최근 전방 산업 확대에 힘입어 매출 증대로 이어질 예정이다. 코스모화학은 연내 시범 가동과 코스모신소재의 전구체 공장 준공 등과 맞물려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허경수 회장, '코스모앤컴퍼니' 통해 유증 120% 참여…코스모 리바이벌 30 프로젝트
이와 관련 코스모화학은 450억원 상당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조달해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와 사업 다각화는 단순히 한 계열사의 변화뿐 아니라 코스모그룹의 차기 먹거리를 만든다는 데서 중요한 분기점이 된다는 평가다. 실제로 코스모그룹의 허경수 회장은 이달 18일 코스모화학 온산공장에서 그룹사 주요 임원들과 정례 회의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도 코스모화학 변화에 힘을 싣는다. 100% 개인회사인 '코스모앤컴퍼니'를 통해 코스모화학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코스모화학의 지분 27.7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코스모앤컴퍼니는 코스모화학 유상증자에 120% 초과 청약도 할 계획이다.
이는 코스모화학이 이번 유상증자와 폐배터리 리사이클 사업을 통해 2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모화학은 이번 폐배터리 리사이클 시설 구축과 시설 투자 등을 30년 이후를 향한 '코스모 리바이벌 30' 프로젝트로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생산 공정의 안정화와 수율 향상, 안전 및 환경 등의 철학을 담겠다는 것이다.
최 전무는 "이산화티타늄 사업은 기존의 생산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2차전지 소재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전략을 펴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은 코스모화학의 미래 30년을 향한 '코스모 리바이벌 30'을 위한 재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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