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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장남 임종윤 사장의 '미래전략' 업무는 10여년만에 BD총괄에서 변경…그룹 내 입지 변화 주목

최은진 기자공개 2022-05-30 08:20:17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7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이 창업주 고(故) 임성기 명예회장의 장남 임종윤 사장에게 부여한 업무를 10여년 만에 변경했다. 기존에는 한미약품그룹과 연관된 사업에 대한 기획 및 총괄업무를 부여했지만 최근 '미래전략'으로 수정했다. 사내 직함만 있을 뿐 지휘조직이 없는 임 사장의 현 상황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이 공시한 1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임 사장의 업무를 '미래전략'이라고 명시했다. 임 사장이 임원으로 이름을 처음 올린 2009년부터 줄곧 'BD총괄'로 적시됐지만 10여년 만에 바뀌었다.

BD(Business Development)란 사업개발을 의미한다. 제약회사에서 BD업무는 라이선스 인/아웃(License in/out), 파트너십 검토, 개량신약 및 제네릭 개발 검토, 제휴사 관리 등 일종의 전략기획 업무다. 그간 대표이사 및 등기임원인 임 사장에게 한미약품그룹 현안 및 실무를 지휘하는 역할을 부여해 왔다.


하지만 올해 3월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상태다. 한미약품 사내이사와 북경한미의 비상근 사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임 사장이 직접 설립한 개인회사인 코리컴퍼니는 올해 초 임 대표가 해임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언론에 전달한 바 있다. 한미약품그룹은 별다른 입장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이번 분기보고서를 통해 임 사장에 대한 그룹측 입장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현재 그룹 내 임 사장이 직접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은 없는 상태다. 다만 미래전략이라는 업무를 부여받은 만큼 급여는 지속적으로 수령한다. 후계구도에서 배제된 것도 아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BD 총괄에서 미래전략으로의 업무 변경이 임 사장의 그룹 내 입지 변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BD 총괄과 달리 미래 전략은 그룹 핵심 업무와는 다소 동떨어진 영역으로 분류된다.

임 사장 역시 독자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2009년 홍콩에 세운 개인회사 코리컴퍼니를 통해 신약 및 백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작년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백신개발 협업관계를 구축했고 중국에서는 분유사업도 한다. 작년 말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코스닥 상장사 디엑스앤브이엑스를 통해 진단키트 및 의료빅데이터 사업도 추진 중이다.

올 초 한미사이언스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내려올 당시 코리컴퍼니를 통해 '스타트업에 집중할 지, 한미 사업에 실무로 돌아가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을 할 지 결정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최근에는 그나마 한미약품그룹 소속으로 남아있던 임 사장 측근인 김장희 외국변호사까지 퇴사했다.

코리컴퍼니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은 자체적으로 벌이는 사업을 글로벌로 키워 한미약품그룹과 연결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 측은 임 사장에 대한 세간의 섣부른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룹 내 임 사장의 역할은 변화없고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에서 내려온 것도 임 사장 본인의 의지와 ESG 차원의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임종윤 사장의 업무는 변화가 없고 후계경쟁 혹은 갈등도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창업주 타계 후 송영숙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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