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6월 10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위기론이 없었던 적이 없어요." 모두가 '삼성전자 위기론'을 말할 때 삼성전자를 향해 쏟아지는 우려가 과한 측면이 있다는 한 취재원의 말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2분기 시장을 강타한 갤럭시S22 '게임옵티마이징서비스(GOS) 사태'는 삼성전자가 공언한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 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어둡게 한 악재였다. 모바일경험(MX)뿐만 아니라 반도체(DS) 부문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까지 뒤흔들었다. 애플이나 대만 TSMC와 경쟁하기엔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설계·생산 능력과 체급 차이가 너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됐다.
겉으로 드러나는 지표는 '위기'를 말한다. 파운드리만 봐도 세계 1위 TSMC(50%대)와 삼성(17% 안팎 수준)의 시장점유율 차이가 세 배다.
그러나 사실 삼성 파운드리는 역사 자체가 길지 않다. TSMC는 1987년 설립 이후 한 우물만 팠지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제대로 시작한 건 2012년부터다. 10년이란 짧은 기간에 세계 2등에 오르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리고 10나노 이하 첨단 공정만 놓고 따지면 점유율이 6(TSMC) 대 4(삼성)까지 줄어든다. 시장점유율이 뒤처지는 건 현재 반도체 쇼티지를 부른 22나노~28나노 파운드리를 많이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 고질적 인력 부족과 자원 배분 문제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해 구형 공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첨단 공정 전환에 집중한 탓이다. 바꿔 말하면 초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올해 세계 최초 3나노 양산 도전에 나선 삼성에 기회가 열릴 수 있단 얘기다.
'GOS 사태' 이후 불붙은 삼성의 AP 설계 기술력을 둘러싼 논란도 한편에선 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이나 발열을 잡기 위한 성능 제한은 업계에서 흔한 일이라는 것이다.
201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퀄컴도, 애플도 삼성의 AP를 가져다 썼다. AP 시장 판도가 뒤집힌 게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경쟁사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오랜 기간 기술 열위가 굳어진 상황은 아니란 얘기다.
삼성은 조금만 삐끗해도 위기론이 증폭될 수 있다. DS에 대한 기대가 높은 만큼 우려도 실제보다 과장될 수 있다. 삼성 AP는 2009년 세계 1위를 해본 저력이 있고 파운드리는 아직 진검승부를 해봤다기엔 역사가 짧다.
중요한 건 삼성엔 위기론이 없었던 적은 없고 항상 채찍질을 동력 삼아 새 역사를 만들어왔단 점이다. 성장통은 때론 도약의 지름길을 알려준다. 2030년까지 시간이 있다. 충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기대하고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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