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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권 모니터링]현대바이오랜드, 흑자전환 속 '손상차손' 배경은인수주체 현대퓨처넷 영업권 '724억→532억', 목표 실적 미충족 타격

김선호 기자공개 2022-06-09 07:57:56

[편집자주]

무형자산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순자산가치보다 웃돈을 얹어 기업을 인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업권이 재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추세다. 또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손상검사는 실적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영업권 현황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08일 10:09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퓨처넷(옛 현대HCN)을 앞세워 인수한 현대바이오랜드(옛 SK바이오랜드)의 영업권은 최초 724억원이다. 이를 지키려면 현대바이오랜드가 이에 상응하는 미래현금흐름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면서 인수 1년만에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현대퓨처넷은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2020년 10월 6일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27.94%를 1153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비지배지분 가치와 합산한 후 순자산 공정가치를 제외한 724억원을 영업권으로 인식했다.


◇자산 재평가 후 손상차손 ‘157억’ 인식

현대백화점그룹에 안긴 현대바이오랜드는 2021년 자산가치를 재평가한 후 평가금액을 조정했다. 결과적으로 자산평가 항목 중 비유동자산 가치가 1364억원에서 1557억원으로 높아지면서 영업권이 689억원으로 낮아지게 됐다.

이는 현금창출능력 저하에 따른 결과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바이오랜드 인수에 투입된 금액은 그대로였지만 보유 자산 가치가 조정되면서 회계상 장부금액만 바뀐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영업권 취득원가를 아예 724억원에서 689억원으로 정정했다.

실제 지난해 현대바이오랜드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5.6% 증가한 102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7억원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매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원가 절감을 이뤄내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때문에 2021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1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0% 늘어났다. 또한 제주공장을 매각하는 등 매각예정자산 처분으로 15억원을 유입시켰다. 이를 통해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4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현금흐름으로 보면 영업활동으로 현금을 유입시켰고 이를 기반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일 수 있었다. 순부채는 2020년 319억원에서 2021년 186억원으로 감소했다. 현대백화점그룹 품에 안기면서 일궈낸 성과 중 하나다.


그럼에도 영업권에 손상차손을 반영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퓨처넷은 현금창출단위의 회수가능액을 평가한 결과 지난해 157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고 그 결과 영업권이 532억원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미래현금흐름에 부정적 요인이 생겨 회수가능액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이를 보면 흑자전환에도 불구 현대바이오랜드의 실적이 기대했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지난해 일궈낸 실적 그 이상의 성적을 냈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재고자산 평가충당부채 ‘46억’ 쌓였다

현대바이오랜드가 기대 만큼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 단서는 재고자산의 평가충당부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영업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재고자산을 모두 판매 혹은 활용하지 못해 쌓인 평가충당부채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46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9년 말 기준 재고자산 평가충당부채 17억원에 비해 174% 증가한 수치다. 평가충당부채는 2020년 말 47억원으로 급증했고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후 2021년 4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9%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말 대비 소폭 감소한 46억원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재고자산 평가충당부채는 40억원대를 웃돌고 있는 중이다. 평가충당부채 이외에 불용 등으로 폐기된 재고자산 규모는 2020년 81억원, 2021년 3억원, 2022년 1분기 3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현대바이오랜드가 고객사 다변화를 통해 코로나19 기간 동안 실적 개선을 이뤄내기는 했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그 이상의 화장품·의약품 등의 상품 원료를 납품 받으면서 재고자산이 쌓이게 됐다. 그중 일부는 기간이 지나면서 평가손실 혹은 폐기 처리됐다.

이에 대해 현대바이오랜드 관계자는 “평가충당부채로 반영된 재고자산은 회계 상으로 평가손실이 이뤄졌을 뿐 실제 활용가치는 충분하다”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고객사 다변화로 실적 개선을 이뤄낸 만큼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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