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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 신사업·IPO 미션⑦정유업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기업가치 10조 수준 전망

강용규 기자공개 2022-07-01 07:39:00

[편집자주]

현대중공업그룹은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바이오와 선박기자재 등 신사업이 추진되는 한편 건설기계부문 통합과 에너지부문의 친환경사업 확대 등 기존 사업군의 변화도 진행 중이다. 정기선 사장 시대를 끌고 갈 새 인물들뿐만 아니라 권오갑 회장 시대를 함께 했던 기존 인물들도 아직 역할이 남아 있다. 더벨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9일 08:3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유업 의존도를 낮추는 체질 개선이다. 동시에 3번째 상장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확보하게 될 자금을 신사업 투자재원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부터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은 강달호 대표이사 부회장을 도와 현대오일뱅크를 지휘하고 있다. 주영민 사장은 생산, 전략, 글로벌사업 등 폭넓은 분야에 밝다. 생산 전문가 강 부회장을 도와 신사업과 기업공개(IPO) 등 과제들을 완수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 주영민 사장,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 거둔 만능 정유인

주영민 사장은 1962년생으로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을 나왔다. 1988년 현대오일뱅크(당시 극동정유)에 입사한 뒤 현대오일뱅크와 산하 계열사에서만 경력을 쌓았다. 정유사업의 다양한 업무들을 폭넓게 경험하면서 성과를 거뒀다.

주 사장은 2003년 현대오일뱅크 생산관리팀장을 거쳐 2010년 현대오일뱅크 전략지원부문장에 올랐다. 2010년은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그룹에 인수된 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당시 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돼 회사의 성장 전략을 다시 수립하던 시기다.

주 사장은 전략지원부문장으로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고부가제품 생산비율)을 높여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는 사업기조 확립에 힘을 보탰다. 2021년 말 기준으로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정유4사(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가운데 고도화율이 41.1%로 가장 높다. 정유업계에서 고도화율 40%는 ‘꿈의 고도화율’로 불릴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국내 4사 중 이 수준을 달성한 정유사는 현대오일뱅크 뿐이다.

주 사장은 정유사의 '부업'으로 여겨지는 윤활유사업도 경험했다. 2016년 현대오일뱅크와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로열더치쉘(쉘)의 6대 4 합작 윤활유회사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의 대표이사를 비상근으로 겸직했다.

2017년에는 현대쉘베이스오일의 상근 대표이사로 선임돼 잠시 현대오일뱅크를 떠났다. 이 해 현대쉘베이스오일은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치인 1237억원을 기록했다. 주 사장은 현대쉘베이스오일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 부사장 승진과 함께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현대오일뱅크에 복귀했다.

현대오일뱅크 글로벌사업본부장은 원유 도입 및 정유제품 수출을 담당하는 자리다. 주 사장은 가격이 저렴하지만 고부가제품 정제비율이 비교적 낮은 중질원유의 투입 비중을 확대하는 원유 도입전략을 폈다. 높은 고도화율을 바탕으로 원가절감을 노린 전략이다.

원가절감 전략은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정유업 불황 속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정유 4사 중 가장 적은 적자를 내는 데 기여했다. 당시 SK에너지가 1조9361억원, GS칼텍스가 9192억원, 에쓰오일이 1조991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반면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손실은 5933억원에 그쳤다.

주 사장은 2021년 연말 현대중공업그룹 임원인사를 통해 현대오일뱅크 공동대표이사에 올랐다. 정유업계에서는 주 사장이 생산, 전략, 조달, 글로벌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만큼 기존 단독 대표이사였던 강달호 부회장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최적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신사업 비중확대의 선결과제

현대오일뱅크는 2021년 3월 신사업 로드맵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블루수소 등 3대 신사업의 이익 비중을 70%까지 높이고 이 기간 정유사업의 매출 비중을 45%까지 낮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올들어 현대오일뱅크의 비전 2030의 달성 과제에 무게가 한층 더해졌다. 오너 3세 정기선 사장이 앞서 1월 CES2022를 통해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산업과 자율운항선박, 스마트조선소 등 디지털전환을 앞으로 그룹이 나아갈 방향으로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오일뱅크에게 정유와 화학 등 기존 주력사업이었던 전통적 굴뚝산업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침과 같다. 강달호 부회장은 물론이고 새롭게 공동대표이사에 오른 주영민 사장의 어깨 역시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유업계에서는 강 부회장과 주 사장이 친환경 신사업 추진에 힘을 더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과제부터 풀어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본다.

현대오일뱅크는 2020년까지만 해도 매출의 85%가 정유사업에서, 나머지 15%는 화학사업에서 각각 나왔다. 현재 실적 비중이 없다시피 한 신사업의 이익 비중을 8년만에 70%까지 키우기 위해서는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며 이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선결과제가 상장이라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22년 안에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모를 통해 2조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뒤 이를 친환경 신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6월 현재까지도 예비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예비심사가 통상 기간인 45영업일을 훌쩍 넘기면서 시장에서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서 2012년과 2018년 2차례 상장을 추진했으나 모두 중도에 철회해 이번이 삼수째다. 올들어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이 악화되면서 적정 밸류에이션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어 기업공개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모회사인 그룹 지주사 HD현대의 경영전략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과제다. HD현대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재계에서는 이 자금이 투자재원으로 쓰일 것으로 본다. HD현대는 앞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올해를 기점으로 바이오 등 신사업 분야 투자를 통해 순수지주사에서 투자형 지주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천명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심사가 지연되고는 있지만 올해 안에 상장한다는 기존 기조가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서 2019년 아람코를 상대로 한 프리IPO에서 지분 17%로 1조3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전체 기업가치가 8조원가량으로 평가된 것이다. 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상장에서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를 10조원 수준으로 본다.
현대오일뱅크의 비전 2030 설명. (자료=현대오일뱅크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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