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을 움직이는 사람들]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그룹 ESG로 역할 확대②정기선 사장에 선박영업 노하우 전수…조선업 안전관리 과제
강용규 기자공개 2022-06-23 07:45:29
[편집자주]
현대중공업그룹은 격변기를 지나고 있다. 바이오와 선박기자재 등 신사업이 추진되는 한편 건설기계부문 통합과 에너지부문의 친환경사업 확대 등 기존 사업군의 변화도 진행 중이다. 정기선 사장 시대를 끌고 갈 새 인물들뿐만 아니라 권오갑 회장 시대를 함께 했던 기존 인물들도 아직 역할이 남아 있다. 더벨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변화를 주도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0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부회장은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현대중공업그룹의 '투톱'으로 꼽힌다. 그동안 조선 분야에서 경영활동을 이어 오다 그룹 ESG 최고책임자 겸임을 통해 경영활동 반경이 그룹 전체로 넓어졌다.올들어서는 한국조선해양이 정기선 대표이사 사장의 주도로 신사업 발굴을 통한 사업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이다. 가삼현 부회장은 정 사장의 신사업 지원과 그룹 ESG경영 강화의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 가삼현 부회장, 현대중공업그룹 최고의 영업전문가
가삼현 부회장은 1957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뒤로 현재까지도 그룹 조선계열사에서 경력을 쌓고 있는 조선 분야의 1인자다.
특히 수주영업에 강점을 지닌 그룹 최고의 영업전문가로 평가받는다. 2018년 현대중공업(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오르기 앞서 2009년 선박영업부, 2013년 조선사업본부 영업총괄, 2016년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사업대표 등 영업 관련 직무를 잇따라 수행했다.
그룹에서의 직급은 권오갑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에 이은 2인자다. 권 회장과는 정주영 창업주에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사장에 이르는 오너 3대와 모두 손발을 맞췄다는 점, 기업인 정몽준과 축구 행정가 정몽준을 모두 보좌한 핵심 인물이라는 점, 그리고 정기선 사장의 경영수업을 담당했다는 점 등의 공통점이 있다.
정 사장은 가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현대중공업에서 선박영업부, 조선해양영업총괄 등 영업 관련 직무를 거쳤다. 가 부회장으로부터 조선사업의 영업 관련 노하우를 전수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정 사장은 2018년 가 부회장의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선임으로 공석이 된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자리에 올랐다. 올해부터는 가 부회장과 함께 한국조선해양을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이끌고 있다.
조선업은 수주가 곧 미래의 실적으로 이어지는 산업인 만큼 CEO는 적확한 수주영업 전략을 세우는 능력이 요구된다. 정 이사장이 가 부회장에게 정 사장의 조선업 경영수업을 맡긴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해 정 사장이 한국조선해양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한국조선해양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친환경 미래선박 관련 기자재 분야의 신사업 발굴을 통해 기존 순수지주사에서 사업지주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정 사장이 신사업 관련 계획을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한국조선해양의 신사업을 통해 그룹 조선업에서 정 사장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 부회장도 조선 분야 전문가로서 사업자회사들을 관리하던 기존 역할에 더해 정 사장을 도와 신사업을 성공시키는 역할을 함께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그룹 ESG경영 총괄 순항...현대중공업 ESG 등급 언제쯤
가삼현 부회장은 조선업 뿐만 아니라 그룹 경영 차원에서도 새로운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의 발효를 앞둔 2021년 그룹 ESG경영의 거버넌스를 재정비했다. 주요 계열사마다 ESG 최고책임자를 두고 이들을 이끌 그룹 ESG 최고책임자로 가삼현 부회장을 선임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이 인선을 놓고 가 부회장에게 ESG 총괄 권한을 맡겨 ESG경영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주력산업인 △조선 △건설기계 △정유(에너지)가 모두 환경오염물질의 배출을 전제로 하는 고전적 제조업인 만큼 환경(E) 분야의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룹의 본업인 조선업은 노동자 안전관리나 노사갈등이 비교적 빈번하게 발생하는 업종인 만큼 사회(S) 분야에서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성이 크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평가한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들의 ESG등급을 살펴보면 평가 대상 7개사 모두 ESG등급이 ‘A’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아직 ESG 등급이 없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KCGS에 ESG등급 평가를 신청했다. 현대중공업이 올들어 세차례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회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산업재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대표이사와 최고안전책임자뿐만 아니라 외부 안전 전문가까지 참여하는 안전 경영위원회를 매 분기마다 열기로 했다”며 “ESG등급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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