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Story]ST인터내셔널과 우리금융지주 엇갈린 두 번째 인연ST인터, 한화생명 보유 지분 인수 추진했지만 블록딜로 무산…주가 하락에 희비 엇갈려
김현정 기자공개 2022-07-14 08:08:38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인터내셔널(옛 삼탄)과 우리금융지주의 인연이 다시 한번 엇갈렸다. 당초 ST인터내셔널이 한화생명이 보유한 우리금융 지분을 넘겨받을 의사가 있었지만 한화생명이 블록딜로 지분을 처분함에 따라 ST인터내셔널은 기회를 놓쳤다.ST인터내셔널 신규 주주 유입은 우리금융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었다. 통상 블록딜 거래는 주가 하락을 야기하는 만큼 다른 신규 주주가 지분을 그대로 인수하는 게 좋다. 더욱이 ST인터내셔널은 우리금융에 우호적 역할을 해줄 공산도 컸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17일 블록딜 방식으로 우리지주 지분 3.16% 전량을 매각했다. 2% 후반대 수준의 할인율이 적용돼 3000억원 가량을 일시에 현금화했다. 한화생명은 2016년 11월 예금보험공사의 우리은행 지분매각 입찰전에서 지분 4%를 낙찰받으며 5년 7개월 동안 우리금융의 과점주주로 활동했다.
IB업계에 따르면 당초 ST인터내셔널이 한화생명의 지분을 넘겨받을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ST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를 위한 희망수량경쟁입찰전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는 낙찰 경쟁에서 밀려 지분을 받지 못했다.
그 뒤로도 우리금융의 투자를 타진하며 지분 인수 기회를 엿봤다. 우리금융 쪽에서도 이를 함께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한화생명이 어떠한 언질 없이 블록딜로 우리금융 지분을 처분함에 따라 이같은 구상은 무산되고 말았다.
지분을 소유한 주주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 의사에 달린 일이다. 대상회사에 보고 의무나 절차 공유 의무도 당연히 없다. 하지만 블록딜이란 게 통상적으로 주가 급락을 동반하는 일이 많다.
우리금융과 한화생명 간 오랜 인연과 협업의 시간들을 가져 왔다. 우리은행은 창구를 통해 한화생명 방카슈랑스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해왔을 뿐 아니라 우리은행과의 디지털 MOU를 통해 한화생명 신규 보험상품 공동마케팅, 국내외 디지털 유망기업 공동 투자 사업 등을 벌여왔다.
한화생명의 블록딜 이후 우리금융 주가는 4영업일 동안 8.4%가량이 빠졌다. 한화생명 지분을 ST인터내셔널이 그대로 인수했다면 증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었다. 또 ST인터내셔널이 우리금융의 우호적 지분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도 아까운 부분으로 꼽힌다. 금융지주사들은 주주총회 때마다 주요 안건 통과를 위한 우호 지분 확보에 공을 들인다.
한화생명 입장에서 본다면 시일을 지체할수록 높은 매각가액을 거두는 데 불확실성이 있었다. 우리금융 지분 매각이란 의사결정이 내려지고 빠르게 실행에 옮긴 것은 결과적으로 양호한 전략적 판단이었다.
한화생명 블록딜 당시 우리금융 주가는 1만3400원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1만1350원 수준이다. 보름여 동안 15% 하락했다. 은행주들은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 초 급상승하다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며 상승분을 반납 중이다. 이를 놓고 한화생명이 블록딜로 서둘러 처분한 것이 합리적 판단이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2016년 11월 3137억원을 투입해 5년 7개월 간 두 차례에 거친 지분매각을 통해 3600억원가량을 회수했다. 지난달 매각 이전 2019년 초 우리금융 지주사 전환 당시 한 차례 일부를 매각한 바 있다. 이 밖에 지분 보유 기간 총 789억원 가량의 배당금도 받았다. 이에 따라 1300억원가량의 이득을 봤을 것으로 추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한두달 정도만 미리 얘기를 해줬더라면 ST인터내셔널이 받을 지분이었다”며 “갑자기 블록딜로 팔아 주가에 영향이 있으니 우리금융 쪽에서도 달갑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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