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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 필요한 '초기기업 투자' 오히려 적기" [제2 닷컴버블은 없다]⑧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 대표 "시장 점진적 회복, 모험활동 줄지 않을 것"

김진현 기자공개 2022-07-25 07:58:41

[편집자주]

그 동안 벤처캐피탈업계는 저금리 기조 속에 큰 호황을 누렸다. 다양한 형태의 자금이 몰렸고 벤처캐피탈은 뛰어난 투자 실적으로 화답했다. 하지만 최근 전세계 금리 인상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데다 벤처캐피탈의 주 회수시장이던 IPO 마저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벤처캐피탈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더벨이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로부터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9일 13: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 회수가 본격화되면서 자산 가격 조정이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물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은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수 시장 문턱도 좁아졌다.

벤처캐피탈들은 긴 호흡으로 포트폴리오를 점검해나가기 시작했다. 남기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대표는 19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긴 호흡을 가지고 시장을 바라보는 게 중요해 졌다"며 현재 벤처투자 시장을 진단했다.

남 대표는 최근 벤처캐피탈들이 기업 가치를 평가할 때 전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수(엑시트)의 주요 수단인 상장 시장 밸류가 30% 이상 하락했고 성장주로 분류되는 기술주 등은 50% 이상 가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기술 기반 성장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어려워지면서 투자자들도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의 위기가 다양한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고 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된 게 일차적 원인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모험자본 시장 위축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이례적으로 금리를 0.75%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고 글로벌 각국 역시 큰 폭으로 금리 인상에 동참했다. 그 결과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더욱 얼어붙은 상황이다.

그는 "시장은 본래 사이클에 따라 부침을 겪는 데 지난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주식, 코인, 부동산 등 전반적인 자산에 대한 투자 우려 심리가 증폭됐다"며 "최근 경색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면서 위험 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현재 벤처 시장이 위기가 정책 자금 중심의 국내 벤처투자 환경, 바이오 시장에 과도한 유동성 공급 등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봤다. 현재의 모험자본 투자 심리 경색은 민각자금 위주인 미주 시장도 마찬가지기 때문에 정책자금 의존도와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기술성 평가 상장 제도가 도입되면서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에 투입되는 자금이 늘었고 수혜를 입긴 했지만 한국의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만 평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어느정도 버블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공모 시장을 통한 증자 자금 유입이 막히면 자금부족과 임상실패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다고 봤다.

산업적 특성을 고려하면 현재의 자금 투입은 과도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오히려 최근의 급격한 위축이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한 한국의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모두가 적정한 수준의 기업가치를 잘 판단하고 적정한 조정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또한 현재의 위기를 과거 닷컴버블 시기와 비교하는 것을 과도한 해석이라고 경계했다. 당시에 비해 스타트업의 기초 체력이 좋아졌을뿐 아니라 투자자들도 성숙해 무리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남 대표는 "국내외 IPO 시장 환경을 고려해볼 때 기업가치가 조정을 받으면서 어느정도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며 "불가피한 조정이지만 여전히 펀더멘탈이 좋은 기업이 많고 현재 어려운 환경이 더 우량한 기업을 가려내는 옥석가리기 시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회수 시장에 대해서도 점진적 회복을 점쳤다. 금리 인상도 일정 수준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 정책 금리 인하 여력이 생기며 위축된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 판단했다.

시장이 회복 분위기로 돌아서면 더 우량한 기업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 봤다. 다만 시장 분위기 반전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 기업과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관리하며 상장 이외의 옵션을 통한 신규 자금 투입을 통한 사업 지속성 확보도 중요하다고 봤다.

다만 위험자산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인한 민간 펀딩 시장 위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 봤다. 대체투자 영역에 민간 자금이 흘러들어오기 위해선 불안함이 해소돼야 하기 때문에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선 뒤 가장 뒤늦게서야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 본 것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현 시장 환경에서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투자, 펀딩, 회수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초기기업 투자를 늘리며 시장 접근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남 대표는 "초기 기업의 경우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기기업 전용 펀드 등을 활용해 꾸준히 투자 활동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실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올해 초기기업펀드를 활용해 23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지난해 투자액 14억원보다 많은 액수를 상반기에 집행했다. 남 대표는 "결국 투자 시장도 다소 느린 템포로 긴 호흡으로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좀 더 보수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겠지만 좋은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활동이 줄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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