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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거세지는 미·중 추격에 '기술·수익성' 무기로 돌파 세계 최초 238단 낸드 내년 양산, 캐파 증설은 신중하되 R&D·후공정 투자 강화

김혜란 기자공개 2022-07-28 10:44:57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7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 중인 238단 낸드플래시의 양산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제시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러지가 SK하이닉스, 삼성전자보다 먼저 232단 낸드 양산을 발표한 데 대한 답으로 해석된다.

또 SK그룹은 SK하이닉스가 연구·개발(R&D), 후공정(첨단 패키징) 분야에 15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입하되 미국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이날 발표했다. 천문학적인 자본을 쏟아부어 한국 반도체 기업을 맹추격하고 있는 중국 기업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적 그림 속에 대규모 투자 계획과 기술 로드맵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238단 낸드, 내년 양산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27일 컨퍼런스콜에서 "238단 낸드의 연내 시험 생산을 완료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마이크론의 232단 낸드 양산 관련해선) 등산을 예로 들면 사람들마다 산을 오르는 속도와 전략에 차이가 있다"며 "(마이크론이) 신기술 개발 주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에 대해 SK하이닉스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낸드는 높이 쌓을수록 성능이 좋아진다. 현재까진 176단 낸드플래시가 가장 앞선 공정이었는데, 마이크론이 이를 뛰어넘는 232단 낸드를 세계에서 처음 양산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다만 노 사장은 낸드 업계에선 기술을 누가 먼저 개발했느냐도 중요하지만, 개발한 제품을 비트 그로스(Bit Growth·비트단위 출하량 증가)와 수익성 개선으로 가져갈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단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이날 컨콜 내용에서 두드러진 점도 '수익성'이다.

노 사장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률이 30%로 전분기(24%)보다 개선됐다"며 "수익성 개선은 주력제품인 10나노미터(nm, nm=10억 분의 1) 4세대(1a) D램과 176단 4차원(4D) 낸드의 수율이 개선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176단 공정 수율 개선, 비중 확대로 원가 절감,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단 얘기다. 최첨단 공정을 순조롭게 안착시켜 메모리 시장점유율 2위 기업으로서 입지를 지키고 메모리 초격차 전략을 이어가겠단 의지가 읽힌다.
제품별 매출(SK하이닉스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자료)

◇R&D투자는 확대, 증설 결정은 '신중'

SK하이닉스는 이날 컨콜에서 메모리 반도체 공장 투자에 대해선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하반기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영향 등으로 소비자 구매 심리와 기업 투자 심리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측은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가 들어가는 PC, 스마트폰 등의 출하량이 당초 예측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에 공급되는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고객들이 재고를 우선 소진하면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SK그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앞두고 미국에 총 300억달러를 투자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인 150억달러(약 20조원)는 반도체 분야에 쓰겠다고 발표했는데 캐파(CAPA, 생산능력) 확대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

SK 측은 컨콜에서 설명했던대로 메모리 반도체 캐파 확대는 신중하게 검토해 결정하고, 미국 대학과의 R&D 협력,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 시설 건설, R&D 센터 설립 등에 투자금을 쓸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하이닉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인공지능(AI)·낸드 R&D 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SK그룹은 "반도체 R&D 투자는 단순히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만 그치지 않고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로 이어져 메모리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컨콜에서 SK하이닉스는 연결회계기준 2분기 매출 13조8110억원, 영업이익 4조1926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13조원대 분기 매출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조 1557억 원, 영업이익 2조 8596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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