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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서브마린 기업가치 제고 방안 못 찾았나 KT파워텔·오토피온 이어 정리 수순? 성장성·시너지 갖춘 계열사 힘 싣는 '선택과 집중'

이장준 기자공개 2022-08-04 11:13:12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2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KT서브마린을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KT파워텔과 오토피온에 이어 정리 수순을 밟는 양상이다. KT서브마린의 성장성이나 그룹 내 시너지가 크게 기대되지 않아 과감히 정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금융과 미디어 부문에서 성과를 거둔 만큼 KT의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 작업은 지속될 전망이다. 지주형 회사로 전환도 고려하는 만큼 이르면 연말께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올 수 있다.

◇KT서브마린, 치열한 경쟁에 수익성↓ KT와 시너지도 '글쎄'

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KT서브마린 매각을 놓고 LS전선과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KT 관계자는 이와 관련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것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KT서브마린은 1995년 4월 KT와 한진해운이 합작해 설립한 한국해저통신주식회사의 후신이다. 한진해운은 2014년 보유지분 전량을 처분하고 현재 KT가 36.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해저통신·전력케이블 건설과 유지보수사업, 해저파이프라인 설치 및 매설, 특수케이블 설치·유지보수 등이 있다.

다만 수익성은 지속 악화했다. 2016년 840억원이었던 KT서브마린의 매출액은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299억원에 그쳤다. 업력은 30년 가까이 되지만 최근에도 몇 차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5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때 두 자릿수였던 영업이익률도 떨어지더니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매출액을 뜯어보면 그동안 건설공사가 70%가량을, 나머지를 유지보수 부문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건설공사 부문이 지속해서 위축됐다. 신규 수주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분석된다.

KT서브마린의 해저통신케이블 주력 시장인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케이블 제조사 간 경쟁이 치열해 프로젝트 규모가 쪼그라들었고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의 신규 사업자 진출로 수주 단가 역시 하락했다. 해저전력케이블 부문에서는 LS전선이 2009년 동해에 공장을 건설하며 수주 부문에서 경쟁을 벌였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해양심층수 취수관 설치, 해상구조물, 신재생 에너지 등 오프쇼어(Offshore) 사업에도 도전했으나 수익성 악화를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으로 풀이된다.

KT그룹 내에서 시너지를 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KT가 해저케이블 시스템을 발주하는 주체인 기간통신사업자이고 해저통신케이블이 국제 통신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마땅한 접점이 없다.

위성(KT SAT), 공중전화(KT링커스), 해저케이블(KT서브마린) 등 네트워크 인프라 부문을 담당하는 계열사 간 시너지도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KT링커스 역시 군부대 전용전화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사업성이 떨어져 2020년부터 영업손실을 보고 있다. 항공우주산업과 연계할 수 있는 KT SAT을 제외하면 그룹 내에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팔거나 키우거나' KT 리스트럭처링 통해 시총 10조 달성 성과

KT는 구현모 대표 체제 들어 리스트럭처링 작업을 통해 비핵심 계열사를 처분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무전기 전문 자회사 KT파워텔 보유 지분 전량(44.85%)을 아이디스에 매각했다. 올 초에는 브랜드 택시 운영 및 관제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는 오토피온을 나린홀딩스에 매각했다.

반면 KT서브마린과 함께 매물로 거론된 옛 KTH와 KT텔레캅 등 계열사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KTH는 KT엠하우스와 합병하며 KT알파로 출범했다. KT알파는 인공지능 및 디지털전환(AI/DX) 자회사 알파DX솔루션을 물적분할하고 커머스·콘텐츠 계열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보안사업을 영위하는 KT텔레캅은 2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나섰다. KT가 건물관리 사업을 넘겨준 데 이어 일부 영위하던 보안 서비스 가입자도 KT텔레캅으로 이관을 추진하는 중이다. 보안 시장 자체가 고착화돼 성장성은 떨어지지만 통신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1일 종가 기준 KT의 시가총액은 약 9년 만에 10조원을 다시금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수직계열화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한 금융과 미디어 사업에서 성과가 나타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올 1분기 245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성과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여기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에 힘입어 KT의 미디어·콘텐츠 역량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케이뱅크, 밀리의서재, KT스튜디오지니 등 계열사 기업공개(IPO)를 통해 그룹 전체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방침이다.

KT는 추후에도 리스트럭처링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형 회사로 전환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에 이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만남 이후 자리에서 "지주형 회사로 전환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며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 말 기준 KT는 48개의 그룹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중 금융 5개사, 미디어·콘텐츠 15개사는 수직계열화 등 정리 작업을 상당 부분 진행했지만 KT서브마린이 포함된 ICT/부동산 24개사는 아직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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