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투기 등급이었던 동국제강의 '부활'고금리 차입금 감축 주력, CSP 매각은 '리스크 제거·추가 동력'
박기수 기자공개 2022-08-12 07:40:02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더벨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4일 08시0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전기로 철강사 동국제강은 2010년대 인고의 시간을 겪었다. 철강업계 부진과 유동성 문제가 겹치면서 재무구조약정을 맺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비핵심자산 매각 과정을 거쳤다. 한때는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등급보다 낮아져 '투기 등급(BB+)'이 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동국제강의 노력은 2020년대 빛을 보고 있다. 주력 상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차입금 감축으로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동시에 개선했다. 2014년 채권단 관리로 들어간 후 멀어졌던 'A급' 크레딧 복귀도 현실로 다가왔다. 숙원 사업이었던 브라질 CSP 제철소 사업의 꿈은 아쉽게도 접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를 바탕으로 다시 뛸 수 있는 재무적인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재무개선의 핵심 '이자비용 절감'
동국제강의 재무구조를 압박하는 큰 요소 중 하나는 차입금 이자비용이었다. 자산규모 대비 차입금 규모가 컸고 총차입금 대비 이자율도 낮은 편은 아니었다. 2010년대 중후반 동국제강의 차입금평균이자율(이자비용/총차입금)은 3~4%대를 기록했다. 통상 신용도가 우량한 정상기업의 차입금평균이자율은 1~2%대다.
3~4%대 이자율이라도 현금창출력이 충분했다면 문제가 아니다. 다만 동국제강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업을 축소하고 강점에 집중을 하던 시기였다. 외연 확장이 이뤄지기 힘든 구조 속에서 철강업 시황에 의존해야했다. 영업이익 적자가 나는 최악의 상황은 없었다. 2010년대 중반 동국제강의 이자보상배율은 가까스로 1배를 넘기는 수준이었다. 그만큼 이자비용에 대한 압박감이 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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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난 몇 년간 동국제강은 총차입금을 줄여 이자비용을 절감하는 과제 해결에 집중했다. 2010년대 중순 페럼타워 매각에 이어 포스코·JFE스틸 등 유가증권 등 비핵심자산을 매각하면서 차입금을 상환해갔다.
2016년 산업은행과 맺었던 재무구조약정을 졸업한 시점과 현 시점을 비교하면 총차입금이 눈에 띄게 감축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동국제강의 총차입금은 2조412억원이다. 2016년 말(3조879억원)과 비교하면 약 1조원이 감축됐다. 재무구조약정을 맺었던 시기인 2014년 말(5조1948억원)과 비교하면 3조원 이상 차입금이 줄었다.
어깨를 짓누르던 이자비용도 줄었다. 작년 동국제강의 연결 차입금 이자비용은 626억원이다. 2016년 말(1116억원)에 비하면 약 44% 감소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자비용 감소와 함께 차입금평균이자율도 낮아졌다는 점이다. 작년 연결 차입금평균이자율은 2.8%로 계산됐다. 4.12%를 기록했던 2019년, 3.64%를 기록했던 2020년보다도 줄어든 값이다. 이자율이 높은 차입금을 우선적으로 상환하는 등 차입 건전성에 신경썼다는 점을 알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2016년 말의 경우 일부 단기차입금 상품의 연 이자율이 6%대 후반으로 비교적 높았다. 작년 말에는 해당 최대 이자율이 4.22%다. 장기차입금 역시 상환과 리파이낸싱을 통해 연 이자율 부담을 2016년 말 대비 경감했다. 궁극적으로 장기차입금 규모가 5년 만에 눈에 띄게 줄었다. 2016년 말 6530억원에서 작년 말 1747억원으로 줄었다.

◇A급 크레딧 복귀, 커버리지 지표에 달렸다
동국제강에 임박한 주요한 재무 이벤트가 있다. 브라질 CSP 제철소 지분 매각이다. 장세주 회장과 그룹의 숙원 사업으로 여겨져 왔지만 결국 지분을 파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모습이다.
인수 주체로 알려진 글로벌 철강사 아르셀로미탈은 CSP 제철소를 22억달러(약 2조8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동국제강의 몫은 30%인 8000억원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금액이 들어올 경우 동국제강의 재무 상황은 추가로 개선될 전망이다.
CSP 매각 이후 A급 크레딧 복귀를 향한 기대감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6월 동국제강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으로 상향했다. 한신평은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증가 요인 중 하나로 'CSP 등 계열사에 대한 잠재적 지원부담이 제한된 가운데 재무부담이 경감될 경우'를 꼽았다. CSP 지분 매각이 완료될 경우 관련 리스크를 모두 덜어낼 수 있기 때문에 이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
A급 복귀를 위한 관문은 커버리지 지표에 달려있다. 한신평은 상향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 △연결기준 EBITDA/매출액 지표가 9% 이상 유지 △연결기준 총차입금/EBITDA 지표가 3배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를 지목했다.
EBITDA/매출액이 9%는 2020년부터 달성해왔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9.8%, 14%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12.1%를 기록 중이다. 총차입금/EBITDA 지표는 작년에서야 3배 미만으로 하락했다. 작년 2.2배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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