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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M&A]대부분 대기업 접촉했지만 불발…사업재편·자금 부족GS 바이오 인수에 집중, 포스코 인수 니즈 미미…한화 외 대안 없어

김형석 기자공개 2022-09-27 08:19:3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6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자로 한화그룹을 점찍은 데에는 '통매각'을 수용할 수 있는 대기업 중 2조원 이상의 실탄을 갖춘 곳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산업은행은 한화 외에 제조업 기업을 경영하는 대부분 대기업그룹에 인수 의지를 타진했다고 설명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26일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회사를 구체적으로 열거하기 보다는 제조업 기업을 경영하는 대부분의 대기업그룹에 인수 의지 타진했고 가능한 모든 그룹을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대우조선 인수에 관심을 가진 포스코와 GS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금융권 일각에선 롯데그룹도 접촉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들 그룹도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부채비율이 676%까지 치솟은 대우조선에 대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 했다는 후문이다.

GS는 바이오 기업 인수에 4조원을 배팅할 예정이고 포스코와 롯데는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2조원을 밑돌고 있다. 한화 그룹외엔 대안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GS, 조선업 대신 바이오산업 매진

GS그룹은 2008년 산업은행의 대우조선 매각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당시 GS는 대우조선 인수 전담팀을 구성, 국내외 전문기관과 컨설팅업체와 함께 적극적인 인수의지를 보였다.

GS가 당시 대우조선 인수를 타진한 데에는 그룹의 강점인 에너지 관련 선박과 해양플랜트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당시 GS칼텍스는 대우조선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 관련 선박의 주요 고객인 중동 산유국 정부는 물론 석유메이저 기업과 오랜 동업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GS건설도 중동과 동남아 산유국의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을 통해 우호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었다.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해상 저장식 비축기지 기술 등을 활용하면 육상 석유와 LNG 사업뿐만 아니라 해양 석유, LNG 등 해양플랜트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4년이 지난 지금 GS의 주력 사업방향은 바이오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회장에 취임한 허태수 회장은 정유·에너지와 유통사업 중심인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핵심분야로 바이오 관련 사업 인수에 주력하고 있다.

GS는 지난해 국내 보톡스 1위 기업 휴젤을 인수하며 바이오 산업에 진출했다. GS는 현재 인수 규모가 4조원에 이르는 메디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 GS는 핵심 추진사업에 에너지와 플랜트 사업을 꼽았지만 현재는 바이오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특히 GS의 바이오산업 진출이 오너 4세인 허서홍 부사장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GS가 대우조선 인수를 2조원 이상을 배팅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후보 포스코, 보유 현금 적어…롯데도 후보군에 떠올라

포스코도 비슷한 상황이다. 포스코는 2008년 당시 GS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대우조선 인수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GS의 컨소시엄 탈퇴로 대우조선 인수에 발을 뺐다. 이후 포스코의 선택은 대우인터네셔널(현 포스코인터네셔널)이었다.

2010년 대우인터 인수에 3조4000억원을 투입한 포스코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 2조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포스코의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 단기 동원 가능 자금은 1조7048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2008년 대우조선 인수전에 뛰어들 당시 동원할 수 있는 자금 5조8000억원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만, 그룹의 인수합병을 주관하는 포스코홀딩스의 현금성 자산까지 합하면 25조원을 동원할 수 있다.

포스코가 대우조선 인수에 뛰어들지 않은 데에는 자금동원 능력보다는 인수 시너지 효과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 산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포스코가 대우조선 인수에 관심을 가진 데에는 대우조선이 추진하기로 한 해외 자원탐사 등 자원개발 부문 진출 가능성 때문이었다"면서 "결국 대우조선이 관련 부문 진출이 무산됐고 비슷한 사업에 진출한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거 철강사들이 관련 소재수요 기업을 인수해서 성공한 사례가 없고, 철강 등 원자재 불황시 리스크 부담이 큰 만큼, 포스코가 대우조선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기업 간 거래(B2B) 기업 인수에 관심이 큰 롯데그룹도 원매자로 거론된다. 한화에 앞서 롯데가 유력한 후보군이란 설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 역시 대우조선에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호텔과 식음료 등 B2C 사업에 주력해온 롯데는 사업 확장을 위해 B2B 기업 인수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롯데지주가 지난 6월 말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1조4838억원에 불과하다.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롯데와 연결고리를 끊어 온전한 한국기업으로 바꾸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핵심 사안이다.

투자은행(IB) 한 관계자는 "과거 대우조선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대기업들이 불황을 거듭하고 있는 조선업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며 "산은이 분리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 외에 대우조선을 인수할 수 있는 투자자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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