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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유럽의 중심에서 신한 영토확장에 매진"⑧하지현 유럽신한은행 법인장, "한국계 기업 영업 한계 넘어 동유럽·현지 딜로 영역 확장"

프랑크푸르트(독일)=한희연 기자공개 2022-10-13 07:31:28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럽신한은행은 최근 IB와 현지기업 마케팅 강화의 일환으로 인력 운용에 파격 실험을 단행했다. 관리업무를 하고 있던 현지 채용직원 한명의 직무를 과감하게 마케팅 업무로 전환한 것이다. 또 다른 직원도 직무전환을 통해 무역 관련 마케팅을 맡기기로 했다.

이는 지상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재 영업구조에 더해 현지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유럽신한은행의 고민이 묻어난 결정이었다. 현지기업 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그들과의 스킨십 기회를 늘려야 하는데 한정된 인원으로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다 보니 인력 재배치라는 카드를 꺼낸 셈이다.

실제로 현지 마케터로 직무 전환된 직원은 한국계 독일인으로 상당히 좋은 스펙을 갖고 있어 이번 일에 적임자로 여겨졌다. 독일과 한국, 스위스 등에서 학창시절을 보내 영어와 독일어에 능통한데다 네트워크도 상당했다. 새로운 업무를 맡은 그는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독일 현지 신디케이트딜이나 IB딜 등 참여를 위한 현지금융기관이나 기업과의 접점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현 법인장(사진)은 지난해 1월 말 유럽신한은행에 부임했다. 코로나19 영향의 한복판 속에서 해외법인장으로 부임한 그는 주어진 여건 속에서 자원을 얼마나 영리하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현지직원의 직무 전환도 이같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그는 "직원의 역량을 감안해 더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힘을 실어준 것 뿐인데 기대 이상의 열의를 보여줘 고무적"이라며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독일이 첫번째 해외 근무지다. 신한은행에 입행한후 개인과 기업 영업점에서 책임자 시절을 지냈다. 2005년에는 종합기획부에서 US 결산과 그룹 내부회계관리제도 도입 PM 및 운용을 맡았다. 2007년에는 지주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용과 IFRS 도입 PM을 맡으며 회계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했다.

이후 2011년 다시 은행으로 복귀, 영업점에서 부지점장, 지점장, 센터장 등을 거치며 회계와 기업금융 부문 전문성으로 무장했다. 독일 발령 후에는 EMEA(유럽, 중동, 아프리카)지역에서 신한의 기업금융 영향력을 확대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부임 첫해, 코로나19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상황에서 그는 법인의 내실을 다지며 도약의 초석을 단단히 준비했다. 올들어 조금씩 대면 접촉이 자유로워지면서 그는 더욱 활발히 네트워크 확대에 매진한다. 그의 행보는 독일과 인접국 뿐 아니라 루마니아 등 유럽 전체를 아우른다.

하 법인장은 "영업은 어디나 관계 형성이 중요하며 기업대출 역시 고객과의 스킨십이 중요하다"며 "유럽 특성상 고객들이 20개의 다양한 국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폴란드와 헝가리에 사무소를 설치, 동유럽 지역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신한에서 여러 국가로의 출장을 통해 마케팅 및 고객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례로 루마니아에 있는 고객을 방문하기 위해 루마니아를 관통하는 해발 3000미터의 카르파티아 산맥도 넘어갔었는데 이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지나는 집시들과 함께한 여정이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의 영향력은 줄어들고 있으나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 등 시장에 불확실성은 여전히 산재해 있다. 하 법인장은 이같은 시장상황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체력을 단단히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유럽신한은행은 독일 소재라는 지리적 이점이 있으나 한국계 기업과 본사 연계 영업이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등 성장의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지 직원을 마케터로 과감하게 직무전환한 것 또한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하 법인장은 "이런 노력들이 모여 체력을 키워 나가고 본사 증자 등을 통해 딜에 참여하는 티켓 사이즈(ticket size)가 커지면 슐챠인론(SSD), IB 등 참여 기회가 더욱 확대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현재 9:1의 한국-유럽의 수익 비율을 2:8 정도로 바꾸는 것이 우리의 첫번째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목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네트워크 지형 확장은 두번째 목표로 꼽힌다. 하 법인장은 "네트워크 또한 동유럽에 국한하지 않고 서유럽으로 확대하는 게 유럽신한은행의 존립목적"이라며 "수년 내 ECB 등을 통해 EU내 모든 딜을 EU Bank 내 은행들로 제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매진해야 할 일은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 됐을 경우를 대비하는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충분히 몸집을 불려 현지에서 발생하는 딜을 현지 은행과 독자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데 매진하겠다는 포부다.

한편 다루는 딜의 영역도 더욱 확장하려 끊임없이 스터디를 하고 있다. 광통신 인프라나, ESG와 관련한 폐기물처리 관련 딜 등 최근 트렌드에 맞는 딜을 다수 섭렵했으나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영역에 대한 트렌드 파악은 필수다.

그는 "최근 유럽의 금융구조를 살펴보고 있으며 렌트 시장을 들여다 보고 있다"며 "여기서 렌트는 개인들의 자동차 렌트 시장이 아닌 기업들의 각종 중장비, 공작기계 등의 리스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독일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산업 내에서 필수적 사용되는 기계장비, 설비 등에 대한 리스 수요가 상당하다고 본다"며 "단시간에 달성하기 쉽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금융 비즈니스 영역이라고 여기고 있고 지속적인 발굴로 중요 비지니스의 한 꼭지로 키워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같은 비전을 달성하는 데 있어 신한 내 글로벌 네트워크 간 유기적 협력은 더욱 강조되는 부분이다. 신한금융은 글로벌에서도 '원신한'을 강조하며 시너지 확대를 꾀하고 있다. 유럽신한은행은 특히 같은 EMEA 지역에 속한 런던지점과의 협업 기회가 많다. 이에 더해 베트남 등 글로벌 전역으로도 협업 기회를 확장하는 등 '원신한' 기조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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