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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야, 4년만에 ‘가격인상’ 신중해진 까닭은 가맹점주 의견 수렴 '시기 조율', 수익성 저하 '공급가 현실화' 불가피

이효범 기자공개 2022-10-21 08:11:37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0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디야가 4년만에 추진하는 가격인상 시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이를 설득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원재료가 상승을 감안하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한층 더 신중을 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디야는 최근 가격 인상 발표 이후 본사에서 가맹점주 60여명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기존에 예정된 공식행사가 아니었지만 이번 가격 인상과 관련해 가맹점주들의 다양한 의견이 빗발치자 만들어진 자리다.

이 자리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가맹점들이 처해있는 상권과 주고객층이 다른 만큼 가격 인상을 두고 엇갈린 의견들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데 아메리카노 가격 동결하는 동시에 사이즈를 키우는 것을 두고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디야는 이달 17일 판매 중인 음료 90종 중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 등을 제외한 음료 57종의 가격을 200~700원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가격 조정은 2018년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대표 음료인 아메리카노의 가격을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기본 사이즈를 레귤러(Regular)에서 라지(Large)로 늘리고 샷을 추가하기로 했다.


대표제품인 아메리카와 에스프레소 등의 가격을 유지하고 사이즈를 키운 건 이번 가격 인상에 따른 여파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으로 풀이된다. 고객들이 이디야커피 가격 인상 이후에도 매장을 꾸준히 찾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방안이다.

이디야는 자체 로스팅 공장인 드림팩토리를 갖추면서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에 비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생두가격 자체가 오른 만큼 자체 로스팅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원가 부담을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다.

2020년 최첨단 커피 생산시설 드림팩토리를 준공했다. 4000평 규모로 연간 원두커피 6000톤, 스틱 커피인 비니스트 7억개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곳이다. 이같은 시설을 갖추기 전까지 동서식품으로부터 원두를 공급받았는데 원재료 가격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디야는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생두가격 상승 부담을 현재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지난해 매출 원가율은 61.22%다. 올해 생두가격이 급격하게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원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이후 고심 끝에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배경이다.

특히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를 제외한 다른 음료에 들어가는 원재료 상승 폭은 더욱 크다.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에 비해서 원두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컵, 연유, 초콜릿 등의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율 상승 여파로 손해가 더욱 커지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이디야 측 설명이다.


이디야의 수익성이 저하되는 가운데 올들어 원재료 가격 상승 여파는 실적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액 2434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7.81%로 나타났다. 2017년 매출액 1841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한 이후 연간 영업이익이 200억원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10.97%였으나 이후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다만 이번 가격인상 과정에서 사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가맹점주들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출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가격인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당장은 가맹점주들과 소통에 무게중심을 둔 셈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일부 점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매장운영에 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마켓테스트를 추가 진행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잠정 보류하고 보완책과 시기를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며 "다만 그 시기는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하여 가급적 올해를 넘기지 않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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