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리사이클러 줌인]새빗켐, IPO로 경영권 승계 향배도 정리했다③상장 전 사전 증여로 '차남' 후계자 낙점, 박용진 팀장 구주 매출로 60억 '재원' 확보
박상희 기자공개 2022-11-10 08:32:28
[편집자주]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산업이 개화하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2020년 전후로 확대되면서 2025년부터 폐배터리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5년 3조원, 2030년에는 1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급부상하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7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8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새빗켐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회사의 자금조달과 경영권 승계 재원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신주모집과 구주매출을 병행했기 때문이다. 구주매출의 주인공은 새빗켐 창업자 박민규 대표(사진)의 아들인 박용진 영업팀장이다. 박 대표는 슬하에 2명의 아들을 두고 있는데 일찌감치 차남을 가업을 이을 후계자로 낙점했다.증권신고서 등에 따르면 새빗켐의 코스닥시장 상장공모는 신주모집 90만주, 구주매출 17만주 등의 구조로 짜여졌다. 공모가액이 3만5000원으로 확정되면서, 신주모집으로 315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구주매출을 통해서는 약 6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신주모집 자금은 새빗켐으로 유입되는 반면 구주매출 자금은 오너일가로 유입된다.
상장은 보통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유상증자(신주모집)을 통해 공모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면,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거나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릴 수 있다. 신주모집과 구주매출의 비율을 고려할 때 새빗켐 역시 자금조달에 방점이 더 찍혀 있다.
다만 새빗켐은 전량 신주모집이 아니라 구주매출도 병행했다. 구주매출의 주인공은 자금회수(엑시트)가 목적인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니라 오너일가였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매출주주인 박용진 팀장은 상장 이전 주식 120만9189주(지분율 31.60%)를 보유한 새빗켐의 최대주주였다.
1991년생인 박 팀장은 박 대표의 차남이다. 장남인 박용재 씨(1989년생)는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새빗켐과는 무관한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팀장은 2016년 아주대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하고 2년 후인 2018년 동 대학원 응용화학 석사를 마쳤다. 2018년 3월 새빗켐에 입사해 현재 팀장 직책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남이 새빗켐의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빗켐 관계자는 "장남이 가업 승계에 대한 의지가 없어서 차남이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박 팀장의 전공도 새빗켐이 영위하고 있는 배터리 재활용 쪽 분야"라고 말했다.
박 팀장이 새빗켐의 최대주주가 된 것은 2020년 8월의 일이다. 새빗켐에 입사한 지 약 2년 만에 박 대표가 아들에게 본인 주식 100만주를 증여했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 변동이 발생하며, 새빗켐의 최대주주가 박 대표에서 아들 박 팀장으로 바뀌었다. 사실상 후계자로 차남을 낙점한 것이다.
새빗켐 관계자는 "박 팀장은 2018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가업 승계 프로젝트'에 따라 여러 부서를 경험한 후 지난해 팀장으로 승진해 현재 영업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여 시점에 향후 5년간 예상 매출 및 당기순이익으로 주가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새빗켐의 기업 가치 평가 금액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받는 시점에 미리 증여받는 것이 절세 차원에서 좋다.
박 팀장은 상장 과정에서 일부인 17만주를 구주매출했다. 박 팀장이 부친으로부터 주식 100만주를 얼마에 수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한 주당 평가가격은 공모가격인 3만5000원보다 낮은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새빗켐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최저가 기록이 지난 8월9일 기록한 6만5100원으로, 공모가의 2배에 가깝다. 최고가는 8월30일에 기록한 18만4800원이다.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시장이 이제 막 개화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빗켐의 향후 주가 전망은 밝은 편이다.
박 대표는 새빗켐 주식을 일부 사전 증여하면서 최대주주 위치를 차남에게 넘겼지만 2대 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구주 매출 이후 박 팀장의 지분율(21.15%)은 부친(21.11%)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새빗켐의 경영권 승계는 현재 진행형이다.
1959년생인 박 대표가 당분간 회사 경영을 이어가겠지만 추후 상속세나 증여세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상장 과정에서 박 팀장의 구주 매출은 추후 경영권 승계에 대비한 재원 마련의 포석일 수 있다. 새빗켐의 IPO가 2세 경영인의 승계 소득원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된 셈이다.
새빗켐 관계자는 "현재로선 추가적인 증여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상장 이후 박 팀장은 새빗켐 주식 103만9189주를 보유한다. 이 가운데 절반인 51만9595주는 상장 후 2년 간, 나머지 절반은 상장 후 6개월 간 매각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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