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금투협 회장 선거]"사람 중심 금투협 꿈꾼다…IB 사업 제도적 지원"⑬김해준 "고금리 시대, 신IB사업 출현 불가피…배당소득세 개편으로 초고령사회 대비"
김지원 기자공개 2022-11-16 07:25:13
[편집자주]
제6 대 한국금융투자협회 협회장 선거의 막이 올랐다. 공모 일정을 본격화하기 전부터 경쟁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금투협 회장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자본시장 주요 플레이어의 입장을 대변해 정부당국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어깨가 무겁지만 그만큼 명예와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자리다. 금리 인상, 증시 위축 등으로 자본시장이 흔들리는 지금, 위기를 돌파할 리더는 누구일까. 더벨이 협회장 후보 출사표를 던진 인물의 면면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4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람은 바꿔 쓸 수 없다는 게 철칙이다. 한 번 좋았던 사람은 끝까지 믿고 키워줘야 인재를 모을 수 있다."지난 10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김해준 전 교보증권 대표는 '사람'의 힘을 거듭 강조했다. 6명의 후보자 중 가장 긴 IB 영업경력과 CEO 경력을 지닌 만큼 좋은 인재를 알아보고 키우는 데 누구보다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약을 위한 공약 없이 현실적으로 추진 가능한 업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인력과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해 금융투자협회의 소통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배당소득세 개편 △신수익원 창출 지원 등을 통해 회원사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무진 중심 상시 채널 구축
김 후보자의 공약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소통'이다. 수십 년의 IB 영업 경험으로 쌓은 소통력을 금투협에서 다시 한번 발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실무진 중심의 상시 채널 구축'을 첫 과제로 제시했다.
김 후보자는 소통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대신 기존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을 택할 계획이다. 13년간 증권사 CEO를 맡으며 새 인재 육성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느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금투협은 영업조직이 아니라 소통조직이기 때문에 기존 인력들이 정부, 국회 등에서 구축해둔 네트워크를 잘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관리 조직을 손대지 않고 최대한 안정감 있게 협회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협회에서 일 잘하는 직원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중용할 것"이라며 "외부 인력을 영입하기보다는 기존 인력에게 파격 승진 등의 확실한 성과보상 시스템을 제공해 동기부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과거 직접 두 발로 뛰며 영업왕에 올랐던 경험을 살려 금투협 회장이 되어서도 회원사를 직접 만나러 다니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재가 만사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증권사와 운용사를 적극적으로 방문해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의 고충을 듣고 함께 머리를 맞댈 것"이라고 말했다.
◇"배당 소득세제 개편 통해 초고령사회 대비해야"
김 후보자의 오랜 고민 중 하나는 인구노령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17.5%를 차지한다. 고령사회 기준(14% 이상)을 이미 뛰어넘었다. 김 후보자는 근시안적 재정지원만으로는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초고령사회 대비를 위한 자본시장의 과제로 '배당소득세 개편'을 꼽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은 연 2000만원으로 이를 초과할 경우 종합과세 대상으로 분류된다. 건강보험료 부담도 늘어난다. 절세를 위해서는 배당을 받지 않고 해당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이득인 셈이다.
이미 주식·배당 중심의 투자문화가 자리 잡은 미국의 경우 1년 이상 보유한 주식은 장기 보유로 구분해 분리과세한다. 국민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다.
김 후보자는 "65세 이상 인구가 30%를 돌파하면 재정적자가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노인 은퇴자들이 배당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제도가 구축돼야 하는데 현재의 과세 제도 하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투협 회장이 되면 미국의 분리과세 사례를 참고해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를 개편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배당투자 보편화를 통해 노인층의 안정적인 수입이 확보되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파이와 수익도 자연스레 확대될 거란 그림이다.
◇"신 IB사업 출현 필연적…제도적 지원으로 보조 맞출 것"
30여 년간 IB 업계에 몸담았던 김 후보자는 본격적인 고금리 시대에 진입한 만큼 금융 시장에도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투협 회장 당선 시 회원사들에게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신 금융 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주문하고 이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보조를 맞추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과거 회사채와 증자 업무가 자리 잡은 이후 카드채,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이 출현했고 이후 PF(프로젝트 파이낸싱)가 등장했다"며 "PF는 저금리 시대에 활성화되기 시작해 고금리 시대에 위기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금리 시대에는 발행사와 IB업무를 담당하는 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의 IB 상품이 생겨날 것"이라며 "해당 상품이 자본시장에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상자산사업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가상자산 투자가 실체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아직 없다"며 "가상자산사업이 금융 시장의 새로운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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