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리츠는 지금]전략 빗나간 SK그룹 리츠, 주가·배당 '딜레마'대형화에 차입금 부담 증가, 계열 시너지 효과 기대 '난망'
신준혁 기자공개 2022-11-25 07:57:28
[편집자주]
국내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휘청이고 있다. 끝없이 상승했던 주가가 금융시장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곤두박질쳤다. 중소형 리츠 뿐만 아니라 2조원 이상 대형 리츠도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리츠를 상장시킨 운용사들은 제각기 경영전략을 새로 짜고 위기 대응에 분주하다. 부동산 매각과 유상증자, 자금차입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연 희망은 있는 것일까. 21개 주요 상장 리츠의 2023년도 경영전략과 예상배당수익률, 배당가능이익을 나타내는 재표인 사업운영수익(FFO) 등을 통해 이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3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리츠와 디앤디플랫폼리츠가 내세운 전략 키워드는 각각 대형화와 디벨로퍼형 복합리츠였다.SK리츠는 대형화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 자산을 매입해 덩치를 키웠다. 운용자산(AUM)이 크게 늘어난 반면 차입금을 늘리는 과정에서 배당여력은 다소 줄어든 편이다.
디앤디플랫폼리츠의 경우 디벨로퍼 SK디앤디가 개발한 자산을 편입하는 방식의 딜파이프라인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가시적인 시너지가 지연된 탓에 주가 방어를 두고 고전하는 중이다.
◇SK리츠, 사이즈업 후 주주가치 제고 고심
상장리츠협회에 따르면 SK리츠는 22일 기준 2조4580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21개 상장 리츠 가운데 단연 1위다.
주요 자산은 서울 종로 서린빌딩과 성남 분당 U타워, 116개 주유소다. SK에너지가 보유 중인 주유소 자산의 절반 가량은 수익성이 높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위치한다. 임대계약은 지역별 CPI와 연동된 구조로 인플레이션 헷지수단 역할을 한다. 특히 임대인에 유리한 트리플넷(NNN) 구조를 통해 비용 변동성을 낮추고 배당 안정성을 높였다.
SK리츠는 최근 종로타워를 인수해 AUM를 3조1000억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매입비용으로 6215억원을 지불했다. 부대비용과 예비비 등 553억원을 더하면 총 6743억원을 투자한다. 3.3㎡(평)당 매입가는 3390만원이다.
인수자금은 보증금 106억원과 담보대출금 2448억원, 출자금 4214억원으로 구성된다. 모리츠인 SK리츠가 4214억원을 출자하고 자리츠인 토털밸류1호가 담보대출 2448억원을 실행한다.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자 업계 최초로 전환 사채와 무보증 회사채, 담보차입을 섞는 방식으로 조달금리를 낮췄다. 가중평균 금리는 4.8%, LTV 60% 수준이다. 전환사채와 무보증회사채, 담보차입(1년) 금리는 각각 2%, 5.06%, 5.07%다.
다만 종로타워 매입과정에서 차입금을 늘린 탓에 배당금은 일시적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
실제 3·4분기 예상 배당금은 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SK리츠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연속으로 초과배당금을 지급했지만 3분기부터 사업계획상 예상 배당금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예상 배당금은 주당 66원이다.
부채규모는 지난해말 기준 1조1080억원이다. 순부채비율은 131.6% 수준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리츠의 순부채비율이 2024년말 163.1%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파이낸싱 기간은 아직까지 여유가 있다. 시설자금 명목으로 빌린 1조2296억원 규모의 장기차입금 만기일은 2024년 7월과 2025년 6월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종로타워 편입한 여파로 내년 배당금이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 있으나 약 400억원의 유보현금을 동원해 배당 하락을 방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앤디플랫폼리츠, 물류센터 위주 애매한 포지션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SK디앤디가 100%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자산운용사다. 지난해 디앤디플랫폼리츠 상장 당시 국내 최초의 디벨로퍼형 리츠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최대 주가 하락폭을 기록하며 투자매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 중이다. 주가는 22일 종가 기준 3240원으로 52주 신고가 대비 41% 감소했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36% 추락한 수준이다.
주가 할인요인은 SK디앤디와의 부족한 시너지 효과가 꼽힌다. 디벨로퍼 사업과 연계된 자산 개발과 편입이 효율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물류센터 비중을 키우면서 수익성이 정체된 요인도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SK디앤디와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시장 침체기에 진입한 물류센터 비중이 투자액 기준 42%를 차지했고 백암 물류센터 편입이 지연된 탓에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가순자산가치배율(P/NAV)은 10월 14일 종가 기준 0.7배를 기록했다. 자산가치에 비해 디스카운트 현상이 과도하게 나타난 셈이다. 사업운영수익배율(P/FFO)도 11배 수준으로 적정자산가치와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 구간에 머물렀다. 현금배당금과 배당률은 상장 당시 제시한 예상치에 부합했다.
당장 노출된 리파이낸싱 리스크는 없다. 2024년 6월 만기가 도래하는 용인백암1센터 차입금은 617억원으로 전체 12% 수준이다. 2025년 리파이낸싱 예정인 세미콜론 문래와 용암백암2센터의 차입금은 약 4200억원으로 전체 79%를 차지한다.
국내 자산의 차입금은 모두 고정금리로 설정됐다. 세미콜론 문래와 용인백암1센터는 각각 2.7%와 2.9% 고정금리를 설정했다. 용인백암2센터의 고정금리는 3.95%로 다소 높은 수준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