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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분할' OCI-동국제강, 자금 소요없는 오너 지배력 예고 세제혜택 일몰전 선제적 지주사 전환…상이한 분할비율

박기수 기자공개 2022-12-19 07:35:09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2일 16: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인적분할에 이은 지주사 전환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달 말 OCI가 발표한 인적분할안과 매우 흡사하다. 내년 말 일몰하는 지주사 전환 세제혜택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선제적으로 지주사 전환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인적분할과 지주사 전환 과정이 모두 끝나면 동국제강과 OCI 오너들은 특별한 자금 소요 없이 지주사 지분율 확보를 통해 그룹 전체의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두 회사의 분할 과정에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분할비율이 상이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OCI와 닮은 꼴…세제혜택 일몰 전 오너 지배력 강화 노렸나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이달 9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통해 철강 사업을 열연 신설법인인 '동국제강'과 냉연 신설법인인 '동국씨엠'으로 분리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동국제강은 '동국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한다. 인적분할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내년 5월 17일 개최되고, 주총 통과 시 분할 기일은 6월 1일이 될 전망이다.

동국홀딩스는 분할 완료 후 공개 매수 방식의 현물 출자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의 인적분할은 지난 달 말 OCI가 발표한 구조와 매우 비슷한 형태다. OCI는 화학 사업을 분할해 신설법인인 OCI를 세우고 존속법인의 사명을 OCI홀딩스로 바꾸기로 했다. 분할 이후에는 OCI홀딩스가 유상증자를 단행해 공개매수를 통한 OCI 주식을 현물출자 받기로 했다.

OCI와 동국제강 모두 인적분할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대주주들의 지배력 강화다. 인적분할 이후 동국홀딩스의 주가 대비 동국제강·동국씨엠의 가치가 높을때 동국홀딩스가 현물출자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고, 오너 일가가 보유한 사업회사 지분을 모두 홀딩스 지분으로 바꿀 경우 홀딩스의 지배력이 높아진다.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지주사 전환 이후 홀딩스의 지배력만 취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다.

OCI도 마찬가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OCI와 동국제강은 지주사 전환 시 세금을 이연해주는 혜택이 일몰하기 전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나섰다는 공통점도 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정부는 주주가 주식을 현물출자할 때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지주사의 주식을 처분할 때까지 이연해줬다. 즉 동국제강 오너 일가가 동국제강·동국씨엠의 주식을 동국홀딩스에 출자하고 홀딩스 신주를 받을 때 원래는 세금을 내야하지만 이를 홀딩스 지분을 팔기 전까지 이연해 준 셈이다. 오너 일가가 홀딩스 지분을 팔 유인은 없어 사실상 면제와 비슷한 효과다.

이 혜택은 정부의 세제개편을 통해 내년 말 일몰된다. 오너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내년 중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마무리해야 하는 셈이다.

두 회사 모두 오너 일가들의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동국제강은 2022년 3분기 말 기준 장세주 회장(13.94%)과 장세욱 부회장(9.43%)을 비롯해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이 26.28%로 전체 지분의 30%도 갖고 있지 않다. OCI 역시 올해 3분기 말 기준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율이 22.24%에 불과하다.

OCI와 동국제강이 지주사 전환을 거치기 전에 거쳐야 할 과제는 분할 신설회사의 지분 20%를 홀딩스가 확보하는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가 보유하는 상장 자회사 의무 보유 지분율을 20%로 정하고 있다.


◇자사주 4.1% 활용 가능한 동국, OCI와 분할비율은 '상이'

인적분할 과정에서 자사주 보유 현황도 관심사다. 자사주는 인적분할 과정에서 의결권이 부활해 오너 입장에서 경영권 확보에 유리한 존재로 활용된다. OCI와 동국제강 모두 보유 자사주가 매우 많은 수준은 아니다.

우선 OCI의 경우 현 시점에서 보유 자사주가 없다. 다만 올 3월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에 따라 분할 전에 발행주식의 1.26% 수준인 보통주 30만주를 취득할 수 있다.

동국제강은 발행주식의 4.1%인 393만280주를 자사주로 보유 중이다. 인적분할 이후 동국홀딩스는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의 지분 4.1%를 보유할 전망이다.

두 회사의 눈에 띄는 차이점은 분할비율이다. OCI의 경우 분할비율이 홀딩스와 사업회사가 약 68.8:31.2로 분할 이후 기존 주주들이 홀딩스의 주식을 더 많이 갖는다.

반면 동국제강의 경우 동국홀딩스와 동국제강, 동국씨엠의 분할비율이 각각 약 16.7:52;31.3으로 정해졌다. 사업회사의 분할비율이 전체의 8할을 넘기는 셈으로 OCI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오너 일가들이 특별한 자금 소요 없이 그룹의 지배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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