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인사풍향계]사상 첫 '12월' 그룹 임추위 배경은 무엇⑦8년 만에 깨진 2월 임추위 관행…신임대표 임원 인사·1분기 효율 극대화 차원
최필우 기자공개 2022-12-16 08:01:01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첫 정기인사가 시작됐다. 올해 3월 취임한 뒤 다양한 영역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함 회장은 이번 정기인사를 계기로 확실한 자신의 색깔을 추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태 전 회장 시절 구축했던 조직과 인물에 변화를 주는 것은 그 첫번째 수순이다. 더벨은 하나금융지주 경영진과 자회사 CEO 인사를 통해 함 회장이 추구하는 변화의 방향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이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한 이래 처음으로 주요 관계회사 대표를 12월에 추천했다. 2월에 임추위를 개최하고 3월에 신임 대표가 취임하는 관행이 8년 만에 깨졌다. 올해 3월 취임 후 9개월 째 인사를 하지 못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하나금융지주는 2014년 12월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그룹임추위를 신설했다. 그룹임추위는 주요 관계회사 대표와 하나금융지주 등기임원(대표이사 회장 제외)을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주요 관계회사는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보험, 하나저축은행 등 6곳이다.
그룹임추위는 2015년 한 차례 8월에 계열사 대표를 추천한 적이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으로 통합 하나은행을 이끌 행장을 새로 선임해야 하는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평시에는 2월에 계열사 대표를 추천했다. 하나금융 구성원 대부분 이번에도 내년 2월께 계열사 대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금융의 계열사 대표 추천 시기는 여러 비효율이 발생했다. 신임 대표가 취임 직후 임원 인사를 할 수 없는 게 대표적이다. 하나금융 계열사들은 통상 12월에 정기인사를 단행한다. 이듬해 3월에 취임해는 신임 대표는 전임자가 뽑은 임원들과 9개월 간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한다. 신임 대표가 구상한 경영 전략이 탄력을 받기 어려운 여건이다.
함 회장도 올해 회장 취임 후 같은 맥락의 비효율을 겪었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이 퇴임 직전 임명한 계열사 대표들과 9개월 간 손발을 맞췄다. 함 회장은 취임 당시 옛 것을 물들여 새 것을 만든다는 뜻의 사자성어 '염구작신'을 언급하기도 했으나 이번에 새 얼굴을 전진 배치했다. 신임 대표들은 비슷한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과감히 관행을 깰 필요가 있었다.
함 회장은 그룹 영업 역량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계열사 추천 시기를 조율해야 했다.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는 타 금융그룹의 경우 12월에 계열사 대표를 추천한다. 인사 및 조직 개편 직후인 1분기 신년 경영 전략을 일사불란하게 이행하기 위해서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대표 거취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영업 효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오랜 기간 영업 현장에 있었단 함 회장이 가졌을 법한 문제의식이다.
하나금융은 앞으로도 12월에 계열사 대표를 추천하는 일정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열 하나생명 대표가 하나은행장 후보로 추천되면서 공석이 될 하나생명 신임 대표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정해야 한다. 곧 임기가 만료되는 하나벤처스, 핀크 대표의 연임 또는 교체 여부는 그룹임추위가 아닌 지주 관계사경영위원회를 거쳐 정해질 예정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주와 계열사 구성원 대부분 이달에 임추위가 열릴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경쟁사 대비 늦은 계열사 대표 인사로 겪었던 불편들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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