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20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관리종목 지정 제도가 완화돼 좋지만 흑자 전환을 위해 노력했던 부분이나 기업의 펀더멘탈을 되짚어볼 지점이 하나 없어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긴 합니다."최근 만난 한 코스닥 상장사 IR 담당자가 건넨 얘기다. 그가 근무하는 상장사는 관리종목은 아니지만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마저 적자 경영을 한다면 관리종목에 지정됐을 상황이다. 연초부터 경비 절감과 원가 회복 등 수익성 확보에 허리띠를 졸라맨 이유다. 올해 상반기 소액이지만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연간으로도 흑자 전환이 가시화됐던 차다.
그러던 중 금융당국이 지난 9월 '제3차 금융규제 혁신회의'에서 상장폐지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가장 눈길을 끈 대목은 4년 연속 영업손실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및 5년 연속일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 등을 제외하겠다는 항목이다. 경영난을 겪는 많은 코스닥 상장사에겐 희소식이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이 시행된 이달 12일 원풍물산과 광무, 에스엘바이오닉스, 유아이엘, 에이디칩스, 제넨바이오, 이엠앤아이, 중앙디앤엠, 리더스코스메틱 등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9개 기업이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또 반기 재무제표 검토 의견이 비적정 등의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던 세종텔레콤과 비보존 제약, 알파홀딩스도 불명예 꼬리표를 떨쳐냈다.
이날 일부 상장사는 상한가를 맞으며 주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다만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관리종목에서 제외된 12개 코스닥 상장사 중 절반은 여전히 투자주의 환기종목이다. 일부는 올해 3분기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5년 연속 적자도 우려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기업의 본질이 아닌 제도 변화만으로 투자자들이 몰렸다.
물론 연초부터 제도 개선과 무관하게 흑자 전환에 집중한 곳도 있다. 화장품 전문기업 리더스코스메틱은 지난 4월 골판지 사업을 영위하던 100% 자회사 '산성피앤씨'를 합병해 체질개선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 435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1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의 성과를 거뒀다. 제도가 개선되지 않았더라도 관리종목에선 제외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이번 상장사 퇴출제도 합리화는 기업의 부담 완화와 투자자 보호에 방점이 찍혀있다. 관건은 금융당국의 기대효과가 실현되느냐다. 금융당국이 2009년 2월 '상장·퇴출제도 선진화 방안'을 통해 장기 영업손실 기업(한계기업)에 대해 관리종목 지정 및 상장폐지 제도 신설로 시장 건전성을 제고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목표를 다시 한번 곱씹게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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