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집중' DL, 디벨로퍼 법인 지분 DL이앤씨로 양도 건설사로 투자 사업 일원화, 행위제한 요건 해소 목적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2-12-22 08:36:2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14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그룹 지주사 DL이 보유 중이던 SOC(사회간접자본) 디벨로퍼 민간투자회사 2곳의 지분을 자회사 DL이앤씨로 넘겼다. 지난해 초 지주사로 바뀐 DL이 그 역할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무관한 사업을 정리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DL이앤씨에 관련 사업을 집중시키기 위한 목적도 엿보인다.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DL이 가지고 있던 서울터널 주식 344만1600주(18%)와 대구그린에너지센터 주식 17만7800주(3.82%)를 취득하는 이사회 안건을 최근 통과시켰다. 두 거래는 23일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터널 지분은 70억원 가량을 투입해 사들이는 반면 대구그린에너지센터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오히려 DL로부터 72억원을 받고 주식을 얻는다.
건설사가 아닌 지주사가 해당 사업체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배경을 보려면 지난해 초 이뤄진 분할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20년 하반기 들어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본격화한 DL(당시 대림산업)은 건설사 DL이앤씨와 석유화학회사 DL케미칼을 떼어내며 지주사로 전환했다. 서울터널과 대구그린에너지센터는 대림산업 시절이던 2010년대 초반 투자한 사업이다. 지주사 전환을 마친 뒤로도 줄곧 DL이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사업 성격상 DL이앤씨가 해당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초 분할을 마친 후 디벨로퍼 역량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단순 시공 형태의 도급 공사 비중을 낮추고 사업 발굴부터 기획, 금융 조달, 건설, 운영을 도맡는 자체 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지분 모으기도 결국 디벨로퍼 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특히 DL이앤씨는 단기적으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해 회수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계획인데 이번 지분 확보도 이 같은 전략 하에 이뤄졌다고 봐야 한다.
DL이앤씨가 지분을 보유하게 될 대구그린에너지센터의 경우 자금 회수까지 시간이 다소 필요해 보이지만 서울터널은 상황이 다르다.
대구시에서 나오는 생활폐기물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해 공급하는 대구그린에너지센터의 경우 지난해 매출 120억원, 영업적자 55억원을 기록했다. DL은 2010년대 초반 GS건설이 꾸린 컨소시엄에 참여했으나 아직 성과가 좋지 않다.
반면 서울터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흑자가 전망된다. 서울 서남권과 도심을 직접 연결하는 신월여의지하도로를 운영하는 법인이다. 왕복 4차로, 총연장 7.53km 길이로 국회대로 지하 50~70m를 지나는 대심도 지하터널이다. 2015년 착공해 공사 5년 반 만인 지난해 4월 개통했다.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이 적용돼 30년 동안 민간사업시행자가 직접 운영하며 수익을 갖는다. 개통 첫 해인 지난해 매출 212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냈다. DL은 해당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 중 보유 지분율(18%)이 가장 많다. 지분율만큼 수익도 가져올 수 있다.
DL의 이번 지분 매각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지주사는 자회사 이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은 전환 후 2년 이내에 해소해야 하는데 지난해 초 지주사로 출범한 DL은 내년 초까지 관련 작업을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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