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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텍 오너, '지분율 20%' 약속 지킬까 최현식 회장, 3자유증·장내매수로 지배력 확대...일부 주주, 가처분 소송 제기

박상희 기자공개 2022-12-29 08:07:28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7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9년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아이텍'을 인수한 최현식 회장의 약점은 '지배력'이었다. 최근 최 회장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장내매수 등을 통해 아이텍에 대한 지분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 회장은 아이텍에 대한 지분율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분율 확대 기폭제가 된건 유상증자였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아이텍이 발행하는 약 38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로 발행되는 61만223주를 인수했다. 납입일은 지난 16일이었다. 이를 통해 최 회장은 아이텍 지분율을 기존 1.57%에서 4.54%로 끌어올렸다.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이 2.97%포인트(p) 상승했다.

아이텍의 최대주주는 최 회장이 100% 지분을 소유한 포틀랜드아시아다. 포틀랜드아시아 보유 지분 12.34%에 최 회장의 지분율이 더해지면서 최대주주 지분율이 15%로 상승했다.

최 대표는 유상증자 발행가에 할인율이 적용되면서 장내에서 지분을 매집하는 것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확보하는 효과를 봤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18조(유상증자의 발행가액 결정)에 따르면 제3자배정 증자 때 할인율은 10% 이내로 정해야 한다. 최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1주당 기준주가 6955원에 10% 할인율이 적용된 6260원에 신주 61만223주를 배정받았다.

유상증자 전후로도 장내 매수를 통한 추가 지분 확대 행보가 계속됐다. 최 회장은 최근 아이텍 지분율이 4.91%로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포틀랜드아시아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 15.22%를 포함하면, 최대주주 지분율은 15.37%로 상승했다.

아이텍 관계자는 "최 회장은 연초 지분율을 2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면서 "내년에도 지분율을 높이는 작업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출처: 전자공시시스템

최 회장은 2019년 지분 12.01%를 취득하면서 아이텍 경영권을 손에 넣었다. 포틀랜드아시아가 아이텍 지분 9.90%를 보유했고, 최 회장은 아이텍 지분 2.11%를 보유하는 구조였다. 최 회장은 아이텍의 최대주주지만 보유 지분율이 10% 초반에 그쳐 적대적 M&A 등에 노출될 위험성이 컸다.

실제 최 회장은 아이텍 경영권 인수 이후 지배력을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자금을 썼다. 아이텍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했던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이 지배력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아이텍은 자금조달을 위해 2018년과 2020년 주식자본시장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 등 메자닌을 집중적으로 발행했다. 메자닌 인수자들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하거나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최대주주 지분율 하락이 예견된 상태였다. 최 회장은 인수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주식을 시장에서 장내매수하는 방법으로 10%대 초반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최소한의 지배력 방어에는 성공했다는 의미다.

아이텍은 상반기 기존에 발행했던 CB나 BW를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상환을 완료했다. 최 회장은 메자닌의 오버행 이슈가 마무리되자 지배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다만 이런 최 회장의 행보는 일부 개인주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유상증자 이사회 결의가 공시되자 김봉석씨를 비롯한 소액주주 7인은 수원지방법원에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 소송을 냈다.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희석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들은 이달 2일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이후 약 2주 만인 15일 소송을 취하했다.

아이텍 관계자는 "일부 주주가 유상증자 발행 배경을 오해해 가처분 신청 소송을 제기했으나 원만하게 합의에 이르렀다"면서 "최대주주가 지분율을 높여 안정적인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을 원하는 주주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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