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0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기 후방동체 전문기업 아스트의 최대주주 변경을 놓고 설립자인 오너 김희원 대표의 결단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아스트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연합자산관리(유암코)’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다. 김 대표가 이미 지난해 씨에스윈드와 경영권 매각 논의를 진행하다 결렬된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지분 매각 결정은 급작스런 의사결정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아스트는 내년 2월 최대주주가 김희원 대표에서 유암코로 변경된다. 유암코는 아스트 최대주주인 김 대표가 보유한 280만6339주(지분율 10.68%) 가운데 180만주(지분율 6.85%)를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유암코는 김 대표 지분 인수와 함께 아스트가 추진하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지원해 11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사업을 진행하는데 필요한 자금 지원을 진행하면서 지배력도 확실하게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아스트 경영 위기의 원인이었던 코로나19 사태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항공 산업이 회복되기 시작했고 실적도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매각은 아쉬움이 남는 결정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 대표는 그동안 경영 일선에서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펼쳐왔지만, 1955년생으로 고희(古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2세가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승계도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아스트는 팬데믹이 절정이던 지난해 씨에스윈드와 M&A를 논의하기도 했다. 김 대표에게 경영권 매각 의지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대표가 유암코를 M&A 거래 파트너로 점찍은 것은 자금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의 구주를 인수하는데 그치지 않고 유상증자와 CB 지원을 통해 아스트에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수혈해 줄 든든한 동아줄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아스트는 재무상태 악화의 영향으로 유동성 문제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적 회복을 꾀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누적된 적자의 늪을 끝내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아스트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 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은 151.1% 증가한 1197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대 매출을 복구했다. 개별 기준으로도 누적 영업이익은 67억원으로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매출액도 1151억원으로 156% 늘었다.

하지만 팬더믹으로 어려움을 겪던 2020년과 2021년에 잇따른 적자로 인한 타격을 이겨내지 못했다. 재무상태가 빠르게 악화됐다.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2019년말 2181억원에서 올해 3분기말 1282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대로 부채총계는 3322억원에서 3740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019년말 152.4%에서 올해 3분기말 291.7%로 크게 올랐다. 부채비율은 통상 200%를 넘기면 위험선으로 평가한다.

보유현금이 급격하게 줄어든 점도 외부투자 유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연결기준 현금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2019년 말에 349억원 규모였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말에는 5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아스트 관계자는 “그동안 현금 유동성이 어려웠던 상황에서 실적 회복을 통해 극복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면서 “특히 2020년과 2021년 잇따라 적자가 쌓이면서 재무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