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승부수]신협, 디지털 혁신 통해 20·30 공략가계·기업 모바일 플랫폼 구축…예대율 관리는 과제
김형석 기자공개 2023-01-17 08:13:35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6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협동조합이 탄탄한 대출 성장세와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협은 올해 디지털 금융 고도화를 통해 가계와 기업고객을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모바일금융 서비스 확대로 고객 접점을 확대해 신규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출 확대를 위한 견실한 성장으로 그간 신협의 손발을 묶어온 대표적인 규제인 ‘경영정상화 약정(MOU) 조기 해제’도 추진할 계획이다.다만, 예대율 상승은 향후 대출 성장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수신잔액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대…우량 고객 확보
신협이 가장 강화하고 있는 부문은 디지털 혁신이다.
신협은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바일 웹에서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브랜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구축을 진행하고 있는 모바일브랜치사업은 앱(App) 중심의 모바일 금융서비스를 모바일 웹(Web)에서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모바일브랜치는 별도의 앱 설치와 인증서 없이 모바일 웹에서도 △여·수신 상품 가입 △체크카드 및 지역화폐 발급 △조합원 정보 변경 △이용조회 동의서 수집 △회비납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신협은 올해 상반기 모바일브랜치 구축을 완료한 뒤 하반기에 오픈할 예정이다.
기업과 개인사업자 전용 모바일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신협은 최근 핀테크 전문기업 아톤(ATON)과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 전자금융 채널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의 골자는 기업용 모바일뱅킹 '기업ON뱅크(가칭)'의 신규 개발과 기업 인터넷뱅킹의 리뉴얼 오픈이다. 현재 개인 고객만 이용이 가능한 모바일뱅킹을 사업자용 버전으로 신규 개발하고 지난 2012년 구축했던 기업뱅킹에 사용자 친화적인 여러 서비스를 탑재해 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핀테크 등 외부 플랫폼과의 새로운 비즈니스로 연계도 강화한다. 우선 오픈 API(Open API) 플랫폼을 구축한다.
신협이 모바일 금융 혁신을 올해 핵심 전략으로 세운 데에는 타 금융기관 대비 취약한 젊은 층 확보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협 이용자는 1300만명에 달하지만 모바일뱅킹 가입자는 300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협은 그간 주요 고객층인 중·장년층을 위해 모바일플랫폼보다는 대면영업에 집중해왔다.
디지털금융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임원은 배봉숙 이사다. 서울 오류신협(현 다온신협) 이사장 출신인 배 이사는 신협중앙회 선출이사를 거쳐 신협의 IT 업무를 전담하는 전산위원장을 역임했다.
◇ 치솟은 예대율 관리 과제
신협은 고객 유치 확보와 안정적인 여·수신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수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대율이 상승하고 있고, 잇단 금융사고에 따른 내부통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협의 최근 예대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신협의 예대율(단순 산출)은 85.7%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2년새 가장 높은 수치다.
신협의 예대율은 지난 2021년 4월 처음으로 80%를 넘은 이후 지난해부터 상승폭이 커지고 있다. 신협의 예대율이 상승하고 있는 데는 수신 성장세가 대출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협의 대출은 12.7%(12조758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신액은 10.4%(11조813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예대율은 전체 대출을 예금 또는 예탁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상호금융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상호금융의 예대율은 80%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따라 시행했던 예대율 규제를 오는 2024년 4월까지 유예하고 있다. 대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신협 입장에서는 올해 하반기까지 추가적인 수신액 확보가 필요하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신협은 기존에 핵심 고객층인 50대 이상을 주요 타깃으로 해왔다"면서도 "향후 신협이 자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20~30대 젊은층 유치가 필요한데, 모바일플랫폼 구축은 이 같은 취지와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준금리 상승 등의 여파로 수신확보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자금 조달을 위한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원가성예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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