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고 반등한 이니스프리, '서민정 승계 지렛대' 역할 커지나 6년만에 수익성 회복. '배당금·지분 매각' 후계 재원 활용 관측
변세영 기자공개 2023-02-06 08:15:2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니스프리가 V자 반등에 성공하면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서민정 럭셔리 브랜드 Division AP팀 담당의 승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실적이 회복하면서 이니스프리의 기업가치가 증대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서 담당은 이니스프리 지분 18.18%를 보유한 만큼 매각 등을 활용해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분을 늘려나갈 것이라는 해석이다.지난해 이니스프리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4% 감소한 2997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면서 매출액이 소폭 하락했다. 눈길을 끄는 건 수익성 측면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324억원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자연주의 콘셉트로 큰 사랑을 받았던 이니스프리는 2016년(7679억원) 정점을 찍고 실적 이 하락 곡선을 그려왔다.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5989억원 2019년 5519억원, 2020년 3486억원, 2021년에는 3071억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04억원, 626억원, 69억원, -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 반등은 무려 6년만 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가 온라인 전환 과정에서 중국 등 오프라인 매장을 많이 줄였다"며 "그간 매장 축소 작업이 계속 비용으로 발생하다 어느 정도 일단락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니스프리는 그룹 후계자로 통하는 서 담당의 승계에 효과적인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지분 구조를 보면 서 회장 53.78%, 서 담당 2.93%, 서 회장의 차녀인 호정 씨가 0.12% 등을 보유한다. 서 담당은 지분율이 낮은 만큼, 추후 서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거나 직접 장내 매수 등을 통해 지주사 지분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서 담당은 이니스프리를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서 담당은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자신이 보유한 에뛰드와 에스쁘아 지분을 모두 처분(무상소각)했지만 이니스프리(18.18%)만큼은 남겨뒀다. 통상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기업가치가 상승해 자연스레 보유 지분의 가치도 올라간다. 업계는 서 담당이 서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을 때 이니스프리 지분을 매각해 세금납부에 활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니스프리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서 담당이 이니스프리 지분을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폭이 커진 셈이다.
승계에 활용할 수 있는 배당금 실탄도 쏠쏠할 전망이다. 보통 배당 규모는 일회성 비경상 이익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아직 이니스프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가 나오지 않아 이익잉여금 등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할 순 없지만 전년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에서 배당금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니스프리는 2018년 100억원, 2019년 1080억원(중간배당 포함), 2020년 78억원, 2021년 17억원, 2022년 13억원을 각각 배당했다. 보유 지분율에 대입해 보면 서 담당은 18억원, 194억원, 14억원, 3억원, 2억원을 각각 배당금으로 수취했다. 특히 2018년에 이니스프리가 이례적으로 1000억원 규모의 중간 배당을 진행하면서 서 담당은 현금을 대거 확보했다. 2018년부터 서 담당이 이니스프리 배당으로 수취한 금액은 23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니스프리는 지난해 제품 경쟁력 강화와 온라인 채널 판매 호조로 실적이 개선됐다"며 "이니스프리 실적 개선을 승계와 직접 연결해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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