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오아시스 결국 철회…이커머스 1호 경쟁 '원점으로'유니슨캐피탈 반대 결정적…이사회 열어 설득 나섰지만 끝내 동의 안해
최윤신 기자공개 2023-02-13 16:37:1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16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단위 기업가치로 코스닥 입성을 도모하던 오아시스가 결국 공모를 철회했다. 기대보다 몸값을 낮춰 상장을 강행하기보단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증시 입성을 다시 추진하기로 이사회의 의견이 모였다.지난달 철회를 공식화한 컬리에 이어 오아시스마저 상장을 철회함에 따라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 경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대형화를 추진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이커머스 업계의 특성상 대형공모주가 살아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돼야 1호 상장 기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2년간 공들인 IPO 작업 무산
오아시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진행하던 공모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를 토대로 희망공모가격을 밑도는 가격에 공모를 진행할지 여부를 논의했는데,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진 논의 끝에 결국 상장을 철회하는 쪽으로 의견이 수렴됐다.
흑자기조를 보이고 있어 당장 운영자금 등의 수혈이 필요하진 않은 만큼 향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시점에 다시 공모를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2021년 5월 NH증권·한국증권과 대표주관계약을 맺고 상장을 준비해 온 오아시스는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후 4개월여가 지난 12월 29일 심사를 승인 받았다. 심사 승인 이후 약 2주만인 지난 1월 1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시동을 걸었다.
프리IPO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이미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증권신고서에서 얼어붙은 시장상황을 고려해 최종 투자유치 당시의 기업가치보다 몸값을 낮췄다. 밴드 하단 기준 몸값은 9679억원으로 1조원 아래로 설정했다.
그러나 지난 7~8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밴드 하단 아래로 가격을 써내며 이 가격으로도 공모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오아시스는 수요예측 이후 주말까지 고심을 이어갔고, 결국 이날 이사회에서 공모를 철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날 이사회에선 가격을 낮춰 상장을 진행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재무적투자자인 유니슨캐피탈 측이 강경한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이사회 구성원들은 유니슨캐피탈 측 설득에 나섰지만 최종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슨캐피탈은 자신의 투자 당시 밸류보다 상장 밸류에이션이 낮아지는 것을 용인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슨캐피탈은 프레시오아시스를 통해 2021년 7월 7500억원의 밸류로 500억원을 투자했다. 유니슨오아시스는 이후 구주를 사들였는데, 시점을 고려할 때 매입 가격은 프레시오아시스보다 비쌀 것으로 추정된다.
이사회 결의는 과반의 찬성으로 가능하지만 결국 투자자의 반대를 넘지 못했다. 업계에선 유니슨캐피탈이 투자 당시 비토권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해뒀고, 이 때문에 단순히 의결권을 행사해 상장 강행을 결의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 쉽지 않은 이커머스 1호 상장
상장 철회를 결정한 오아시스가 언제 다시 IPO에 임할지는 미지수다. 오아시스는 이번 상장 추진 과정에서 IPO와 관련해 기존 투자자들과 맺은 약정이나 시한은 없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주요 투자자들 중 캐피탈게인을 추구하는 재무적투자자(FI) 비중이 높기 때문에 상장을 언제까지 미룰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공모를 철회한 컬리에 이어 오아시스마저 IPO 철회결정을 내리며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의 주인공도 다시 미궁속으로 빠지게 됐다. 컬리와 오아시스가 상장을 추진하려면 다시 예비심사부터 절차를 밟아야 한다. SSG닷컴과 11번가 등도 아직 예비심사 청구절차를 밟지 않은 상태라서 모두 원점에서 상장 경쟁을 펼치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이커머스 회사들은 무리한 확장보다는 생존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이커머스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다시 호의적으로 돌아설 때 우르르 상장에 나설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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