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펀드 분리과세 부활 가능성에 업계 '시큰둥' 혜택 한도 효용 적어…공모주 한파에 우선배정 혜택도 희석
윤종학 기자공개 2023-02-16 08:28:41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0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하이일드채권 안정화를 위해 펀드에 분리과세 혜택을 주는 방안을 내놨지만 사모운용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분리과세 혜택에 하이일드펀드로 대거 자금이 몰렸던 상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분리과세, 공모주 우선배정 등 혜택을 노리고 펀드를 설정하기에는 효용이 적다는 평가다.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달 24일 본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번 개정안 내용 중 하이일드채권 펀드에 분리과세 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이 담기며 운용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의안원문을 보면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하여 비우량채권을 일정 비율 이상 편입하는 투자신탁 등에 2024년 12월 31일까지 가입하는 경우 그로부터 발생하는 이자소득 또는 배당소득은 종합소득과세표준에 합산하지 않도록 하는 과세특례를 신설한다.
비우량채권을 일정 비율 이상 편입하는 투자신탁은 통상 신용등급 BBB+ 이하의 채권을 담는 하이일드채권 펀드를 뜻한다. 비우량채권 시장에 자금이 돌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정부가 분리과세 카드를 하이일드채권 시장 안정화 방안으로 내놓은 배경은 과거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2014년에도 하이일드펀드에 분리과세 및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부여됐었다. 1인당 5000만원 한도로 3년 동안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15.4% 세율로 분리과세가 적용되며 자산가들의 자금이 급격히 몰렸다. 당시 분리과세 혜택 부여 5개월만에 하이일드펀드 설정액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정부는 과거 사례를 거울삼아 분리과세 혜택 카드를 내놨겠지만 사모운용업계는 하이일드채권 펀드가 과거만큼 흥행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일단 사모펀드 최소가입금액이 1억에서 3억원으로 늘어났음에도 분리과세 한도는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리과세 한도 3000만원은 과거 사모펀드 최소 가입금액 1억원 시절(5000만원)보다 작은 규모"라며 "현재 최소 가입금액 3억원인 고객들에게는 분리과세 혜택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이일드채권 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 메리트도 예전보다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공모주 우선배정 비중이 2014년 10%에서 2018년 5%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최근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고 있어 우선배정 효과를 누리기도 쉽지 않다.
하이일드채권 펀드는 대어급 공모주가 많은 시장에서 인기를 끈다. 소규모 공모주로는 배정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에도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며 우선배정 혜택을 노린 하이일드채권 펀드 30여개가 일시에 결성되기도 했다.
하이일드채권에 대한 투자 수요를 찾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량채권도 4%후반대의 확정금리를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리스크를 안고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시장에 풀려있는 하이일드펀드가 대부분 건설사, 여신전문금융회사의 회사채라는 점은 운용사들이 펀드 설정을 꺼리는 이유다. 연초부터 경기침체 리스크가 어느정도 해소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가계부채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우량채권에 자금이 몰리고 있어 당장 하이일드채권 펀드에 가입할 투자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단 지난해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서 하이일드채권을 발행한 기업들의 옥석가리기가 끝나봐야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윤종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세실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이향미 칼라앤터치 대표, 원단사업 투트랙 전략 주도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양호한 동서, 이사회 시스템 구축 '미흡'
- [2024 이사회 평가]평가개선 우수 호텔신라, 경영성과 개선 과제
- [2024 이사회 평가]CJ대한통운, 우수한 참여도 속 아쉬운 '평가개선'
- [thebell note]이상고온과 날씨경영
- [한세실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정순영 총괄법인장, 중미 수직계열화 최우선 과제
- [유통가 인사 포인트]CJ, 위기의식 반영 임원인사 단행...허민회 그룹 소방수 역할
- [한세실업을 움직이는 사람들]신수철 총괄법인장, 핵심 생산기지 '베트남' 사령탑
- [한세실업을 움직이는 사람들]'현장형 리더' 김경 대표, 섬유산업 위기 속 믿을맨
- '주인 바뀐' 푸드나무, 이사회 재편…펫푸드 힘 싣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