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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KT 맞손, 제약과 IT의 결합 어떤 작품 나올까 가톨릭병원과 합작 '디지털팜' 설립…정신과질환 치료기기 개발, 니코틴·중독 DTx 임상 진입

홍숙 기자공개 2023-02-22 13:02:48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1일 16: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과 KT가 가톨릭대학병원과 손잡고 디지털치료기기(DTx) 분야에 진출한다. 의약품 임상 인프라를 갖춘 가톨릭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한미약품은 헬스케어 영업과 마케팅을 맡고 KT는 IT 플랫폼을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 제약회사와 IT기업이 대학병원과 손잡고 합작사를 설립해 어떻게 사업을 펼치나갈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KT, 단순 투자 넘어 한미와 합작법인 설립해 DTx 진출...이해성 상무 주도

KT와 한미약품은 작년 4월 DTx 개발회사 '디지털팜'에 각각 19억원 규모로 합작 투자를 단행하고 본격적으로 DTx 분야에 진출했다. 단순 투자뿐만 아니라 해당 회사의 플랫폼 고도화를 비롯해 향후 DTx 영업과 마케팅 전략까지 함께 구사한다는 전략 하에 이뤄진 투자였다.

2021년 10월 설립된 디지털팜은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가톨릭대학교 기술지주회사다. 디지털팜은 가톨릭대병원의 임상 인프라를 활용해 정신과질환을 타깃으로 DTx 파이프라인 발굴에 주력한다. 여기에 KT는 디지털팜의 B2C, B2B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DTx 플랫폼 개발에 집중한다. 이후 시장 진출을 위한 영업과 마케팅은 한미약품이 맡는다는 계획이다.

KT는 10년 전부터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 2012년 KT는 연세대학교 기술지주회사와 손잡고 합작법인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세웠다. 2019년에 투자금 50억원 가량을 모두 처분하면서 독자 노선을 가고 있다.

KT는 한동안 헬스케어 분야에서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다가 2020년 구현모 대표 체제부터 다시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표 직속 미래가치추진실에 '디지털&바이오헬스 P-TF' 조직을 신설했으며 2021년 조직 개편을 단행해 AI/DX융합사업부문으로 소속을 바꿨다.

동시에 조직명에서 'TF'를 떼어내고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단'으로 격상시키며 디지털헬스케어 사업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해당 사업단은 2021년 2월부터 이해성 KT 디지털&바이오 헬스사업단 디지털헬스 상무가 이끌고 있다.

이 상무는 경희대학교 화학과를 졸업한 뒤 포항공대 분자생명과학부에서 화학과 석사, 성균관대 의대 생명의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글로벌 빅파마인 존슨앤존슨의 아시아태평양 이노베이션 센터 한국담당 이사, 쿼드자산운용의 디지털헬스 관련 투자를 담당했다.

KT는 2021년 미국 전자약 개발사인 뉴로시그마(NeuroSigma)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500만달러(약 60억원)의 지분 투자에도 나섰다. 같은 해 모태펀드 출자를 받아 200억원 규모의 '스마트 대한민국 KT 넥스트 투자조합'도 결성하며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디지털팜 관계자는 "현재 (니코틴 중독 파이프라인 임상 개발 등)이 계획대로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약물 제한적인 중독 등 정신과질환 집중해 파이프라인 발굴

디지털팜이 DTx를 통해 타깃하는 질환은 니코틴 중독을 비롯해 경도인지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 등 정신과 질환이다. 해당 질환은 치료제가 없거나 기존 약물로는 부작용 등으로 처방이 제한적인 질환이다. 중독 관련 정신질환 진료를 보고 있는 김대진 교수가 파이프라인 발굴을 주도한다.

김 교수는 가톨릭대학교에서 학사를 비롯해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이후 서울성모병원 정신의학과 임상과장을 거쳐 스마트병원장, 디지털헬스학과 임상과장까지 역임했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 알코올과 니코틴을 비롯한 약물과 행위 중독, 우울, 불안장애, 수면장애에 집중해 진료를 보고 있다.

김 교수는 2020년 신설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산하 초대 디지털헬스케어본부장으로 선임되며 병원 내 디지털헬스케어 부문을 주도하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정보전략본부장과 가톨릭빅데이터통합센터장도 역임하며 병원 내 디지털헬스케어 전반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팜의 개발속도가 가장 앞선 DTx 파이프라인은 알코올과 니코틴을 타깃으로 하는 'DP-DTX-001'이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개념검증(PoC)을 마치고 현재 가톨릭대학교병원에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회사는 청력 손실(DP-DTX-002), 경도인지장애(DP-DTx-003), ADHD(DP-DTX-004)에 대한 DTx 개발을 위해 PoC 과정을 거치고 있다.


기존 신약이 10년 이상의 개발 기간이 걸린다면 3~5년 정도의 개발기간이 걸리는 DTx는 빠른 영업과 마케팅 전략 수립이 요구된다. 디지털팜은 한미약품의 병·의원 유통망과 의약품 인허가 역량을 활용해 상업화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보유하고 있는 개발 및 마케팅 경쟁력이 KT가 갖고 있는 플랫폼 기술과 만나 유기적인 협력과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며 "우리가 그동안 전통 제약시장에서 축적한 사업개발, 마케팅 및 영업, 인허가 역량을 투입해 디지털팜의 B2H 사업 전략 수립 및 의료기관 내 DTx 처방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및 영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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