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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은 지금]해외 진출 후발주자지만 '빠른 속도로 따라잡는다'④해외사업 순익 비중 1% 불과…2023년까지 10%로 확대 추진

김형석 기자공개 2023-03-16 07:18:29

[편집자주]

농협금융지주는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협동조합을 모태로 한 금융그룹이다.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 이후 10년간 자산은 두 배, 순이익은 5배 성장했다. 규모 확대와 함께 사회적 책임 역할도 충실했다. 농협금융은 매년 농업인 지원 등 사회적 지출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최근 관료 출신 이석준 회장이 취임하며 은행의 공공성 논란 속에 또 다른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농협금융의 과제와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향후 핵심사업으로 해외 네트워크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글로벌 사업의 성장 없이는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농협금융은 우선 해외사업 경험이 풍부한 NH투자증권과 농협은행 등을 중심으로 해외거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 해외진출 후발주자…해외사업 이익 비중 1% 안팎 불과

농협금융의 해외진출 역사는 5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짧다. 타 금융지주사가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중심으로 2000년대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한 반면 농협금융은 2016년에서야 해외에 첫 법인을 세웠다.

뒤늦게 해외사업에 뛰어든 만큼 해외사업의 실적은 타 금융지주사보다 낮다. 지난해 농협금융의 글로벌사업부문 자산은 2조원, 당기순이익은 300억원 수준이다. 전체 자산 중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안팎에 불과하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 경쟁 금융지주사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해외사업에서 564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43.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그룹 순이익 중 글로벌부문이 차지하는 이익 비중은 12.2%로 2021년 대비 2.4% 포인트 상승했다. 이 밖에 주요 금융지주의 해외사업의 이익 비중은 하나금융(19.5%)과 우리금융(14.3%), KB금융(11%) 등으로 모두 10%를 상회한다.

해외 사업 진출 성과를 나타내는 초국적화 지수에서도 농협금융은 5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핵심 자회사인 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초국적화 지수 1.67%를 기록했다. 이는 12~18% 수준인 5대 금융지주 은행의 초국적화 지수를 크게 하회했다.

초국적화 지수는 현지 밀착경영 유도를 위해 지난 금감원이 지난 2008년 도입한 현지화 평가 항목 중 하나로 기업의 국제화 정도를 나타낸다. 은행 총자산 중 해외영업자산, 은행 총수익 중 해외영업점수익, 은행 총인원 중 해외영업점인원 등의 비율을 종합해 산출한다.

해외 네트워크 수에서도 농협금융은 열세다. 2023년 3월 현재 농협금융은 총 10개국에 21개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 중인 계열사는 총 3개(은행, 증권, 캐피탈)다. 농협은행이 11개로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며 증권과 캐피탈이 각각 7개, 2개씩 보유하고 있다.

5대 금융지주의 은행별 해외 점포를 보면 하나은행이 34개로 가장 많다. 이어 우리은행(29개), 신한은행(28개), 국민은행(15개) 순이다.

◇ 2030년까지 해외 사업 자산 22조 확대 추진

농협금융은 해외진출 분야에서 경쟁 금융지주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확대 속도는 빠르다. 농협금융은 지난 한해에만 4곳의 해외거점을 확보했다. 오는 5월에는 인도 노이다 지점을 개설해 통해 농협금융이 서남아시아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농협금융은 향후 2030년까지 11개국에 27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글로벌 부문에서 총자산 22조원와 당기순이익 3240억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경영 목표를 세웠다. 농협금융은 해외사업 확대 전략으로 △해외점포 경쟁력 강화 △지속성장 동력 확보 위한 전략투자 및 디지털 사업과 연계한 신사업 추진력 강화 △글로벌 인력 전문성 확보를 위한 인력 관리체계 강화 △대외 신인도 제고를 위한 글로벌 협력체계 확대 등 다섯가지를 꼽았다.

농협금융은 해외사업 약점 극복을 위해 올해 중 해외사업을 리빌딩(재건축)할 계획이다. 진출해 있는 국가별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원점부터 재검토하겠다는 뜻이다.

농협금융은 경제성장률이 높은 신흥국 중심으로 인수합병(M&A) 등 전략투자를 추진하고 현지 영업력 강화를 위해 자본이 필요한 해외점포에는 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디지털 기반 글로벌 비즈니스 본격 추진을 위해 전년에 설정해 추진하고 있는 동남아 디지털 공동투자 펀드를 규모화한다. 현지 유망 핀테크·플랫폼사와의 협력을 다각화하고 해외점포 디지털 인프라도 확충한다.

농협금융의 해외사업 수익 극대화의 대표적인 사례는 홍콩법인이다. 농협금융은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의 홍콩법인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홍콩법인은 1994년 NH투자증권이 처음으로 해외에 설립한 자회사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자산 규모는 7251억8500만원으로 NH투자증권의 해외법인 중 가장 큰 규모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56억6500만원으로 NH투자증권의 해외 당기순이익 규모인 500억원을 뛰어넘는다.

반면 농협은행의 홍콩지점은 지난해 4월 영업을 개시한 신생법인이다. 농협은행은 홍콩지점을 통해 현지 신디케이티드론 중심의 투자금융 확대 및 외화조달창구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농협은행은 홍콩법인을 동남아시아 CIB 네트워크 구축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인 만큼, 30년가량 현지 영업을 맡은 NH투자증권 홍콩법인과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 김용기 부사장 금융구조·재무·해외 팔방미인

농협금융의 해외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인물은 김용기 사업전략부문 부사장(사진)이다. 2021년 말 농협금융 부사장에 선임된 그는 현재 농협은행의 글로벌사업부문 부행장과 농협금융 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김용기 농협금융 부사장이 국외 점포장들이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김 부사장은 지난해 말 3명의 부사장 교체에도 유일하게 유임된 인물이다.

그는 중앙회와 금융지주, 은행 등을 오가며 금융구조·재무기획·글로벌사업을 담당한 만큼 회사 내에서 팔방미인으로 꼽힌다. 금융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1965년생인 그는 고려대학교 응용통계학과, 고려대학원 통계학과, 한양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2009년 농협중앙회 기획실 금융구조팀 팀장을 맡았다.

이후 농협금융지주 재무기획팀 팀장과 농협은행 NH금융PLUS 대치역센터 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농협은행 글로벌사업부 부장을 맡았다.

금융업 전반의 다양한 경험은 농협금융의 해외사업 확장 전략에도 주효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4월 농협은행 홍콩지점 영업 개시에 성공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2018년 현지 당국에 지점 인가를 신청했지만 최종 인가는 2021년에서야 승인받았다. 이후 그는 점포임차 및 전산개발 등 지점설립 절차를 조기에 마무리해 지난해 4월 영업을 개시했다. 최종인가 11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 개점한 농협은행 시드니지점 개점에도 그의 손길이 닿아 있다. 김 부사장은 농협은행 글로벌사업부장이던 2019년 이대훈 행장의 호주 출장을 주도하는 등 현지 진출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이후 브렛 쿠퍼 당시 호주 무역투자대표부 동북아 총괄대표의 현지 진출 합의를 이끌어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난해에는 농협은행 시드니지점 개점 후 인프라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지 주정부 투자청의 승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단순한 현지상황 파악 외에도 금융구조·재무기획, 디지털금융 등 다양한 경험이 필요한 만큼 농협금융의 해외사업 진출에 금융 전반적인 이해도가 필요하다"며 "특히 지난해 4곳의 해외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확장한 데에는 김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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