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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ESG 트래커]존림의 무기 ESG…환경 민감한 CMO, 'E' 집중전략[삼성바이오로직스]②2021년부터 본격추진, 이사회 및 주주환원정책은 '한계'

최은진 기자공개 2023-03-17 12:49:55

[편집자주]

수년 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재계 트렌드로 부상했지만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겐 남일이나 다름 없었다. 진입장벽이 높다는 특수성이 폐쇄적이고도 보수적인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하지만 생존을 위해선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변화를 이끌고 있다. 크게는 빅파마로 가기 위해서, 작게는 그들과 소통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ESG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ESG 현황과 전략을 살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5일 08: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소프트웨어 중 하나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어떻게 계속 리드해 나갈지 고민하고 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올해 1월 진행한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경영전략의 하나로 ESG를 소개했다. 국내외 리딩 컴퍼니로서 ESG 경영을 고도화한다는 비전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있어 ESG는 단순 보여주기식이 아니다. 글로벌 빅파마들을 상대하기 위한 생존무기와도 같다. 특히 기후변화와 탄소배출 등 환경(E) 부문 전략에 집중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위탁생산' 영업에 나서기 위한 일종의 '친환경' 전략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관리출신 대표 '지속가능모델' 고민…ESG위원회·ESG그룹 '구심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ESG 전략을 공식적으로 수립한 건 2021년 림 대표가 부임하고부터다. 2011년 설립 후 CMO(위탁생산) 사업을 안착하는 데 집중했다면 림 대표가 부임하고부터는 경영 시스템의 고도화 및 지속가능 모델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CMO의 핵심인 '확장전략'을 정량 및 정성적으로 재수립하는 동시에 리스크 요인들을 찾아 관리전략을 마련했다. 기술자가 아닌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관리직 출신인 림 대표를 CEO로 등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단 ESG 경영을 관리하고 실행할 구심점을 만들었다.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ESG사무국을 조직했다. 주요 의사결정 기구로써 ESG를 제도화 하고 이를 실행하는 조직도 구축한 셈이다.

ESG위원회는 사내이사없이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 돼 있다.김경희 한국ESG기준원 위원을 위원장으로 허근녕·이창우·박재완 사외이사가 참여한다. 기부 및 사회공헌활동, ESG 연간계획 등의 안건을 의사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ESG사무국은 현재 ESG그룹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구성원을 늘렸다. ESG사무국일 당시엔 인사지원센터 아래 조직으로 4명의 구성원들이 타 업무와 겸직하는 체제였다. 그러나 현재는 직제가 CFO가 총괄하는 경영지원센터로 이관됐고 구성원도 7명으로 늘었다. 또 구성원 전원이 겸직이 아닌 ESG 업무만 전담하고 있다. 그룹장은 차장급으로 실무진이고 이를 지휘하는 건 CFO인 김동중 경영지원센터장이다.

ESG 정보가 다양하게 공개된 것도 이 시기다.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4년부터 환경 관련 정보를 제공했지만 사실상 내용은 전무했다. 녹색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투자금액도 제로(0)로 표시했다. 2021년들어서야 환경정보가 보다 더 다양하게 공개됐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선언, 환경중심 전략 수립

삼성바이오로직스의 ESG는 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요 사업이 연구개발(R&D)보단 생산설비에 있는만큼 환경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른 부문보다도 환경 관련 정보 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22년부턴 ESG경영보고서와 별개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 보고서(TCFD 보고서)를 발간했다. CDMO 사업자로서 글로벌 기후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기후 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목표다.

특히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데 집중적으로 매진하고 있다. 2050년까지 사업장 및 공급망의 탄소중립(Net zero) 달성을 목표로 관련 전략을 수립했다. 환경 관련 인증에도 적극적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최초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고 역시 한국 기업 최초의 SMI 주관 '테라 카르타 실(Terra Carta Seal)'을 획득했다. SMI는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주관 하에 출범한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이니셔티브다.

환경관련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18년 13억7000만원에 불과하던 환경보호비용은 2021년 28억5000만원으로 두배이상 늘었다.


사회(S) 부문에서는 임직원 다양성, 이직 및 퇴직율, 신규채용 등 인사시스템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기부금의 경우엔 2019년까지만 해도 사실상 전무했지만 2021년 기준 1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엔 이보다 두배 늘어난 24억원으로 두배 더 확대됐다.


지배구조(G)는 이사회의 진화에 주목한다. 과반 사외이사를 구성하고 있고 성별 다양성 차원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소위원회를 설치해 안건의 전문성 및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약점도 있다.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에 미온적이라는 부분이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후 단 한번도 배당에 나선 적이 없다. 작년 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하고 공개한 게 전부다. 2025년 이후부터 잉여현금흐름 10% 내외에서 현금 배당 실시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밖에 회계기준 위반 사건과 관련한 CFO를 사내이사로, 삼성그룹과 특수관게가 있는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점 등도 지배구조 평가에 걸림돌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림 대표의 의장직 분리 여부 역시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ESG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ESG그룹의 인원을 보강하는 한편 추후 더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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