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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함영주식 자산관리 '마지막 퍼즐' 될 운용업 전임자가 갖춘 '전문성·브랜드' 발판 강력한 '계열사 시너지' 도모

최필우 기자공개 2023-03-23 08:09:41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2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이 하나UBS자산운용 대주주 변경 승인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자산관리 계열사 전열을 정비한다. 자산운용업은 은행, 증권의 금융상품직접판매업을 뒷받침하는 무기다. 그간 UBS와 불협 화음으로 운용업 라이선스 활용이 제한적이었으나 이제 마지막 퍼즐을 채울 수 있게 됐다.

함 회장은 전임 회장들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자산관리 사업을 키운다. 김승유 전 회장은 선진금융기법 도입, 김정태 전 회장은 브랜드 정립에 주력했다. 함 회장 대에서는 운용사를 포함한 계열사 시너지를 바탕으로 리테일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다.

◇'UBS·클럽원' 성장 밑거름 됐지만…수익성은 과제

함 회장은 선대에서 쌓아 올린 자산관리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자산관리 업력을 갖춘 금융기관이다. 1995년 국내 최초로 PB(Private banking)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고 마찬가지로 PB 사업을 하던 보람은행을 1999년 인수하면서 고액자산가 영업 인프라를 갖췄다.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좌),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우)

김승유 전 회장은 후발 은행 입장에서 차별화를 꾀하려면 자산관리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고 봤다. 스위스 금융기관 UBS와 자산관리 분야 제휴를 체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UBS와 합작으로 출범한 하나UBS자산운용을 통해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하려 했다.

선대의 유산에 순기능만 있었던 건 아니다. UBS는 하나UBS자산운용 경영권을 가졌으나 국내 펀드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글로벌 금융기관 특유의 깐깐한 컴플라이언스 기준은 상품 유행에 민감한 국내 정서에 맞지 않았다. 결국 하나은행은 관계사 금융상품을 자산관리에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김정태 전 회장은 재임 기간 운용업 라이선스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처지였다. 2017년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인수로 UBS와 인연을 정리하려 했으나 검찰 조사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발목을 잡혔다. 자산관리 명가로 명맥을 이으려면 색다른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론칭한 브랜드가 '클럽원(Club1)'이다. 클럽원은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브랜드다. 김승유 전 회장 대에는 하나은행이 자산관리 주축이었으나 클럽원은 하나증권이 주도했다. 사업 주도권을 놓고 그룹 내 알력 다툼도 있었으나 김정태 전 회장이 융합에 공을 들이면서 클럽원은 명실상부 하나금융 자산관리의 상징이 됐다.

다만 하나금융이 자산관리 분야에서 쌓아올린 명성에 비해 실적 기여도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지난해 하나금융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 이익은 6515억원이다. 전체 수수료 이익 1조7445억원의 37% 수준에 그친다. 이자이익 규모 2조4330억원과 비교하면 아직 자산관리를 주력 비즈니스로 보긴 어렵다. 선대에서 갖춘 전문성과 브랜드를 활용해 수익성을 갖추는 게 함 회장의 과제다.

금융 자산관리 상징이 된 클럽원(Club1) 전경

◇전체 리테일 채널 동반 상승 추구…운용업 시너지 필수

자산관리 비즈니스가 돈이 되려면 클럽원 센터의 노하우가 전체 영업점으로 전파돼야 한다. 초고액자산가 뿐만 아니라 리테일 고객 수요를 흡수해야 진정한 자산관리 1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함 회장이 하나은행장 시절 줄곧 '모든 직원의 PB화'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함 회장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PB 출신을 본사에 대거 기용했다. 하나은행 PB 출신인 김영훈 상무는 임원이 되면서 지주로 이동해 그룹자산관리부문을 맡았다. 간판 PB로 활약한 이은정 본부장은 은행 투자상품본부장으로 승진했다. PB 영업 전문성을 리테일 채널에 탑재하는 게 이들의 임무다.

계열사 시너지도 추구한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 출신인 강성묵 부회장에게 하나증권 대표를 맡겼다. 강 부회장은 하나UBS자산운용 리테일부문 총괄 부사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하나은행-하나증권-하나UBS자산운용으로 꾸려진 자산관리 계열사를 지휘하는 사령탑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함 회장의 구상을 실현하려면 하나UBS자산운용의 활약이 필요하다. 은행, 증권 등 판매 채널의 수요를 긴밀하게 파악하고 일반 영업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대중성을 갖춘 금융상품을 공급해야 한다. 판매사와 운용사의 손발이 맞을 때 증권중개수수료와 수익증권수수료 동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이 역할을 수행할 하나UBS자산운용 수장이 새로 취임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클럽원 시그니처 센터는 다른 금융지주 간판 PB센터를 압도하지만 전체 리테일 영업 경쟁력에서도 우위에 있다고 보긴 아직 어렵다"며 "하나UBS자산운용 경영권 확보를 기점으로 리테일 영업 전반에 걸친 시너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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