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캡투어, '범LG가 인연' 탄탄한 수익구조 구축 'LG·LIG·LS·GS' 등 고정거래 기반 성장, B2B 이어 B2G 고객층 확장
김규희 기자공개 2023-03-27 08:02:12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휘청였던 여행업계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일부 숨통이 트인 여행사들은 영업전략을 손보며 재정비에 한창이다. 팬데믹 터널을 벗어나 흑자전환 고삐를 죄고 있는 여행사들의 성장 전략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드캡투어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성장해왔다. LG그룹과 지분구조가 얽혀있진 않지만 창업주와의 혈연을 바탕으로 계열사 여행·렌터카 수요를 전부 흡수했다. 한 때 ‘범LG가’ 거래가 매출의 전부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국내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 등 우량 법인으로 사업기반을 확장해 국내 대표 상용여행사로 성장했다.코로나 리오프닝에 발맞춰 올해 고객층 확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B2B(기업 간 거래) 고객군 중심에서 정부, 공공기관 등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영업을 강화해 영업 영토를 넓힐 방침이다.
◇ LG그룹 계열사? 창업주 혈연 기반 단순 협력사
레드캡투어는 국내 1등 상용여행사로 꼽힌다. 상용여행사는 개인을 상대로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일반여행사와 차이가 있다. 계약된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임직원 해외출장, VIP 의전, 비즈니스 일정 관리,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등 업무를 처리한다.
레드캡투어 설립은 1970년대 국내 산업 성장에 발맞춰 이뤄졌다. LG그룹 창업주 고(故) 구인회 회장의 조카 구자헌 회장은 해외 출장이 잦은 기업을 상대로 비즈니스 전문 여행사 ‘범한흥산’을 설립했다.사업 초기 해외 항공권 판매를 주력으로 하다 여행 알선업 허가를 취득한 이후 1992년 범한여행과 범한종합물류(현 LX판토스)로 회사를 쪼갰다.
범한여행은 1997년 렌터카 시장에 진출해 자체적으로 렌터카사업을 영위하고 있었지만 2004년 범한종합물류 자회사 범한렌터카와의 합병 이후 관련 사업을 본격화했다. 2007년 지금의 레드캡투어로 사명을 변경하고 상용여행과 렌터카 차량렌트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LG그룹과 연이 깊어 계열사로 오인되는 경우가 있지만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LG그룹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최대주주는 지분 38.39%를 보유하고 있는 창업주 고 구자헌 회장의 아들 구본호(영문명 KOO BENNETT)씨다. 구 회장 부인 조원희 회장이 가진 35.38%를 합치면 가족이 소유 중인 지분 비중은 73.77%에 달한다. 일반 주주 비율은 16.39%다.
지분으로 얽혀있진 않지만 LG그룹과의 혈연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 기업 설립 단계에서부터 LG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매출을 올렸다. 주요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임직원 해외 출장 수요를 레드캡투어가 도맡았다.
LG그룹을 대상으로만 영업을 하다보니 매출이 떨어질 법도 했지만 레드캡투어는 계속해서 승승장구했다. 그룹 계열분리 덕분이다. 구씨와 허씨의 동업으로 성장해온 LG그룹이 상속 문제로 다투는 일이 없도록 일찌감치 지분 정리에 들어갔다.
LG그룹에서 LIG그룹, LS그룹, GS그룹, LX그룹 등이 떨어져 나오자 레드캡투어는 각 그룹의 계열사를 상대로 영업을 펼쳐 해외출장, 렌터카, MICE 등 수요를 전부 흡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 주요 경영진 모두 ‘범LG가' 출신…사업기반 확장 진행 중
범LG가를 고정 거래처로 두고 있는 만큼 레드캡투어는 LG그룹을 중심으로 경영을 펼쳐왔다. 줄곧 LG그룹 출신들을 대표이사에 앉혔다.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인유성 대표는 정통 LG맨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중앙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금성사로 입사해 LG디스플레이 시장전략담당, LG 비서팀 팀장, LG디스플레이 중화지역센터장, IT모바일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전임이었던 표영수 전 대표도 LG맨 출신이다. 표 전 대표는 LG생활건강에서 재경부문장을 지내다 레드캡투어로 자리를 옮겨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2012년 대표에 오른 이후 2019년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8년간 레드캡투어를 이끌었다.
임원진 역시 LG 색채가 강하다. CFO를 맡고 있는 이충희 상무는 LG디스플레이에서 금융기획팀장, 자금팀장, 금융팀장, IR팀장 등을 역임했다. 김성일 전무는 LS전선과 범한한토스에서 오래 근무했다.
김경열 렌터카사업부장은 LG전자 업무지원실장 출신이고 이준호 법인사업부장은 LG디스플레이 경영정보 PI팀장으로 일한 바 있다. 유제웅 업무혁신담당은 LG CNS,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출신이다.
내부견제 임무를 띈 사외이사와 감사도 LG그룹 출신이다. 심재혁 사외이사는 과거 LG텔레콤 부사장 지낸 경험이 있다. 법무법인 TOP 대표변호사인 윤흥열 감사는 LG와 LG화학, LG CNS 법무담당 출신이다.
레드캡투어는 고정 거래처를 바탕으로 사업기반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한 때 범LG가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국내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지속적으로 고객층을 확장해왔다.
그 결과 범LG가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은 30%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금은 코로나 리오프닝에 발맞춰 신규 고객 확보에 역량을 쏟고 있다. B2B를 넘어 정부와 공공기관 등 B2G로 고객군을 확장하고 있다.
레드캡투어 관계자는 “한 때 매출 100%가 LG그룹 등 범LG가에서 나왔지만 국내 기업을 상대로 영업을 펼친 결과 비중을 30%까지 낮췄다”며 “재무적으로 안정적이고 전문화된 출장전담여행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어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해 지속적으로 사업기반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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