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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 김기홍 JB회장, 의장 마이크 잡고 '정면돌파' 주총 진행하며 얼라인과 토론, 임원진 도움 없이 공세에 홀로 맞불

전주(전북)=최필우 기자공개 2023-03-30 15:59:49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주주총회 의장석에 앉아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공세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직접 마이크를 잡고 장장 40분 간 다른 임원들의 도움 없이 얼라인 측 주장을 홀로 반박했다. 얼라인 외 다수 주주의 주주환원 관련 답변 요구에도 본인의 경영 철학을 가감없이 쏟아내며 '검투사' 면모를 보였다.

◇이창환 대표 비판에 40분간 열변, 반박에는 재반박 응수

30일 오전 전북 전주 소재 JB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주총 현장은 개회 전부터 열기로 달아올랐다. 법원 승인으로 참관한 검사인이 JB금융과 얼라인의 의결권 취합을 비교하면서 개회가 1시간 반 가량 지연됐다. 이 절차를 놓고 불만을 제기한 JB금융 지지 주주와 얼라인 측에 선 주주 간 고성이 오가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김 회장과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개회 전 시차를 두고 주총장을 둘러보며 분위기를 파악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얼라인과의 격론의 예감한 듯 지연 시간 동안 자료와 원고를 꼼꼼히 검토했다. 이 대표는 개회 직전 검사인과 의결권 확인을 마치고 얼라인을 압박하기 위해 주총장 앞에 진을 친 JB금융 노조원들 사이로 주총장에 입장했다.

*30일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가 JB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주총장에 입장하고 있다.
양측의 격론은 이 대표의 발언권 행사로 본격화됐다. 이 대표는 여느 주주들처럼 본인의 자리에서 발언하지 않고 김 회장이 있는 단상 위로 올라갔다. 그는 JB금융에 적개심을 표하고 단기 차익을 취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경영진이 2대 주주인 얼라인과 제대로 소통하지 않아 표대결에 이르렀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 대표의 발언은 JB금융 측 주주의 반발을 사기도 했으나 결산배당 확대를 원하는 주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얼라인의 주주제안에 동의하는 주주들은 의장석에 앉은 김 회장에게 잇따라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된 답변을 요구했다. 주주 다수가 이 대표를 비롯한 발언권 행사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JB금융을 압박했다.

이에 대한 김 회장의 답변은 주총의 하이라이트였다. 김 회장은 본인이 주총을 진행하는 의장이지만 동시에 경영진을 대표하는 대표이사임을 밝히며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한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장장 40분간 쉬지 않고 이 대표의 비판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대표가 김 회장에게 재차 반박했으나 김 회장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다시 반박했다.
*30일 전북 전주 JB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JB는 그랜저, 페라리 같지 않다는 비판 온당치 않아"

김 회장은 현장에 있는 주주와 취재진의 관심을 의식할 법했으나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솔직한 화법을 사용했다. 특히 얼라인이 JB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글로벌 은행과 비교하는 데 서운함을 표했다. 금융업이 내수 산업인 만큼 활동 반경이 다른 해외 은행들과 주가나 주주환원 정책을 비교하는 건 온당치 않다는 것이다. 또 이례적으로 다른 금융그룹을 언급하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JB금융을 글로벌 금융기관과 비교하며 비판하는 건 그랜저를 사고 나서 왜 페라리나 BMW 같지 않느냐고 비판하는 것과 같다"며 "JB금융 PBR은 자산이 10배나 많고 자본비율이 월등한 하나금융지주와 유사한 수준인데 이런 부분은 왜 주목하지 않는지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역설했다.

주주 소통이 미흡했다는 얼라인의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았다.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하기 위한 시뮬레이션을 공개하라는 얼라인의 주장이 과하다고 주장했다. JB금융 고유의 경영 전략을 노출하는 건 주주이익 관점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봤다.

김 회장은 "얼라인이 제안한 공개토론은 우리 기업가치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프로젝션(추정치)에는 자산 리밸런싱에 대한 우리 핵심 전략이 포함돼 있는데 이것을 다 까면 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치열한 공방 끝에 표결 준비 과정에 착수하자 김 회장은 잠시 단상에서 내려와 이 대표와 따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순이익을 늘리고 자본비율을 높여 충격에 대비하는 게 주가 부양에도 좋다는 김 회장의 의견과 주주환원을 늘리는 게 효과적이라는 이 대표의 주장이 장외에서도 팽팽하게 부딪혔다.

김 회장과 이 대표의 토론이 격화되고 다른 주주들의 발언권 행사가 잇따르면서 주총 개사 3시간이 다 되도록 표결이 완료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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