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프렌드십 포커스]1년만의 새 가이드, 힘실리는 SK이노 이사회②가이드 기한 1년 남겨두고 선제 제시…CEO KPI, 주가 평가 반영
김동현 기자공개 2023-04-10 07:25:27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6일 15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중기 배당정책을 공시했다. 2021 사업연도부터 2023 사업연도까지의 배당정책으로 연간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이로부터 1년이 조금 넘게 지난 올해 3월30일 SK이노베이션은 중기 배당정책을 추가로 공시했다. 2023 사업연도가 끝나기 전에 2024~2025 사업연도 배당 가이드를 선제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구체적인 현금배당 계획을 내놨다. 향후 투자 계획을 고려해 배당기준을 배당성향에서 주당배당금으로 변경했다.
◇현금배당 재개 시사, 선제 가이드 제시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2월 중기 배당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기 전까지 대략적인 배당 방향성만 공개했다.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경영실적 및 투자 소요, 주주가치 제고 등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주당배당금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배당 가이드를 구체화한 시점이 지난해 2월로, 회사는 2021~2023 3개년 사업연도 동안 연간 배당성향 30% 이상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영업손실 2조5000억원을 기록한 2020 사업연도 무배당을 결정한 뒤 나온 주주환원 계획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무배당은 앞서 적자를 기록한 2014 사업연도 이후 6년만이었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2021~2022 사업연도 기준 현물배당을 시행했다. 2021년 흑자전환 및 2022년 최대 실적(영업익 3조9173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배터리 생산능력 확충과 같은 자회사 투자 부담이 지속되며 현금 대신 자사주를 지급하는 것으로 기말배당을 실시해 배당성향 30% 상회 조건을 맞췄다.

보통주·우선주 1주당 자사주 0.011주 및 우선주 1주당 50원의 현물·현금배당을 한 2021년에는 배당총액 1956억원으로 연결 배당성향 67.0%를 기록했다. 보통주·우선주 1주당 자사주 0.034주 및 우선주 1주당 50원의 현물·현금배당을 예고한 지난해 기준으로는 배당총액 4992억원·배당성향 31.8%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2023 사업연도가 끝나기도 전인 올해 3월 선제적으로 2024~2025년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자회사의 신규 투자가 끝나지 않은 가운데 보통주 대상 현금배당도 무기한 미룰 수 없는 회사 입장에서 그 대안으로 주당 현금배당 가이드를 들고나온 것이다.
기계적으로 배당성향을 맞추기보다 최소 주당배당금을 설정하는 것이 주주환원 차원에서도 보다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SK이노베이션이 제시한 2024~2025 사업연도 최소 주당 현금배당액은 2000원 수준이다.
◇CEO KPI에 주가 반영, 이사회 권한 강화
이러한 일련의 시도들은 결국 우하향하던 SK이노베이션의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다. 실제 현금배당 및 SK온 기업공개(IPO)와 연계된 주주환원 가이드가 발표된 지난달 30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전날 대비 13.8% 올라간 18만7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은 경영 활동과 주가의 연계성을 분석하는 작업에 돌입해 대표이사(CEO) 핵심성과지표(KPI)에 주가를 높은 수준으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CEO KPI를 수립하고 평가하는 이사회에도 보다 힘이 실릴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2021 사업연도 배당 당시 이사회 독립성의 힘을 실감한 바 있다. 2021 사업연도 기말배당을 결정하는 지난해 1월 이사회에서 회사 측은 향후 투자 수요를 고려해 무배당 안건을 올렸지만 사외이사 4인의 반대로 부결됐다. 이후 회사는 2월에 열린 이사회에 현물배당을 골자로 한 기말배당안을 다시 올려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이 경영체제에 변화를 주며 주가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CEO KPI를 평가하는 이사회 내 미래전략위원회에도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미래전략위는 회사의 중장기 전략 및 투자 재원을 검토하는 역할과 함께 CEO KPI 수립·평가까지 담당하고 있다.
사내이사 1인(김준 부회장)·기타비상무이사 1인(장동현 SK㈜ 부회장)·사외이사 2인(박진회 위원장·김정관 이사) 등 4인으로 구성됐지만 CEO인 김준 부회장은 KPI 수립까지만 참여할 수 있고 평가에는 참여할 수 없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청약증거금 2조 몰린 쎄크, 공모청약 흥행 '28일 상장'
- [영상/Red&Blue]겹경사 대한항공, 아쉬운 주가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김동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매각 추진중인 현대IFC, 현대제철에 첫 배당
- 한화에어로, 동유럽 생산 '현지화'...내년에 자금 80% 투입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새출발' 인베니, 투자·배당이익 선순환 집중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 현대제철 미국 현지 JV 검토 배경은
- [중견 배터리사 점검]동화일렉, 자회사 적극지원으로 '글로벌 신증설' 마무리
- [중견 배터리사 점검]동화일렉, 그룹 편입후 첫 적자...미·EU 돌파구 찾는다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HD현대사이트솔루션 '건설기계·인프라코어' 기여도 올라갈까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HD한국조선해양 수익원천 자회사 '금융→조선' 이동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배당여력 '빵빵' ㈜한화, 생보가 에어로 기여도 제쳤다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GS, 하반기 배당수익 원천 GS칼텍스 '중간배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