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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가족경영 글로벌은행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3-04-14 09:00:10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함부르크의 베렌베르크은행(Berenberg Bank)은 세계에 서 두 번째로 오래된 은행이다. 1590년에 설립되어서 중단없이 영업하고 있다. 창업자 요한 베렌베르크는 베네치아에 가서 의류업을 배워 의류상인으로 성공했다. 그래서 이 소형 은행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머천트뱅크로 지금도 투자은행업 위주다. 베렌베르크 패밀리 가 지분의 30% 이상을 보유한 비상장 회사이고 약 1600명을 고용 한다.

1811년에 세워진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은행(Rothschild & Co)도 아직 로스차일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경영하는 가족기업이다. 2011년에 프랑스 소재 은행과 영국 소재 은행이 합병했다. 3500명 정도가 일하는 소형 금융기관이지만 영국 왕실의 재정자문이다. 프랑스의 와이너리를 다수 소유하고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약 4년 동안 이 은행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네슬레가 화이자의 자회사들 중 하나를 인수하는 딜을 포함해 여러 실적으로 마크롱은 큰 돈을 벌었다.

대형 글로벌 금융기관들 중에도 가족기업이 있다. 스페인의 산탄데르은행(Banco Santander)이다. 스페인 북부 해안 도시 산탄데르에 본부를 둔다. 자산 기준 글로벌 19대 은행이고 스페인 최대 기업이다. 한국 최대인 KB보다 자산이 3배 이상 많다. 현재 전 세계 약 19만 명이 일한다.

1857년에 이사벨라 여왕의 특허로 설립되었다. 산탄데르와 남 미대륙 간 무역을 지원할 목적으로 출범한 은행이다. 20세기 초부터 다수의 M&A를 통해 규모가 커졌는데 특히 1960년대에 가장 많은 수의 스페인 은행을 인수했고 1970년대부터는 남미 은행들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투자은행 업무에도 진출했다. 2004년에 영국 6대 은행(Abbey)을 인수했고 2010년에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1950~86년 동안 에밀리오 보틴(Emilio Botin)이 은행 회장이었다. 그 두 아들은 에밀리오와 하이메다. 장·차남이 차례로 회장직을 승계했는데 차남 하이메 사후 산탄데르 영국을 책임지고 있던 장남 에밀리오의 딸 아나가 승계했다. 가족으로서 4대째다.

아나 보틴은 JP모건에서 경력을 쌓고 가업에 합류했다. 코카콜라 사외이사이기도 하다. 아나 보틴의 산탄데르 회장 취임에 대해 BBC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IMF 총재, 재닛 옐런 당시 미연준 의장과 함께 세계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인에 포함된다고 논평했다. 포브스는 아나 보틴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5위에 올려놓고 있다.

2015년에 산탄데르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정합하는 기업지배구조 개혁을 단행했다. 현재 이사회는 16인(사외이사 10인)으로 구성 된 대형 이사회인데 스페인 국적 이사가 가장 많고 그 외, 멕시코, 영국, 미국·프랑스, 포르투갈, 미국인 이사들이 있다. 여성 이사는 6인이다. 아나 보틴 회장과 그 동생 하비에르 보틴 이사 두 사람만 가족 구성원이다. 변호사 출신인 하비에르 보틴은 우리로 치면 기타 비상무이사다. 보틴재단 이사장이고 그룹의 계열 금융회사를 맡고 있다. 이사회 외에 래리 서머스가 의장을 맡은 국제자문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어서 연 2회 회합한다.

보틴 패밀리가 보유한 산탄데르 지분은 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스페인에서는 아무도 산탄데르의 가족경영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오랜 기간 동안 보틴 패밀리가 성공적으로 은행을 경영하면서 성장시켰고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스페인 경제가 받은 타격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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