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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는 지금]에이피알의 7000억 밸류 메이커신재하 부사장 프리IPO 성사 주역…7년 전 합류, 완성형 CFO로 성장

이경주 기자공개 2023-04-28 07: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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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지금' 그들은 무슨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까. THE CFO가 현재 CFO들이 맞닥뜨린 이슈와 과제, 그리고 대응전략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07: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업력이 짧거나 규모가 작으면 일반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이 제한적일 때가 많다. 재무담당, 재무팀장 정도로 불린다. 실력자를 영입할 체급이 안되기 때문이다. 반면 선진기업들은 업에 대한 통찰을 기반으로 재무와 경영을 아우를 수 있는 완성형 CFO를 선호한다.

에이피알(APR)은 설립 9년차인 젊은 회사임에도 완성형 CFO가 있다. 신재하(사진) 부사장이다. CFO이자 부대표, 경영전략본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 시절 경험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에게 에퀴티스토리를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최근 7000억원대 밸류로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성공한 비결이다.

◇사모펀드 PMI 역할로 경영자적 소양

에이피알은 김병훈 대표가 2014년 설립했다. 올해로 9년차다. 신 부사장이 합류한 것은 2016년으로 설립 초기다. 글로벌 사모펀드에 다니던 유능한 인재와 젊은 창업가의 만남이었다. 신 부사장은 1983년 생으로 올 만 40세다. 김병훈 대표는 1988년 생(35세)이다.


신 부사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와 교육학과를 복수전공했다. 첫 직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옛 대우인터내셔널)로 비철금속 트레이딩을 했다. 포스코로 파견을 가 자원개발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다 진취적 삶을 원했고, 새로 틀은 길은 사모펀드였다.

2013년 홍콩계 PEF인 헤드랜드캐피털(현 HSBC PE)로 이직해 PMI(인수 후 통합) 업무에 도전했다. PEF가 인수한 기업에 파견을 가 기업가치가 제고되도록 재정비하는 일이다. 경영자적 소양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수익성(원가)에 대한 점검에서부터 회계처리, 직원성과평가 등을 효율적으로 셋업하는 일이다. 유망한 사업영역을 발굴하는 역할도 한다.


2015년 처음 맡은 기업은 국내 완구 1위 영실업이었다. 경영혁신 팀장으로 파견을 갔다. 신 부사장은 일본에서 인기를 끈 팽이 모델을 국산화 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였다. 헤드랜드캐피털은 수개월 뒤 매입가(600억원)의 4배에 가까운 2200억원에 영실업을 다른 홍콩 PEF인 PGA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1년 뒤엔 더 큰 도전에 나섰다. 설립 2년차였던 에이피알에 CFO로 합류했다. 현재는 에이피알은 임직원수가 자회사까지 포함해 500명이 넘지만 당시는 20명에 불과했다. 김 대표를 도와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사업과 조직을 쌓아 올리는 역할을 했다. 완성형 CFO로 성장한 배경이다.

그가 현재 본부장으로 있는 경영전략본부는 회사가 사업전략을 세우는데 필요한 핵심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기능을 한다. 더불어 재무실(재무·회계)과 CS(Customer Service)실, 대외커뮤니케이션실(Investor Relations, Public Relations)도 산하로 둔다. 신 부사장에게 맡겨진 역할이 많다.

◇프리IPO서 PER 35배 평가, 애경산업보다 높아

신 부사장 커리어의 정점은 '밸류' 메이킹이다. 에이피알은 설립 이후 시리즈 A와 B, 프리IPO 등 총 세 차례 투자를 받았는데 모두 신 부사장 주도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아 투자를 유치하고 또 사업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냈다.

특히 가장 최근 진행한 프리IPO는 기업 미래에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딜이다. 멀지 않은 시기에 IPO를 진행할 계획인데, 제시할 공모가의 근거 중 하나가 프리IPO 밸류이기 때문이다. 동종업체와 비교하면 성공적인 딜로 평가된다.

올 3월 △NH-수인베스트먼트 혁신성장 M&A 투자조합과 △SJ 파트너스 △IBK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주당 발행가액이 9만6500원으로 신주를 포함한 전체주식수(726만8110주)에 곱하면 밸류가 7013억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이익(146억원)을 연환산한 수치(195억원)를 기준으로 밸류를 정한 것인데 주가수익비율은 35.8배다.

동종업체와 비교하면 투자자들이 상당히 유망하다고 평가했음을 알 수 있다. 체급이 비슷한 애경산업은 이달 20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이 5889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166억원)을 대입하면 PER이 35.3배다.

에이피알이 프리IPO 단계임에도 애경산업보다 더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299억원) 기준으로는 밸류가 1조727억원(PER 35.8배 적용)으로 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잘나온 덕이다.

에이피알 실적이 좋은 것이 직접적 이유지만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신 부사장의 뛰어난 소통능력 덕이라는 평가다. 신 부사장은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직접 PT(프레젠테이션)을 하며 회사의 경쟁력을 알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에 대해 워낙 아는 것이 많은데다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만드는 화술이 있다"며 "투자 유치를 위한 PT는 신 부사장이 직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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