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호 대표 "대웅제약 L/O 중 가장 얼리스테이지, 기술력 인정" 1상 목전 자가면역질환 물질, 美비탈리바이오에 6400억대 L/O…선급금 비율 2.3%
임정요 기자공개 2023-05-04 13:11:08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6:5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웅제약이 석 달만에 또 기술이전을 이뤘다. 이번에는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이다. 자회사인 한올바이오파마의 L/O 실적을 제외하고 대웅제약만으로 치면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2일 더벨과의 통화에서 "대웅제약이 자체발굴한 자가면역질환 물질을 인체임상 데이터가 없는 단계에서 외부 인정 받았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대웅제약이 기술이전한 가장 얼리스테이지 물질이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28일 공시를 통해 임상 1상 IND승인을 받은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DWP213388'을 미국 비탈리바이오(Vitalli Bio)에 총규모 4억7700만 달러(약 6391억원)에 기술이전한다고 밝혔다.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은 1100만 달러(약 147억원)다. 선급금 비율은 2.3%이다.
◇"비탈리바이오 옵션 행사시 계약규모 1조8000억까지 커질 가능성"
계약상대방인 비탈리바이오는 애디텀바이오가 대웅제약 물질 도입을 위해 신규 설립한 회사다. 미국 바이오 전문 투자 VC인 애디텀바이오(Aditum Bio)가 세운 9번째 자회사다. 자가면역질환에 집중한다.
전 대표는 "작년 8월부터 애디텀바이오와 기술이전을 논의해왔다"며 "샌프란시스코 쪽 IB 및 VC들과 네트워킹을 하던 중 소개 받게 됐다"고 말했다. 애디텀바이오 측은 마침 대웅제약이 개발하는 타겟의 물질을 찾던 중이었다.
애디텀바이오는 대웅제약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높게 사 이를 개발할 주체로 비탈리바이오를 설립했다. 외부에서 물질을 도입해 빠른 임상과 상업화를 시키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비즈니스 모델의 일환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비탈리바이오는 'DWP213388'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를 확보한다.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전세계에서 적용되며 이달 9일 효력이 발생한다.
현재로서는 DWP213388가 비탈리바이오의 유일한 파이프라인이다. 이 외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 물질 2개의 기술이전이 계약 옵션으로 포함되어 있다. 옵션을 행사할 경우 파이프라인은 3개로 늘어나게 된다.
전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이) 다른 자가면역질환 적응증을 대상으로 유사물질을 개발하고 있다"며 "향후 비탈리바이오의 옵션 행사 여부에 따라 6400억원의 계약이 1조8000억원까지 약 3배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노바티스 '올드보이'들의 임상 실력과 시너지 기대
비탈리바이오는 DWP213388을 'VIT-801'로 명칭해 연내 임상 1상을 개시할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특히 비탈리바이오의 모회사인 애디텀바이오가 글로벌 임상개발 전문가들로 꾸려져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애디텀바이오는 노바티스(Novartis) 출신 '올드보이'들이 2019년 설립했다. 노바티스 글로벌 CEO를 역임한 조 지메네스(Joe Jimenez)와 노바티스 생명의학연구소(NIBR) 창립자이자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출신 마크 피쉬먼(Mark Fishman)이 공동창업자다. 피쉬먼은 특히 NIBR 재직 기간 동안 90개 약물에 대해 120건 이상의 임상시험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
애디텀바이오는 2020년 11월 1억3500만 달러의 펀드를 조성했다. 이를 활용해 특정 질환 분야에 특화된 자회사들을 세우고 있다.
현재까지 애디텀이 기술도입하거나 협력을 통해 구축한 바이오벤처는 앤터리스바이오(Anteris Bio), 임바크뉴로(EmbarkNeuro), 모트릭바이오(Motric Bio), 템페로바이오(Tempero Bio), 터레스바이오(Teres Bio), 버사니스(Versanis), 비아노바(Via Nova Therapeutics), 앤코라바이오(Ancora Bio), 비탈리바이오가 있다.
◇임상 1상 목전 'DWP213388'…BTK·ITK 이중억제 경구제
대웅제약은 현재까지 5가지 기술이전 계약을 이뤘다. 그 중 자회사 한올바이오파마의 성과를 제외하면 대웅제약이 자체적으로 이룬 계약은 펙수프라잔, 베르시포로신, 그리고 이번 계약으로 총 3건이다. 특히 이번 딜이 대웅제약 자체로서는 역대급 규모로 주목받는다.
대웅제약은 2015년부터 자가면역질환 물질 타겟을 연구했다. 후보물질을 도출한 것은 2017년이다. 동물실험 데이터를 쌓아 류머티스관절염(RA) 등에서 효능을 확인했고 작년 8월 임상 1상 IND를 FDA 승인받았다.
자가면역질환이란 인체 내부의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발현될 때 발생한다. DWP213388은 B세포, T세포 등 면역세포의 활성화에 관여하는 표적 단백질인 'BTK'와 'ITK'를 선택적으로 이중 억제하는 경구용 자가면역 치료제다.
B세포와 T세포 둘 중 하나만 저해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DWP213388은 BTK와 ITK 이중 표적을 저해할 수 있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이라는 설명이다.
◇전승호 대표 "R&D 성과 나오기 시작…오픈이노베이션 박차"
이번 기술이전 계약내용은 한두달 전 확정됐으나 정확한 체결일자를 잡는데 시일이 소요됐다. 대웅제약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일정에 뒤늦게 포함된 이유다. 전 대표는 "방미 리스트에는 미포함됐었지만 대웅제약 기술이전 딜이 이번 제약바이오 일정 중 하이라이트였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 체결식이 진행된 '한·미 디지털·바이오헬스 비즈니스 포럼'에는 방미 중이던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차순도 보건산업진흥원장이 참석했다.
전 대표는 "대웅제약이 지난 4~5년간 이끌어온 연구개발 성과가 지금부터 하나둘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빠른 상업화를 위해 적절한 파트너를 찾는 BD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작년 TIPS 운용사에 채택되었고 올해는 CVC인 대웅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엑셀러레이팅에 본격 나선다"고 "한국 뿐 아니라 해외 학계, 산단, 바이오벤처들과 같이 기술을 공동개발하거나 공동연구하며 오픈이노베이션을 이끌어 가겠다"며 스타트업들과의 협동을 강조했다.
대웅인베스트먼트의 1차 펀드는 6월께 갖춰진다. 첫번째 펀드는 그룹 자금으로만 운영하고 향후 만드는 펀드부터 40%를 외부에서 유치할 계획이다. 아직 외부에서 투자심사역을 채용하지는 않았으나 앞으로 채용계획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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