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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이차전지 밸류체인 분석]미래 내다보는 밸류체인....폐전지 재활용 선순환 구축④실리콘 음극재·고체전해질 차기 먹거리 낙점

정명섭 기자공개 2023-05-11 08:45:25

[편집자주]

이차전지 업계 내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바로 후발주자인 포스코그룹이 수직 계열화 전략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이다. 불과 5년 전인 2018년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3600톤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10만5000톤, 2030년에는 61만톤까지 늘어난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지금부터다. 리튬 등 원자재부터 양음극재, 전구체에 이어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완성되면 포스코그룹은 앞으로 미래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새로 갖게 된다. 성장성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포스코그룹의 소재 밸류체인에는 어떠한 강점이 있는지 더벨이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9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밸류체인은 '미래'까지 뻗어있다. 원재료부터 소재까지 이차전지 셀 생산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포스코그룹은 폐전지 재활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이차전지 소재 업체 중 유일하게 이차전지 재활용 전·후처리 공정을 모두 확보해 재활용 부문에서도 독자적인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아울러 실리콘 음극재, 고체전해질 등 차세대 소재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해 별도 법인을 중심으로 제품 개발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재활용 시장' 성장 가능성 본 포스코

포스코그룹이 폐전지 재활용 시장에 진출하는 건 예견된 결과다. 철강사업이 모태인 포스코그룹은 이전부터 쇠 부스러기인 철스크랩을 철강 원료로 재활용해 왔던 터라 순환자원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철스크랩은 90% 이상이 철로 회수된다. 일례로, 철 1톤이 생산과 소비, 회수, 재사용 등을 거치면 누적으로 10톤의 철을 사용한 효과가 있다.


탈탄소·친환경 소재 기업을 표방하는 포스코 입장에서 재활용은 제조원가를 줄이면서도 환경 문제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수단이다. 포스코그룹의 이같은 관점은 이차전지 분야에도 자연스레 옮겨졌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향후 수명이 다한 이차전지가 쏟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초기 대비 용량이 70~80% 수준으로 떨어져 주행거리 감소, 충전속도 저하, 방전 등의 문제가 발생해 교체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2032년에 전기차 1100만대 분량의 이차전지(110GWh 규모)가 폐전지로 나올 전망이다. 폐전지 수는 매년 급증한다.

폐전지 재활용은 리튬과 니켈, 망간 등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핵심광물을 재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밸류체인이다. 이 광물들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 회수율을 높이는 것 자체가 이차전지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주요 이차전지 셀 제조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2020년 12월 폐전지 재활용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당시 포스코홀딩스는 90억원을 투자해 폴란드에 폐전지 재활용 자회사 PLSC를 설립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부터 이차전지 재활용 원료 사용이 의무화되는 점을 고려해 유럽 지역에 가장 먼저 법인을 설립했다.

PLSC는 이후 2021년 10월 이차전지 재활용 공장을 착공했고 작년 8월에 공장 가동 준비를 마쳤다. 이 공장은 폐전지와 스크랩 등을 수거하고 분쇄해 중간재인 블랙파우더를 생산하는 전처리 공정을 담당한다. 연 8000톤 규모의 블랙파우더를 생산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 이차전지 재활용 부문 밸류체인
눈에 띄는 점은 포스코그룹이 후처리 공정까지 갖춰 폐전지 재활용 시장에서도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포스코홀딩스가 2021년 11월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설립(포스코홀딩스 지분 65%)한 포스코HY클린메탈 법인이 그 예다.

이 법인은 PLSC로부터 받은 블랙파우더를 광양 율촌산업단지에서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을 추출한다. 이를 통해 생산 가능한 원재료는 탄산리튬 연 2500톤, 니켈 2500톤, 코발트 800톤이다. 리튬의 경우 전기차 한 대당 약 40kg이 필요하다. 리튬 2500톤이면 6만2500대 분량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추출된 원재료들은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소재로 사용된다. 폐전지를 재활용해 니켈, 리튬 등을 추출하고 이를 이차전지 양극재에 다시 활용하는 선순환 체계가 구축된 셈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0월 GS에너지와 폐전지 재활용을 위한 합작법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를 설립하기도 했다. 지분율은 포스코홀딩스가 51%, GS에너지가 49%다. 이 합작법인은 GS에너지가 폐전지 재활용 여부 등을 판단하면 포스코그룹이 배터리 소재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포스코홀딩스가 이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나, 연내 GS에너지가 지분 49%를 가져갈 예정이다. 이후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HY클린메탈 지분 65%도 넘겨받았다.

포스코홀딩스의 폐전지 재활용 계열사 3곳은 그룹의 이차전지 원료 조달의 한 축을 담당해 무주공산인 폐전지 재활용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차기 소재 포트폴리오로 실리콘 음극재·고체전해질 낙점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밸류체인 가장 끝단에는 차세대 소재 사업이 있다. 이차전지 산업은 필연적으로 성능이 개선된 제품 출시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매년 수명과 충전 속도, 용량 등이 개선된 제품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 중 이차전지의 충전 속도와 수명을 결정하는 음극재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룹이 차기 소재 포트폴리오로 낙점한 건 실리콘 음극재다. 이는 기존 음극재의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한 것이 특징으로, 에너지밀도가 약 4배 높아 주행거리를 높이면서도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원료인 메탈실리콘의 매장량이 흑연보다 풍부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포스코그룹 차세대 소재 부문 밸류체인

포스코홀딩스는 작년 7월 실리콘 음극재 개발사 테라테크노스 지분 100%를 인수했고, 2024년 상반기부터 실리콘 음극재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음극재의 경우 중국 기업이 전 세계 생산량의 84%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한데, 차세대 음극재 시장에선 중국 기업을 앞서 나가겠다는 게 포스코그룹의 복안이다.

포스코그룹 차기 소재 포트폴리오에서 또 다른 한 축을 담당할 부문은 고체전해질이다. 전해질은 이차전지에서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물질이다. 기존에는 액체 형태로 주로 활용됐으나, 이를 고체화할 경우 전도 성능이 향상되고 폭발 위험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분리막 같은 안전장치도 필요하지 않다는 이점이 있다. 이에 이차전지 업계는 고체전해질이 탑재된 이차전지를 '꿈의 배터리'라고 부른다.

포스코홀딩스는 작년 2월에 고체전해질 기술을 보유한 디스플레이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정관과 합작법인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설립해 작년 10월 생산공장을 설립했고, 작년 5월에 대만 전고체 이차전지 기술기업 프롤로지움에 지분 투자를 단행해 전고체 이차전지 공동 개발을 본격화했다.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의 생산공장은 연간 전기차 1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고체전해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국내 최대 규모다. 포스코그룹은 리튬이온전지로 불리는 '넥스트 이차전지'를 준비하는 데 있어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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