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파이낸셜 스토리]당근마켓-GS리테일 '전략투자 관계' 안갯속 향방④지분매입, 서비스제휴 계기 협력…GS리테일 신사업 전면점검, 재투자 희박
박동우 기자공개 2023-05-18 07:21:03
[편집자주]
'유니콘(unicorn)'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한다. 현재 국내에는 23곳의 유니콘 기업이 포진해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혁신적 사업 아이템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자금을 확보하고 비용을 제어하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분투도 유니콘 기업의 성공 신화를 뒷받침했다. THE CFO는 국내 유니콘 기업의 재무 구조와 CFO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15: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고품 거래 플랫폼 운영사 당근마켓이 그간 외부에서 확보한 자금의 원천을 살피면 대기업 'GS리테일'도 눈에 띈다. GS리테일은 2021년 펀드 출자자로 참여해 당근마켓에 간접 투자했다. 서비스 제휴도 모색하며 전략적 투자자(SI) 정체성을 확립했다.하지만 전략투자 관계의 향방이 안갯속에 빠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접어든 작년부터 추가 투자나 사업협력 논의가 사라졌다. 최근 GS리테일이 '신사업 전면 점검' 기조를 드러내면서 당근마켓에 재차 투자할 가능성은 당분간 기대키 어렵게 됐다.
◇2021년 '200억 펀드' 투자로 접점 형성
당근마켓은 자금을 조달하면서 벤처캐피탈의 조력만 받은 게 아니다. 대기업 역시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GS리테일이 대표적이다. 2021년 1789억원 규모의 시리즈D 라운드를 진행할 당시 펀드 출자자로 참여했다.
GS리테일은 레버런트파트너스, 신한캐피탈과 손잡고 '레버런트-신한 비스타 신기술투자조합'을 결성했다. 208억원의 약정총액을 갖춘 펀드에 GS리테일이 납입한 금액은 180억원이었다. 조합은 당근마켓이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사들였다. 당시 주당 가격은 32만5445원, 책정된 기업가치는 3조원이었다.
당근마켓은 중고 거래 플랫폼 본업을 넘어 다른 사업으로 확장을 노린 만큼 시장 개척 경험이 풍부한 대기업의 협력을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GS리테일 역시 지역 주민간 연결에 초점을 맞춘 당근마켓 사업을 접하며 유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21년에 GS리테일이 법인을 대상으로 신규 투자한 금액만 5110억원이었다. 모바일 플랫폼 기업 지분을 인수하는 데 적극 나섰다. 외식 배달 플랫폼 요기요(3077억원), 택시 예약 앱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650억원), 간편식 온라인 판매에 특화된 스타트업 쿠캣(550억원) 등에 자금을 투입한 대목이 방증한다.
자금 유치와 맞물려 당근마켓과 GS리테일은 사업 제휴를 모색했다. '마감 할인 판매' 서비스로 맞손을 잡았다. 편의점 GS25, 슈퍼마켓 GS더프레시 등 매장 1만6000여곳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품을 당근마켓 플랫폼으로 파는 데 방점을 찍었다. 기존 가격 대비 최대 60% 할인율을 책정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다.
◇단발성 협력으로 그치나
당근마켓과 GS리테일의 협력 양상은 2022년 이후 주춤해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2021년 펀드 출자 방식으로 당근마켓에 투자한 이후 추가적인 자금 집행 협의나 사업 제휴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GS리테일의 법인 투자 빈도가 줄어든 대목과 맞물려 있다. 연간 신규 출자액의 급감이 방증한다. 2021년 5000억원 넘게 집행했지만 2022년에는 394억원으로 전년대비 92.3% 감소했다.
설상가상으로 GS리테일은 '신사업 실적 부진'이라는 악재를 겪었다. 쿠캣, 어바웃펫 등 자회사로 편입된 스타트업 경영 성과를 반영한 공통 및 기타 영역이 영업손실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2022년 3분기 -536억원 △2022년 4분기 -535억원 △2023년 1분기 -208억원 등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위기를 인식한 경영진은 올해 신사업 축소와 자회사 경영 효율화 조치로 돌파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과거 스타트업 투자 내역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한 만큼 GS리테일이 당근마켓에 한 차례 더 투자할 전망은 불확실하다. 당근마켓이 과거 밸류에이션 3조원보다 기업가치를 낮추더라도 GS리테일의 관심을 얻기에는 쉽지 않다. 당근마켓이 줄곧 영업 적자를 겪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GS리테일이 출자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는 단순한 투자 목적을 갖고 자사에 자금을 집행했다"며 "펀드 또는 GS리테일에서 자사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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