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출신 프롭테크 포커스]"상업용 부동산, 합리적 가치 평가 시스템 정착 필요"②문욱 오아시스비즈니스 대표
신민규 기자공개 2023-05-16 07:54:30
[편집자주]
시공능력평가 최상위 시공사 출신 인력이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프롭테크로 이동한 사례는 국내에서 극히 드물다. 오아시스비즈니스, 산군, 랜드업의 수장들이 이처럼 드문 사례의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다년간의 건설 경험을 발판으로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에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보수적인 개발관행을 깨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시장이 합리적으로 재편되는데 의미있는 작업을 맡았다. 시공사 출신이 이끄는 프롭테크 3사가 업계에서 과연 어떤 활약을 하고 있는지를 조명하고 이들의 성장기를 창업자들에게 직접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아시스비즈니스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파격적인 존재다. 깜깜이식으로 이뤄졌던 가치평가 방식에 AI 알고리즘 접근법을 제시해 관행을 깼다. 부동산 업황이 침체기에 들어서면서 개발업계에선 오아시스비즈니스가 제시한 현실적인 분양가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문욱 오아시스비즈니스 대표(사진)는 지난 10일 더벨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사업수지 분석표는 (디벨로퍼가) 받고 싶은 금액을 정한 후 이것에 보고서를 맞추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호황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현대건설 건축사업본부에서 8년, 네이버에서 8년 프로젝트 매니지먼트(PM) 경험을 뒤로 하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 전환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형 시공사 출신 인력이 프롭테크로 나선 케이스는 문 대표가 손꼽힐 정도다.
오아시스비즈니스를 설립한 건 2019년이다. 이후 3년간 매출추정이 가능한 AI 알고리즘 개발에 천착했다. 지난해 8월부터 유료화 전환을 시작했다.
창업 출발점은 기형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 개발방식에서 시작했다. 부동산 개발은 부지를 확보하면 사업타당성 분석 보고서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여기서 산출된 분양가에 맞춰 사업수지 분석에 들어가고 시공사를 구해 자금조달에 나서야 한다. 국내 부동산 개발은 반대로 이뤄진다. 공급자인 디벨로퍼가 우선적으로 가치 책정을 하고 보고서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문 대표는 "인근에서 1층 상가 분양가가 평당 3000만원이었다면 디벨로퍼는 물가도 올랐으니 3500만원으로 해서 마진을 남기는 방식으로 접근한다"며 "머릿속에 이미 분양가를 정해놓고 3500만원보다 높았던 거래사례를 찾아서 자기 사업은 타당하다는 보고서를 만드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이 방식이 잘 먹혔다. 예를 들어, 성수동 지식산업센터만 해도 평당 900만원으로 시작했던 분양가가 1600만원, 1700만원까지 올랐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내 한계상태에 달했고 공실이 넘치기 시작했다. 문 대표는 "송파 헬리오시티 가보면 분양은 됐지만 임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분양가가 높아서 임차료를 올려야 하는데 장사가 안되니 여기에 맞는 사업자가 구해지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아시스비즈니스는 이같은 비정상적인 가격 구조를 깨기 위해 등장했다. 개발사업자의 감과 경험만 믿고 시작한 사업장이 악순환을 겪은 탓에 다른 접근법이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기에 접어들수록 상업시설의 적절한 가치를 제대로 판단해줄 수 있는 솔루션이 필요해진 것이다.
AI 알고리즘을 통한 밸류에이션 방식은 필지만 입력하면 10초내에 적정 분양가를 알려줄 정도로 진화했다. 전국 4700만 필지가 검색가능해지면서 1300개사가 고객사로 가입돼 있다. 2022년 8월부터 유료화를 진행하면서 사업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돼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팁스에 선정되면 연구개발 자금을 비롯해 해외 마케팅 등의 추가자금도 지원받을 수 있다.
문 대표는 "개발업계 뿐만 아니라 은행의 소상공인 소득 추정 대안신용평가, 편의점 업체의 신규점포개발시스템, 가게의 권리금 조회 등 다양한 용도로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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