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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투자형 중간지주사 만든 최적의 자산분할[SK스퀘어]①차입금 미승계 부채 최소화…현금성자산 승계 투자여력 확보

이민호 기자공개 2023-05-22 07:15:09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7일 17:4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중간지주사 SK스퀘어를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로 출범시킬 때 중점에 뒀던 것이 자산분할이다. SK스퀘어가 반도체와 ICT 전문 투자형 중간지주사를 표방했던 만큼 향후 그룹 지주사 SK㈜의 자금지원 없이도 투자가 가능하도록 자체여력을 갖춰놔야 했기 때문이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의 차입금을 승계하지 않는 방법으로 부채 부담을 최소화했다. 반면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대거 확보하면서 투자여력을 확보했다.

◇SK텔레콤 보유 차입금 미승계…부채비율 '1%' 재무건전성 확보

SK스퀘어가 출범한 것은 2021년 11월이다. 인적분할로 존속하는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AI, 구독형마케팅, 데이터센터로 확장하고 신설되는 SK스퀘어는 반도체와 ICT 전문 투자형 중간지주사로 탈바꿈시키려는 계획이었다.

SK스퀘어 설립의 방점은 투자형 중간지주사에 찍혔다. SK스퀘어가 향후 반도체와 ICT 회사에 대한 투자여력을 갖추려면 부채 부담을 줄이면서 충분한 자본을 확보해야 했다. 이 때문에 분할전 SK텔레콤의 자산을 SK텔레콤과 SK스퀘어가 어떻게 분할하는지가 중요했다. 자산분할은 2021년 3월말 별도 기준 재무기준을 따랐다.


결과적으로 SK스퀘어가 승계한 부채총계는 971억원에 그쳤다. 반면 자본총계는 6조8299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4%에 불과한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갖췄다. 이 때문에 SK㈜가 SK스퀘어에 출범 이후 현재까지 확충해준 자본은 없다.

승계받은 부채의 세부항목을 보면 파생금융부채가 886억원으로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분할전 SK텔레콤은 100% 자회사였던 티맵모빌리티의 불균등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신주 인수인과 주주간약정을 체결했다. 파생금융부채 전액은 신주 인수인이 보유한 동반매각청구권과 SK텔레콤이 보유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인식한 것이다.

SK스퀘어가 중간지주사를 표방한 만큼 당시 반도체(High Tech) 분야의 SK하이닉스, 라이프플랫폼(Big Tech) 분야의 원스토어,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글로벌 ICT(Deep Tech) 분야의 IDQ(id Quantique) 등 계열사가 SK스퀘어 산하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티맵모빌리티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주체가 SK스퀘어로 변경되면서 관련 파생금융부채도 승계되는 것은 불가피한 절차였다.

분할전 SK텔레콤의 부채총계가 14조5962억원이었던 만큼 파생금융부채를 제외하면 SK스퀘어가 승계한 부채는 크게 적다. 분할후 SK텔레콤으로 승계된 부채총계는 분할전 부채총계의 대부분인 14조4991억원이었다.

분할전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유동성 사채와 장기차입금(7825억원), 비유동성 사채(6조2601억원), 비유동성 장기차입금(64억원) 등 차입금 유형의 부채가 SK스퀘어 승계대상에 전액 제외됐다.

이외에는 리스차량 관련 소액 리스부채(유동성·비유동성 포함 4억원)와 이관인원 관련 미지급비용(유동성·비유동성 포함 58억원)과 확정급여부채(11억원) 등 법인 신설을 위해 당연히 승계해야 할 부채만 승계대상에 포함됐다.

◇기타불입자본 승계 재무건전성 확보…현금성자산 승계 투자여력 증대


반면 자본을 보면 분할전 SK텔레콤 자본총계 17조1913억원 중 6조8299억원이 SK스퀘어로 승계됐다. 승계된 부채규모를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의 자본을 안겨준 것이다. 분할비율에 따른 자본금(141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6조8157억원 전액이 기타불입자본에서 승계됐다.

주목할 것은 분할전 SK텔레콤이 보유한 기타불입자본이 2조2119억원이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SK스퀘어가 6조8157억원을 승계하면서 분할후 SK텔레콤 기타불입자본은 마이너스(-) 4조5239억원으로 기록됐다. SK텔레콤은 SK스퀘어로 승계한 기타불입자본의 대부분을 기타불입자본 내 기타 항목으로 차감한 반면 SK스퀘어는 승계한 기타불입자본의 대부분을 기타불입자본 내 주식발행초과금 항목으로 계상했다.

분할후 SK텔레콤 기타불입자본이 마이너스임에도 재무건전성 악화를 방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익잉여금을 SK텔레콤에 모두 남겼기 때문이다. 이익잉여금은 14조4336억원에 이르렀다. 여기에 기타자본구성요소 5011억원도 SK스퀘어가 승계하지 않았다.

다만 SK텔레콤은 부채보다 자본이 더 감소하면서 분할후 부채비율 상승이 불가피했다. 분할 직전인 2020년말 84.4%였던 부채비율은 분할 직후인 2021년말 142.9%로 상승했다. 지난해말은 154.6%다.


자산으로 보면 분할전 SK텔레콤 자산총계 31조7875억원 중 SK스퀘어 분할분은 6조9269억원이었다. 자산유형별로는 유동자산 5조172억원 중 SK스퀘어가 가져간 것은 3880억원에 불과했는데 이중 대부분이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이라는 것을 주목할 만하다.

현금성자산의 경우 분할후 SK텔레콤이 662억원을 가져갔는데 SK스퀘어는 이보다 많은 645억원을 가져갔다. 단기금융상품도 SK스퀘어가 가져간 3234억원이 SK텔레콤 1356억원보다 많았다. 이는 SK스퀘어에 향후 투자여력을 키워주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비유동자산 26조7702억원 중에서는 SK스퀘어가 6조5390억원만 가져갔다. 이중 대부분인 6조5185억원이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이었다. SK스퀘어가 중간지주사로서 다수 계열사 지분을 가져갔으므로 당연한 결과다. 나머지 비유동자산 205억원은 유형자산이었다. SK스퀘어는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빌딩(을지로2가 11) 대지와 토지 지분 6.75%를 승계했다.

지난해말 SK스퀘어 주요 재무지표는 분할 직후와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다. 자본총계 7조3550억원과 부채총계 1391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9%에 불과하다. 여전히 차입금이 전무하며 현금성자산은 배당수익 수취 등으로 1880억원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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