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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야놀자 재무라인' [thebell note]

박동우 기자공개 2023-05-19 09:30:44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8일 07:4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머릿속에 그려놓은 상상이 현실로 다가오려면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 한다. 상상과 현실 틈새를 메우는 건 변화의 몸부림이다. 그간 취재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 가운데 단연 인상적인 회사는 '야놀자'였다.

숙박업소 예약을 도와주던 플랫폼 기업이 '조' 단위 밸류에이션을 평가받는 회사로 성장하는 과정은 극적이다. 나아가 미국 상장을 바라보는 미래 구상은 담대하게 느껴졌다.

물밑에서 임직원들의 분투가 치열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기업의 덩치를 불리는데 재무라인 3인방의 헌신도 돋보였다. 배보찬 야놀자 플랫폼부문 대표, 김종윤 야놀자클라우드 대표, 최찬석 야놀자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각자 위치에서 소임을 다한 덕분에 지금의 사업 기반을 일궈놓을 수 있었다.

야놀자가 사세를 빠르게 넓힐 기회를 잡은 시기는 2021년이었다. 당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서 2조원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때 김종윤 대표는 경영 전략 수립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국내 최대 여행·여가 빅데이터를 토대로 기술 연구에 특화된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테크 올인(Tech All-in)' 비전을 적극 어필했다. 덕분에 앞으로 성장 방향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의문이 해소됐다.

첨단기술 R&D의 산실로 내세운 건 자회사 야놀자클라우드였다. 호텔 객실 관리를 자동화하는 시스템(PMS)을 개발해 보급하는 회사로 야놀자 연결실적의 20%를 책임졌다. 2014년부터 야놀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배보찬 대표는 야놀자클라우드 사업에 기여할 방안을 찾느라 부심했다. 씨티은행과 협약을 맺고 해외 네트워크를 발판삼아 PMS 라이선스 계약 체결 건수를 늘릴 길을 터주기도 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투자를 계기로 1조원 넘게 쌓인 현금성자산은 '기업 인수' 청사진을 이행하는 촉매로 작용했다. 로드맵의 줄기를 잡은 인물이 최찬석 CIO였다. 최 CIO는 과거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넷마블 투자전략실장을 지낸 덕분에 기업을 가려내는 선구안이 남달랐다.

최 CIO의 주도 아래 2년 동안 4000억원 넘는 실탄을 썼다. 항공권 예약 플랫폼 운영사 인터파크,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콘텐츠 표시 알고리즘 개발 업체 데이블을 속속 품에 안았다. 인수 후에는 주력 사업과 손발이 맞지 않는 음반 유통이나 전자상거래 부문을 정리하는 등 사후 관리까지 알뜰살뜰 챙겼다.

야놀자는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부상해 미국 나스닥에 입성하는 미래를 안고 나아간다. 지금까지 재무라인을 위시한 임직원들이 보여준 족적을 감안하면 결코 허황된 꿈은 아닌 듯하다. 꿈을 실제로 바꾸려고 최선을 다하는 만큼 야놀자의 앞날이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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