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코인투자 논란]'공짜돈 논란' 에어드랍…부당수익은 지나친 확대해석③가상자산 시장에 흔한 마케팅 수단, 자동적립 보너스와 같아
노윤주 기자공개 2023-05-23 10:57:55
[편집자주]
최근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투자가 논란이 되고 있다. 투자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가상자산 입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이해상충 이슈가 불거졌다. 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현황 공개와 미공개정보 활용 여부도 쟁점이다. 결국은 규제 공백으로 인한 문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가상자산 시장을 둘러싼 불공정거래 쟁점과 대책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한 정치인의 코인투자 논란이 불거지면서 덩달아 '에어드랍'도 화두로 떠올랐다. 에어드랍은 코인 발행사가 투자자에게 공짜로 가상자산을 나눠주는 행위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프로젝트 초기 홍보단계의 필수 수단 중 하나로 여겨진다.가상자산 시장의 탄생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다 보니 정치권 등에서는 "공짜돈은 있을 수 없다"며 에어드랍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발행사로부터 일종의 로비를 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정작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에어드랍은 흔히 있는 일로 그 자체는 문제 소지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나도 모르게 쌓이는 코인'…에어드랍은 무엇인가
가상자산 업계에서 에어드랍은 매우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다. 코인 발행사가 이름을 알리기 위해 이벤트성으로 투자자에게 소정의 가상자산을 무료 지급한다. 거래소 신규 상장 시 거래소와 사전 협의를 통해 거래량에 따라 코인을 차등 지급하는 게 대표적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 에어드랍을 받는 경우도 있다. 특정 메인넷 코인을 보유 중일 때 해당 메인넷 하위에서 출범한 신생 프로젝트의 토큰을 분배 받기도 한다. 일례로 트론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지갑에는 정해진 날짜에 자동으로 에이피이앤에프티(APENFT) 토큰이 입금된다.
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지갑 주소와 해당 지갑에 들어 있는 코인 개수는 블록체인을 통해 모두 공개돼 있다. 지갑 주인의 신원은 나와 있지 않지만 주소와 수량만 알고 있다면 누구든 보유량에 비례해 토큰을 에어드랍 할 수 있다. 이에 투자자의 수령 동의 절차 없이 에어드랍이 이뤄진다.
은행 계좌번호를 알고 있으면 상대 동의 없이 돈을 이체할 수 있는 것과 똑같다. 상대가 계좌를 알려주지 않더라도 온라인에서 누구나 주소와 잔액을 수집할 수 있다는 게 가상자산과 은행송금의 차이다.
◇어디서 어떻게 에어드랍을 받았나…'유동성 공급' 배당 오해도 발생
이번에 논란이 된 정치인 에어드랍은 탈중앙금융(디파이) 서비스인 '클레이스왑'을 통해 이뤄졌다. 클레이스왑은 카카오가 개발한 블록체인 메인넷 '클레이튼'을 사용하는 디파이 플랫폼이다. 클레이튼 메인넷 아래서 발행된 토큰을 상호 교환하고 예치하는 과정에서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클레이스왑에도 '드롭스'라 불리는 에어드랍 기능이 있다. 클레이스왑에서 기축통화 격으로 사용되는 동명의 가상자산 '클레이스왑(KSP)'을 예치해 두면 플랫폼에서 새롭게 소개하는 가상자산을 에어드랍 받을 수 있다. KSP 투자자에게 혜택을 주고 플랫폼을 지속 이용하도록 고안한 기능이다.
디파이 투자의 한 종류인 '유동성공급(LP)'에 대한 오해도 쌓였다. 디파이에서의 LP 개념은 전통 자본시장과 다르다. 탈중앙화된 디파이 플랫폼에서는 일반 코인거래소처럼 중간에서 거래체결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공급자가 없다. 이에 별도의 LP가 필요하다.
LP는 거래가 즉시 체결될 수 있도록 '예비용 코인'을 예치해주는 사람이다. 거래주문 생성 시 상대방이 없더라도 이 예비용 코인에서 거래 물량을 충당할 수 있다. LP는 원활한 거래를 도운 대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상으로 지급되는 가상자산을 플랫폼마다 다르며 해당 플랫폼의 기축통화인 게 보편적이다.
논란이 된 정치인도 다수 디파이 플랫폼에서 LP 활동을 하고 보상을 얻었다. 일각서는 이 보상을 두고 '배당'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기업의 실적 성과에 따라 금전적 수익을 얻는 배당과 디파이 LP 보상은 개념부터가 다르다.
가상자산 업계서는 에어드랍, LP보상 등에 대한 세간의 오해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정한 방식으로 투자를 했다면 지적하고 밝혀내는 게 맞지만 에어드랍 등 일각에서 제기하는 논란은 시장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인 시장에서 일상처럼 이뤄지는 투자 방법들이 자칫 사기성 짙은 행위로 보여질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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