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글 공시·평가 중단 파장]웹3 솔루션 기업 전환…온체인 데이터 가공이 핵심②지난해 부터 넓혀온 사업 영역…블록체인 BI 솔루션 기업 지향
노윤주 기자공개 2023-05-31 10:33:32
[편집자주]
가상자산 공시플랫폼 '쟁글' 운영사인 크로스앵글이 회사의 핵심인 공시와 가상자산 프로젝트 신용도평가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거래소 상장 리베이트 논란의 중심에 선 영향으로 보인다. 쟁글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지만 파장은 이미 일파만파로 커졌다. 국내에서 유일했던 공시플랫폼의 중단으로 가상자산 산업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쟁글의 새로운 사업 방향과 이를 활용했던 거래소들의 전략 변화 등 업계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쟁글(크로스앵글)은 핵심 사업이던 공시와 신용평가 중단을 결정했다. 새로운 사업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신사업으로는 가상자산 실시간 유통량 모니터링 서비스 '라이브워치'와 리서치가 있다. 최근에는 웹2 기업들과의 접점을 늘리면서 이들의 웹3 진출 컨설팅도 돕고 있다.2019년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후 쟁글이 공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는 데는 만 4년의 시간이 걸렸다. 공시를 떼어내고 '웹3 트랜스포머'로 새롭게 브랜딩을 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쟁글 경영진은 신용평가를 통한 수익 비중이 크지 않았고 오랜 기간 서비스 다각화를 준비해 온 만큼 신사업을 안착시키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리서치 중심으로 데이터 가공 사업 진행
쟁글은 지난해 하반기 리서치·자문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쟁글의 공시와 신용평가 사업의 지속가능성 리스크가 떠올랐다. 이에 쟁글은 리스크 헤징을 위해 사업 영역을 넓히기로 결정했다.
공시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공시는 모든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신용평가의 경우 유료이지만 전통 자본시장에 비해 시장 규모가 현저히 적다. 쟁글이 아닌 정부부처 주도의 제3의 공시 플랫폼이 마련될 가능성도 대두됐었다. 쟁글은 이와 같은 리스크를 헤징하기 위해 B2B 영역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리서치 조직을 꾸리면서 애널리스트 등 관련 인력을 공격적으로 영입했다. 기관투자자를 위한 전문 리포트를 만드는 1팀, 일반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트렌드 리포트를 작성하는 2팀 등으로 조직도 세분화했다.
이현우 쟁글 공동대표는 "최근 논란이 공시와 신용평가를 중단하는 계기가 되긴 했지만 이 전부터 많은 고민을 해 왔다"며 "지난해부터 리서치 비중을 늘리고 온체인 데이터 지표를 만드는 등 여러 신사업을 추진했었다"고 말했다.
◇온체인데이터 가공한 신규 서비스 출시…"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것"
쟁글이 새롭게 추진하는 또 하나의 분야는 라이브워치다. 라이브워치는 가상자산 유통량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변화를 감지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위믹스 유통량 문제가 발생한 후 시장에 이런 기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출시했다.
블록체인은 누구나 거래 내역을 조회하고 추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블록체인 상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온체인 데이터'라고 칭한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가 다수의 거래 내역을 하나하나 역추적하고 분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쟁글은 이런 온체인 데이터를 보기 쉽게 가공해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라이브워치도 그 일환이다. 발행사가 공개한 백서, 유통량 계획 등과 실제 온체인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대조해 이상 거래가 있는지 탐지한다. 매출을 일으켜 줄 고객은 가상자산 발행사다. 쟁글은 데이터 관리를 맡으면서 발행사로부터 비용을 수취한다. 발행사는 제 3자에게 유통량 지표 추적을 맡기면서 투자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 현재 위믹스와 썸씽 두 개 코인의 발행사가 라이브워치 고객으로 합류했다.
온체인데이터 추적에 필요한 '블록 익스플로러'를 구축하는 등 기술 용역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각 블록체인 메인넷은 온체인 데이터를 추적하는 '익스플로러'를 두고 있다. 이더리움의 이더스캔, 클레이튼의 클레이튼 스코프 등이 대표적이다. 쟁글은 현재 한 게임사와 협업해 익스플로러 개발을 수주했다.
인프라 구축은 향후 쟁글이 나아갈 큰 방향이기도 하다. 쟁글은 국내 웹2 대기업들이 웹3 산업에 진출할 때 블록체인 노하우를 전수하고 사업 방향을 컨설팅해 주는 일종의 '웹3 트렌스포머'를 지향할 계획이다.
이현우 공동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나 기업정보포털(EIP) 등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블록체인 계 웹3 솔루션 기업을 지향점으로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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