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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분 신사업 점검]'브레인' 김남경 부사장의 '기조실' 컨트롤타워 부상②그룹기획부문 아래 기획·전략 '외부수혈', B2C 도약 발판 조직 탑재

김선호 기자공개 2023-06-15 07:36:09

[편집자주]

'곰표' 밀가루로 알려진 대한제분의 오너 3세 이건영 회장이 신사업 추진을 통한 재도약 밑그림을 짜고 나섰다. B2B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B2C로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펫·카페에 이은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신규 사업에 승부를 띄웠다. 제2도약을 이끌고 있는 핵심 경영진 현황과 미래 사업전략을 살펴보고 유동성 현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제분의 기획조정실을 이끌고 있는 김남경 부사장이 임원 현황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시기는 2017년이다. 당시 그룹기획부문 아래 기획조정실이 신설됐고 이를 외부 출신 김 부사장에게 맡겨졌다. 이를 중심으로 브랜드 사업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제분의 연도별 조직도 추이를 살펴보면 2017년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이전까지는 부회장 산하에 전략기획실·경영지원실을 두고 나머지 본사·인천공장·종합연구소·부산공장은 전문경영인 대표가 이끄는 형태였다.

그러다 2017년 부회장 산하 조직이 그룹기획부문으로 통합 개편됐다. 대표 아래 조직으로 기획관리팀을 두고 부회장이 이끄는 그룹기획부문은 기획조정실을 신설하고 그 아래 전략기획·경영관리·재무기획·인사기획파트를 뒀다.


◇회장으로 올라선 창업주 3세 '외부 영입·조직개편'

이러한 변화는 창업주 3세인 이건영 회장이 2009년 대한제분 대표로 오른 후 8년 만에 일어났다. 앞서 2016년에는 1949년생인 송영석 전 사장이 퇴임하고 1958년생인 박현용 전 부사장이 대표에 올랐다. 2인 대표 체제가 유지됐지만 전문경영인이 변경된 셈이다.

이후 2020년 박 전 부사장도 물러나면서 1959년생인 송인석 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이 가운데 2018년에 창업주 3세인 이 회장이 드디어 회장 타이틀을 달았다. 이와 함께 2세인 이종각 전 회장의 직위가 명예회장으로 바뀌었다.

시기적으로 보면 이 회장은 현 직위를 얻기 바로 전인 2017년 신사업을 재편하기 위해 그룹기획부문 산하에 기획조정실을 신설하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외부 출신인 김 부사장을 영입해 기획조정실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당시 상무 직위로 영입된 김 부사장은 1976년생으로 가장 젊은 임원으로 꼽혔다. 그룹기획부문장은 이종민 부회장이 맡고 아래 신설된 조직인 기획조정실을 김 부사장이 이끄는 체제가 구축된 시기다.

다만 대한제분은 임원의 경력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고 있지 않다.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임원 현황에서도 이사회 임원 이외에는 주요 경력을 공란으로 남겨두고 있다. 때문에 김 부사장에 대한 사항을 공시된 내용으로 파악하기는 힘들다.

업계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서울대 소비자학과를 졸업한 후 국내 대기업을 거친 후 2000년 모건스탠리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오피스빌딩 투자 업무를 맡았는데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 주말마다 학원을 다니며 MBN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대한제분에 입사할 수 있었고 이 회장, 이 부회장과 함께 신사업 기획을 주도해나갔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21년 그의 직위가 부사장으로 변경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4년 만에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고속승진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케팅의 탄생, 김익규 상무가 이끄는 '브랜드'

기획조정실은 신설된 이후 바로 다음해인 2018년에 개편되는 과정을 거쳤다. 주목할 점은 이때 마케팅·사업개발팀이 구성됐다는 부분이다. 사실상 B2B 사업구조에 집중됐던 대한제분에 마케팅은 그동안 필요가 없었던 역량이었다.

이는 ‘곰표’ 브랜드를 활용한 라이선스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해된다. 2018년 빅사이즈 전문 패션브랜드 4XR과 협업해 티셔츠·패딩 제품을 출시한 이후 2020년 편의점에서 흥행을 거둔 ‘곰표 밀맥주’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곰표 밀맥주로 라이선스 사업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대한제분은 곰표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을 다각화해나갔다. 화장품, 치약, 맥주, 팝콘, 에코백, 주방세제 등에 곰표 디자인이 활용됐고 이로써 대한제분은 B2C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로써 그룹기획부문도 2020년 확대 개편되는 결과가 도출됐다. 당시 그룹기획부문 산하에 기획조정실에 이어 경영지원실이 구성됐다. 특히 기획조정실은 경영기획, 재무기획, 마케팅·사업개발팀에 이어 해외사업팀까지 신설됐다. 지난해에는 전략과 기획을 나눠 5개팀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기획조정실을 이끄는 김 부사장에게 힘을 실었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2020년에는 대표 직속 부서로 마케팅본부를 신설했다. 이어 2021년에 곰표 브랜드 사업을 추진하는 실무를 맡는 김익규 상무가 대한제분 임원 현황에 이름을 올렸다.

곰표 브랜드의 디자인 변화 추이(사진제공: 곰표하우스 홈페이지)

김 상무는 곰표 사용권을 패션·유통기업에 주고 이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협업 마케팅을 주로 삼았다면 앞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통해 직접 기획·제조하는 비중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소비재 유통사업으로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기획조정실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와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며 "곰표 브랜드 사업과 관련해 마케팅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 상무가 주도하고 있는 형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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