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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는 K-순환경제]율호, 유럽판 IRA 발맞춰 '블랙매스' 신사업 낙점①자회사 율호머트리얼즈 통해 국내 최대 규모 플랜트 준공, 연내 상업생산 돌입

서하나 기자공개 2023-06-15 13:27:54

[편집자주]

순환경제(Cirucular Economy) 시대가 오고 있다. 자원투입→생산→사용→폐기에서 종결되는 선형경제를 탈피하고, 영속가능한 경제 모델이 글로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 역시 'RE100(100% 전력대체)' 행렬에 동참하고, 코스닥·비상장사들은 폐자원으로 다양한 소재를 뽑아내는 등 K-순환경제가 태동하고 있다. 더벨은 K-순환경제의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0: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유럽판인 '핵심원자재법(CRMA)' 발표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스토리지 솔루션 구축 기업 율호는 자회사 설립을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연내 국내 최대 규모 공장을 본격 가동한단 포부다.

율호는 15일 자회사 율호머트리얼즈를 통해 경기도 화성에 국내 최대 규모인 플랜트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1기 생산플랜트는 하루 30톤(t), 연간 8000톤(t) 처리가 가능한 시설로 이는 국내 최대 생산 규모다.

율호머트리얼즈는 4분기 내 플랜트를 준공하고 연내 시운전과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장 수요에 따라 최대 연 2만4000톤(t)의 3기 플랜트까지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플랜트 제작은 이달 말 발주할 예정이다.

율호의 과감한 투자는 전 세계적인 폐배터리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이뤄졌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추출한 원자재가 일정 비율 이상 포함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CRMA 초안을 발표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업체는 2030년부터 코발트 12%, 납 85%, 리튬 4%, 니켈 4% 등 재활용 원재료를 써야 한다. 2035년부터는 코발트 20%, 납 85%, 리튬 10%, 니켈 12% 등 기준이 강화된다.

앞서 미국 정부는 전기차 폐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약 2451억원(1억9200만달러)의 자금 지원책을 내놓았다. 이 지원책엔 배터리 수집, 재활용 및 재처리 지원을 위해 최대 약 765억원(6000만달러)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흐름은 국내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의 첫번째 단계인 리사이클링파크(전처리 공정) 기업들의 수혜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주요 전처리 공정 업체는 성일하이텍, 아이에스동서 정도가 있다. 여기에 율호가 국내 최대 규모의 블랙매스 공급사로 출사표를 던지며 3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블랙매스(black mass·중간가공품)는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배터리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과 폐배터리를 수거해 분쇄한 가루다. 관건은 폐배터리를 물리적으로 안전하게 파쇄하고, 이 과정에서 니켈, 코발트, 리튬, 망간 등을 수거하는 작업이다.

폐배터리는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평가나 재활용 기준이 없어 후발주자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부의 규제나 새로운 기준에 친한경을 의무화하는 조건이 담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제 막 관련 시장의 제도와 정책적 지원책을 준비하는 단계다. 환경부는 전기차 폐배터리 생산한 업체가 수거해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EPR, 생산자책임재활용제)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정책 조건을 필수적으로 준수하기 위해선 블랙매스의 생산량 만큼이나 생산 방식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블랙매스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3~4년 뒤 시장에 전기차 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교체 주기는 5년 정도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전기차 확산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부터 연평균 33%씩 성장해 2040년 약 73조원(57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30년 411만대, 2040년에는 4227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 이대로면 15년간 10배 이상 많아지는 셈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성일하이텍 주가는 올 들어 39% 상승했다. 연초 2만5000원대였던 아이에스동서 주가는 최근 3만80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8월 상장한 새빗켐은 공모가 3만5000원에서 시작해 14일 종가 기준 9만6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율호 주가도 신사업 진출 발표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23일 126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찍었던 주가는 지난 5월 3일 3315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썼다. 최근에도 3000원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으나 연말에 조정을 받았다"며 "이번 EU의 CRMA 발표를 모멘텀으로 리사이클링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내년 이후 블랙매스 생산 업체들이 고속 성장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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